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덜 비싸게 살 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 내재된 장비병 덕분
카메라를
취미로 하던 중에 어떤 사람에게 들은 또는 어떤 글에서 본 것인데, 카메라를 그나마 덜 비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구매할 필요가 없는 카메라까지 여러 대 구입하는 장비병 환자 덕분이라고 하더군요. 오래
전 일이라 그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취미로 하는 일반인이라면 두세 대면 충분한 데도 그 이상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회상해 보면 저도 몇 년 동안 니콘 4대, 콘탁스 3대, 펜탁스 1대 해서 도합 8대나 구입했었네요. 렌즈까지 하면 구매 비용이 천만 원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장비병
환자는 상당할 것이고 그에 비례해서 카메라가 팔릴 것이니 카메라 회사는 카메라를 그나마 덜 비싸게 팔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장비병 환자들이 아니었다면 그만큼 적게 팔릴 것이니 적어도 시세보다 1.5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야 할 것입니다.
만년필의 세계에 입문해 보니 이 세계도 장비병 환자들이 만만찮네요. 저도 9개월만에 8자루나 구입 -세어 보니- 했지만 펜후드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저는 장비병 환자 축에도 끼지 못하겠더군요. 며칠 전에 읽은 글인데 어떤
이는 만년필에 입문한 지 한 달 만에 만년필 구입에 3백만 원을 썼다고 스스로 놀라워 하더군요 ^^ 이런 분들 덕분에 비싼 만년필을 그나마 덜 비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해야 할 일인지는 판단이 어렵네요.
--8자루 중에 비싼 편인 펠리칸 M600 두 자루와 M805 한 자루는 중고시장에서 구입했는데요. 전자 두 자루는 신품이고요, 후자는 한두 번 써본 것이라 신품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신품 또는 신품에 가까운 비싼 만년필을 그나마 덜 비싸게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사람들의 장비병 덕분이네요.
첫댓글 몇번 써보고는 중고로 내놓는게 다반사인것 같습니다.
저도 저가형 만년필들은 다양하게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쓰는건 한정되어 있더군요
써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만년필은 방출하는 습관이 그나마 출혈을 줄이는 방법인 듯합니다 ^^
만년필 뉴비로서는 참 좋은 소식이지만 여친마마님께 등짝맞지 않으려면 그 장비병이 옮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