◑ 대나무 ( 5월 24일 오늘의 꽃 )
< 사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오늘의 꽃 >
학 명 / Phyllostachys spp. 영 명 / Bamboo
꽃 말 / 정절
◑ 사군자로 너무도 유명한 '대나무', 죽죽 뻗은 기상이 가히 선비의 곧은 성품을 대변할 만하다. 몇 해 전 어느 영화에서 대숲의 바람소리를 녹음하던 장면이 나왔는데 그 청량함에는 가히 견줄만한 것이 없다.
위로 곧게 뻗은 줄기도 좋지만 잎 모양이 좋아 시원한 느낌을 주어 관상용으로 애용되고 있다. 주로 노지에 심어 왔으나 몇 해 전부터는 분화용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대나무꽃은 대나무의 번식과는 무관한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개화병(開花病), 혹은 자연고(自然故)라고 한다.
개화 시기는 3년, 4년, 30년, 60년, 120년 등으로 다양하며, 꽃핀 대나무는 고사한다.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가 없다.
◑ 기르기
대나무는 심을 때 주변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서 심어야 한다. 뿌리가 사방으로 맹렬하게 번식하기 때문에 일대가 온통 대나무 밭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약 80여 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동부, 히말라야 등이 주요 원산지로 숲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한다. 우리 땅에 나는 것으로는 죽순대, 솜대, 왕대 등이 있다. 강릉 오죽헌에 있는 오죽(烏竹)은 수피가 검은 색인 것으로 유명하며 솜대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 벼과(―科 Poaceae) 대나무아과(―亞科 Bambusoideae)에 속하는 상록성 목본인 키 큰 풀의 총칭.
식물학 문헌에는 75속(屬)에 1,000여 종(種)이 넘게 기재되어 있지만, 같은 종에 여러 이름이 쓰인 경우가 많다.
아열대 및 열대에서 온대지방까지 널리 퍼져 있으며 특히 아시아 남동부, 인도양과 태평양 제도에 그 수와 종류가 가장 많다. 속이 빈 목본성의 탄소질 줄기는 두꺼운 뿌리줄기에서 가지가 무리지어 나와 자란 것이다. 줄기는 종종 빽빽하게 덤불을 이루기도 하며 다른 식물들이 침범하지 못하게 한다. 줄기는 길이가 보통 10~15㎝ 정도이나 큰 것은 40m가 넘는다. 무성한 잎은 납작하고 길쭉하며 가지에 달리지만, 어린 탄소질 줄기에 나는 잎은 줄기에서 바로 나온다. 대부분 몇 년 동안 영양생장을 한 다음 꽃을 피워 번식한다.
◑ 대나무는 건축재, 가정용품, 낚싯대, 식물 지지대 등으로 쓰이며, 관상용으로 심거나 땅을 굳히는 데도 이용된다. 몇몇 대나무의 어린 순은 채소로 요리하여 먹는다. 여러 종들 가운데 특히 덴드로칼라무스 스트릭투스와 밤부사 아룬디나케아의 섬유와 펄프는 종이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덴드로칼라무스 스트릭투스와 수대나무(male bamboo)로 알려진 비슷한 종류들의 단단한 줄기는 지팡이나 창 자루로 이용된다.
◑ 우리나라에는 왕대속, 조릿대속 및 해장죽속의 3속 15종의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특히 키가 10m 이상 자라는 왕대속 식물만을 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왕대속은 잎집이 일찍 떨어지며 마디에 눈이 2개씩 만들어지는 점이 다른 종류들과는 다른데,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5종은 모두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대(P. bambusoides)를 참대라고 하며 충청도 이남에서 심고 있다. 마디에는 2개의 고리가 있고 키 20m까지, 지름 5~10㎝까지 자란다. 잎은 5~8장씩 달리며 길이는 10~20㎝이고 잎과 줄기가 만나는 곳에는 털이 나 있다. 줄기로 여러 가지 가구나 공구를 만든다. 초여름에 올라오는 죽순을 캐서 삶아 먹으며, 줄기 내부에 있는 종이처럼 얇은 껍질을 죽여(竹茹)라고 하여 치열(齒熱)·토혈(吐血)에 쓰고 있다. 죽순대(P. pubescence)는 마디에 고리가 1개만 있는 것처럼 보이며, 잎과 줄기가 만나는 곳은 털이 떨어지고 거의 없다. 주로 남쪽 지방에서 심고 있다. 5월에 나오는 죽순을 먹기 때문에 '죽순대'라고 하는데, 눈이 쌓인 겨울에 죽순을 캐서 부모님께 효도한 맹종(孟宗)의 이름을 따서 '맹종죽'이라고도 부른다. 오죽(P. nigra)은 고리가 2개이며 줄기가 검은색을 띠는 종으로 강릉 오죽헌에 심어진 대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죽의 한 변종인 솜대(P. nigra var. hononis)도 널리 심고 있는데 처음에 흰가루가 줄기를 뒤덮고 있기 때문에 '분죽'이라고도 부른다. 솜대의 마디 사이를 끊어 불에 굽거나 더운 물에 담가서 스며 나오는 진을 죽력(竹瀝)이라고 하여 열병 치료에 쓴다.
◑ 조릿대속은 잎집이 떨어지지 않고 달라붙어 있으며, 마디에 눈이 1개씩 만들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키는 1~5m쯤 자라며, 6종의 조릿대속 식물 중 조릿대(S. borealis)가 가장 흔히 자라고 있다. 가을에 열매를 따서 녹말을 얻어 죽을 끓여 먹으며 어린 잎을 삶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릿대 잎을 따 그늘에 말린 것을 죽엽(竹葉)이라고 하는데 치열 이뇨제 청심제(淸心劑)로 쓴다. 제주도에는 제주조릿대(S. quelpaeriensis)가, 울릉도에는 섬조릿대(S. kurilensis)가 자라고 있다. 이대(S. japonica)는 조릿대속 식물과는 달리 수술 3개만을 지니고 있어 따로 이대속(Pseudosasa)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 해장죽속에 속하는 해장죽(A. simonii)은 키가 6~7m쯤 자라며 잎집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으며 가지가 마디에서 3개 이상 나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충청남도 이남에서 심고 있다.
◑ 대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으며 속이 비어 있으나 곧게 자라기 때문에 옛날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식물로 여겨왔다. '대쪽같다'라는 말은 부정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굳게 지킨다는 것을 뜻한다.
◑ 소나무와 함께 송죽(松竹)으로 부르는 대나무는 사군자와 십장생의 하나로서 귀하게 여겨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심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삼국사기〉에 신라 학자 최치원이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와 송죽을 심으며 책을 읽었다는 기록이 나오며, 고려시대에 쓰인 〈동국이상국집〉에 대나무에 대한 표현이 많이 나오고 있는 점으로 보아 신라시대 이전부터 집안의 뜰 등에 심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때 심었던 대나무가 어떤 종류인지는 확실하지 않은데, 일부 학자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자라던 대나무는 키가 작은 조릿대 종류뿐이었을 것이며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을 거쳐 들어온 것은 키가 큰 왕대속 식물들과 해장죽이라고 주장하나 조릿대 종들도 뜰 등에 심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