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해양8회 동창모임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일반 게시판 스크랩 김문배소설(서라벌탄트라)-11.명랑, 선덕을 위한 태장계 만다라를 그리다
문배샘 추천 0 조회 22 15.12.04 02:1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명랑, 선덕을 위한 태장계 만다라를 그리다

 

 

<傳眞言院胎藏界曼茶羅-일본회화 교토 동사,9세기~10세기 헤이안시대>

 

신인사가 자리했던 현재 옥룡암 요사채에 머물렀다. 늦가을 밤의 요사채 방안으로 산의 냉기가 밀려들었다. 담요를 덮고 누웠다. 옛날 명랑법사가 주석했던 신인사 터에 숙박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야릇한 기분에 젖었다. 오늘밤 꿈속에서 명랑과 선덕여왕과 상봉을 기대하며 잠들었다. 현실일까 꿈일까, 비몽사몽(非夢似夢)으로 빠져 들었다.

늦가을 서늘한 서기(瑞氣)가  동 남산 배면을 따라 신인사 요사채의 작은 봉창으로 밀려들었다. 선덕여왕은 모든 신하를 물리치고 조카가 되는 진골출신 명랑과 함께하고 있었다.

“오늘 밤은 법사와 함께 알고 싶은 불교에 관한 강론을 듣고 싶구나.”

봉창 밖은 밝은 보름달빛에, 명랑법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곧장 세운 신인사 뜰을, 고요한 달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선덕여왕은 이미 나이가 쉰 넷이다. 당시 나이로는 이미 노인네 나이였다. 밀려오는 회한과 정사로 인한 피로와 나라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런 심정을 시로 읊었다.

 

三更風諭爽 (한밤 중 바람이 서늘함을 느끼게 하고)

近冬月更明 (겨울이 가까우니 달빛 한층 밝구나)

解脫還不禁 (마음의 짐을 잘 벗지 못하는 것은)

劫里?利情 (영겁 밖 도리천에 갈 감정이구나) 

 

<선덕여왕 드라마>

명랑법사는 선덕여왕의 숱한 번뇌의 파고를 알아 차렸다는 듯이 조용하게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마셨다. 이미 삼경이 훌쩍 지났지만 밝은 달빛 덕분에 뜰은 깨어 있었다.

 선덕여왕이 왕에 오르자, 주변 백제, 고구려, 말갈, 왜와 같은 나라들이 여성 왕이라는 신분 때문에 변방 침입을 자주하여 골머리를 썩였다.  진흥대제 부터 화랑의 풍류도에 미륵사상의 불교를 접목시켜 대제 자신이 불교전륜왕이 되어 신라의 영토 확장에 힘썼다. 비록 여성이지만 성골 혈통으로 조부 유지를 받들어 삼한통일을 이룩하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었다.

 안으로 국민들에게 긍휼미(矜恤米)를 나눠주고, 병장기 대신에 농기구를 만들어 농업 자립을 이룩하였다. 불심으로 신라인을 뭉치게 하고 국민에겐 선덕을 베풀었다. 그가 죽고 난 후 선덕여왕이란 시호를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 것이다.

“보리심(菩提心)이 무엇인고.”

선덕여왕은 물었다. 문풍지가 가끔 다르르하는 소리를 낸다. 방공기의 움직임을 느낀다. 명랑은 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여왕의 몸짓을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예, 진혜보살님(眞慧菩薩·선덕의 법명)"

“위로는 보리(智慧)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이라 합니다.”

“성불하여 도를 깨달은 마음을 말합니다.”

 

“법사, 범어(梵語· Sanskrit)와 신라어가 언어의 근친성(近親性)을 가졌다고 알고 있네,

'보리'는 산스크리트어는 무언가?'

 "예, 진혜보살님, 절을 도장(道場)이라 한자로 쓰고 '도량'이라고 읽고 있습니다."

원래 산스크리트어론 ‘보디만다(Bodhim??da)’ 이라 번역하면서 ‘보디(Bodhi)’는 보리(菩提)로 음사하고, 만다(m??da)는 도장(道場)으로 한 것이며, 이를 줄여 도량(道場)으로 말한 것입니다. 도장의 옛 발음은 '도당'이며, 목단(木丹)이 '모란'으로 변한 것처럼 말입니다. 신라어로는 '보디(寶地) 마당(場)' 이라고 생각됩니다. 저가 티베트에서 공부할 때 범어를 수월하게 배운 이유입니다. 우리 신라어와 거의 동일한 뜻의 말들이었습니다. 신라인들은 산스크리트어를 쉽게 배운다고 신기해합니다.

 

진혜보살 : 음 ~~듣고 보니 쉽게 이해가 가는구나. '보물의 땅마당'이란 뜻으로 '지혜를 캐는 곳'이라 ....

명랑법사: 석가모니 부처가 처음 보리수 아래서 성도(成道)한 자리, 즉 곧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아래를 '만다'라 말하는데, 뜻은 '굳세고 단단함'이라고 합니다. 

명랑법사: 보리도량의 범어 'Bodhi-m??da’ 한자음사하여 ‘보리만다('菩提滿茶)' 입니다. 불교신자인 수양제가 중국 전역의 절을 도를 닦는 곳이라는 의미로 도장(道場)으로 개칭하였답니다. 저가 당나라 유학승으로 간지 얼마 되지 않았던 632년 일이니까요. 도량의 뜻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화엄경>에서는 도량을 '깨끗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진혜보살: 법사의 말을 들으니 신라어가 박혁거세가 국가 경영을 위해 천부도량 자(金尺)를 지녔고, 원래 단군성조시절 부루단군께서도 지녔다는 금척과 세월을 같이 하였던 말일세. 단군이 만들었다는 '가림토' 문자처럼, 전통성 깊은 말인 것 같군.

 그 이유가 석가모니의 탄생지가 사카족(현재 티베트)도 색족(Scythi族)으로 신라인(흉노족)과 언어의 근친성이 높은 말입니다.

범어(梵語:Sanskrtam)와 한국어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점을, 분명 세월이 흐른 뒤 학자들은 말할 것입니다. 가림토 문자가 신라어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산스크리트어는 신라어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첫째 자음과 모음을 따로 더해서 한 소리를 만드는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한 점과 둘째 받침을 사용한 점이다.

선덕여왕은 불교 용어 개념에 대해서 마치 신라어로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 무지의 숱한 번뇌들이 한 번에 자취를 감추고 기쁨이 몰려왔다. 법사님, 오늘 밤은 법사로부터 보살계를 받아드려 불자가 된 것을 자랑스레 생각할 것이며. 진실한 지혜(보리심)를 베풀라는 '진혜(眞慧)'라는 법명을 잘 받잡겠습니다. 자비의 실천 행을 옮기겠다고 서원하였습니다. 사적으로 있을 때는 '진혜보살'이라고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진흥대왕과 황후도 승려가 됐지 않았습니까. 남은 삶 동안 불보살의 가피력에 의해 성불하고, 극락 간다는 구원의 대상이 아닌, 다른 사람을 구원하겠다는 주체로 살아가겠습니다. 즉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지.

진혜보살: 법사께서 날 위해 지어 준 법명의 속뜻은 '진정한 반야(般若)'를 가진 자로서, 여기서 '반야'는 통찰지(洞察智)를 가진 자라고 했지요. 통찰지를 가진 보살님이라...

명랑법사: 물론입니다. 보살님의 혜안은 탁월합니다. 영묘사에서 말한 여근곡 잠입 백제 군사를 예측한 일, 낭산 도리천에 묻어 달라는 예지는 혜(慧)입니다. 티베트에서 공부할 적에 <팔리어(pali語)경(經)>에서도 아주 많이 등장하는 단어 통찰지(Pa?n? · 般若, 慧 의 의미)로서 신라어 깊이 '판다'의 '파나'와 같은 통찰지를 말한 것입니다.

진혜보살: 법사가 말한 해탈에 들어가면 인간이 첫 번째로 들어갈 수 있는 하늘인 도리천은 어떻게 하면 들어 갈 수 있나요. 그 비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명랑법사: 괴로움을 끝내고 열반(不死)을 실현 하는 것을 남방불교에선 '아비담마'라 합니다. 중국에서는 수행법으로 선(禪)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법과 남방불교는 '위빠사나' 수행법이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팔성도 실천행이 있습니다.

명랑법사: 아비담마(Abhidhamma―pitaka), 당나라에선 논장(論藏)이란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점점 열기가 올랐다. 법사의 강론이 시작되었다.

 아비담마의 주제는 '내 안에서' 벌어지는 물(物). 마음(心) 의 현상입니다. 불교에서 강조해서 말하는 법(法)입니다. ‘팔리어’로는 담마(dhamma), 산스크리어로는 '다르마(dharma·法)이다. 눈, 코, 귀, 혀, 몸 의 다섯가지 알음알이(前五識)을 통해서 '내 안에 벌어지는 물(物),마음(心)의 현상입니다. 불교 해상왕국 ‘스리위자야’에 세워진 ‘보로부두루 불교사원’ 정상에 법신불(대일여래불) 72불(佛)을 세워 태장계 만다라, 즉 연화장세계를 열어 놓았습니다.

아비담마를 당나라에선 승법(勝法)이라고 표기합니다.  '아비-다르마'란 산스크리트어이며, 아비(abhi-뛰어나다.특별하다,-팔리어) 신라어로는 아비(父,아버지, 높은 곳,특별한 것), '다르마(닮다: 옮기다)에서 신라어와 근친성을 보입니다.

 오식(五識)을 통해서 내 안에 들어온 물. 마음의 현상이, 17번의 마음에 움직임으로 확정된 개념이 뇌로 각인(刻印) 된다는 것입니다. 인연의 법칙인 선인선(善因善), 악인악(惡因惡) 인과응보의 법칙으로 성립되어집니다. 아비담마를 통해서 해탈로 이어지면 불이문(不二門)인 도리천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진혜보살: 선덕(善德)과 선정(善政)을 베푸는 일은, 모든 중생들이 불법을 알아 좋은 업(業)을 짓고, 악업(惡業)으로 부터 해방되도록 불사(佛事) 많이 하도록 합시다. 진흥대제께서 567년 14년 동안 공사 끝에 황룡사를 지었고, 제 또한 법사의 삼촌 되신 자장율사가 권고해서, 황룡사 구층목탑과 분황사(634년), 영묘사(靈妙寺635년)를 짓고, 원효와 의상을 당나라로 갈 것을 권유하였고, 원측(圓測)도 나라에 가서 현장과 자은의 문하에서 수학하게 하였지요. 명랑법사와 자장율사를 신라로 급히 귀국시켰던 것도 접니다.

법사의 삼촌인 자장은 신라불교를 재정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난, 법사의 탄트라밀교 사상에 맘이 많이 갑니다. 호국불교로서 부처님의 가피력을 극대화 시키는 문두루(神印·mudra)법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법인 것을 긴요(緊要)하게 느껴요.  법사가 선덕(善德)을 지어 좋은 업(業:Karma)을 쌓아, 미혹(迷惑)과 같은 삼도(三道)에서 해탈하여, 도리천(不二門)에 들어가는 길을 인도해주어 감사하오.

“전하 너무 늦었습니다, 내일 밝은 낮에 강론을 계속하면 안 될까요”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아 보이십니다. 어떻게 할까요.”

“계속 설하지요”

“참, 업(業)이란 신라어론 무엇인고?” 여왕의 질문은 이어졌다.

 

<화창>

 깊은 밤, 요사채 봉창 밖, 사찰 뜰 가운데 석등(石燈)의 화사석(火舍石) 4개 화창(火窓) 불빛이 근처 풍륜지(風輪池) 수면 위에 누른 물 댕기를 풀었다. 법사는 얼마 남지 않은 전하와의 이승에서 시간들을, 예견이라도 하듯, 저승에 대한 얘기를 꺼내 들었다.

명랑법사:업(業:Karma)란 근원적인 행동을 말합니다. 즉 의도를 가진 행동이지요. 인과법칙에 의해서 착한 일은 그 결과를 낳습니다. 잉과응보의 법칙이지요. 당나라에선 갈마(?磨)라 음차(音借)하였지요. 신라어는 '갈마들다''갈마쥐다' 처럼 '갈마'는 '번갈아'란 뜻입니다. 선과 악을 번갈아 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당나라에선(禪) 수행법이 들어왔어요. 여기서 선(禪)이란 산스크리트어는 타요나(Dhayona) 로서 선정(禪定)의 반대되는 것을 다 ‘불 태워버린다’, 즉 '태우다'의 뜻입니다.

“신라어 '태우나' 이었군요.” 진혜보살이 말했다.

당나라에선 음차하여 덴나(禪那)로 표기하고 나중엔 줄어서 선(禪)이라 했습니다. 신라어는 정말 고대로 갈수록 오래된 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드는군요. 정말 깊은 역사성을 가진 언어라 생각됩니다.

 명랑법사는 티베트에서 돌아온 후, 신인사를 우지산(남산) 아래 세우고, 밀교의 우주관인 수미산을 만들었다. 수미산 우주관은 소승경전에 잘 기록되어 있다. 원반형의 풍륜(風輪), 그 위에 수륜(水輪), 그 위에 금륜(金輪)이란 띠 위에 대해(大海)를 형성하고, 대해 중심에 수미산이 우뚝 솟아있다.

바깥 뜰 앞 풍륜지(風輪池)란 연당(蓮塘)의 연꽃은 사라지고 없지만, 지난 7월 복 더위 속 화려한 연꽃은 꽃잎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연꽃을 활짝 피웠던 그 밝은 저녁을 잊을 수 없었다. 법사는 잠시 순간적으로 '아와로키테슈와라(11면 관세음보살)'의 자비의 손길을 보았다.

법사는 진혜보살 앞에서 혼자 독송(讀誦)을 한다.

  

"아와로키테슈와라는 달처럼 광명이라, 11면의 청량한 눈빛에 윤회의 불꽃은 사그라지고 그 서광에 팔엽연화(八葉蓮花) 활짝 꽃잎을 열었노라. 대 자비력으로 온 천지가 법계로다"

 

진혜보살: 법사의 독송이 나를 도리천 불이문(해탈문)로 인도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지구려. 꼭 해탈하기 전에 삼한통일을 이룩하여, 서쪽으론 당나라(中華)와 오월,탁라,응유,말갈,단국,여적,예맥,왜와 같은 나라부터 침략을 막아, 국력을 굳건하게 이루도록 법사께서 도와주시구려. 내 비록 해탈하여 도리천에 태어나, 인드라(제석천왕)군대를 이끌고 대일여래(大日如來)가 되어 다시 이 땅에 오리라. 석가모니부처도 도솔천에 보살로 계시다가 인간 세상에 환생하시여, 중생들을 구제하시고 열반하시어 무색계(無色界)로 오르셨지요.

 명랑법사:보살님의 통찰지로 이미 도솔천을 낭산 신유림(神遊林)의 정상(해발108미터)에 선택지를 정해 놓았습니다. 티베트에서 가져온 신들의 영역인 태장계만다라에 속하는 동북쪽 간(艮)지역, 낭산(狼山) 정상부입니다. 태장계 만다라(胎藏界曼茶羅) 세계를 상서로운 기운(瑞氣)의 낭산과 동남산 우지산(于知山)에 펼쳐서 제석천에서 머물다, 통일신라가 온 세상에서 으뜸이 될 기운이 비칠 때 왕생하시길 바랍니다. 

 진혜보살:내 살아생전 삼한통일과, 먼 훗날 신라가 세계 속에 으뜸이 될 때까지, 도리천에서 지켜보겠소. 명랑법사여, 내가 도리천에 신으로 태어나서 다시 환생하여온다는 건축물을 세우길 부탁이요. 호국의 신으로 꼭 오리라. 도리천의 하루가 인간세상의 100년이니, 14일 만에 환생하리라. 히브리 민족의 성자는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하여 천상에 계시다가, 인간세상으로 환생약조(還生約條)한다는 예언서를 서역 상으로부터 전해 들은바 있소이다.  난 꼭 도리천에서 14일 안에 다시 돌아오리라. 법사도 도솔천에 계시다가 나와 같은 시기에 신라로 오시길 바라오. 약조하세요. 법사.

진혜보살의 굳은 서원은 수미산을 넘고 있었다. 법사! 내 죽으면 도리천에 가는 지름길을 열어 주시고, 죽는 시간에 북쪽 태을성(太乙星)이 나타나는 쪽 아래에 묻어 주시길 바라오. 하늘로 통하는 길을 만들어 주시고, 또한 태을성이 나타날 때 장사 지내주세요. 그 이름은 첨성대(瞻星臺)라는 건축물을 지어, 탄트라불교(밀교)의 우주관을 그 안에 담아 주시구려. 모두 법사에게 위임하겠소.

명랑법사와 진혜보살은 밤을 새웠다. 별이 보이지 않기 시작 할 때부터, 해가 뜨기까지 시간인 신각(晨刻)이 다가오나 보다. 오전5시 경에 울리는 신인사 경내 종소리가 33번 울렸다. 도리천을 에워싸고 있는 하늘이, 33천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33차례 종을 침으로서, 33천(天)의 하늘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뜻이다.

진혜보살: 명랑법사 우리 헤어져도, 도리천에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고, 서라벌에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여, 태장만다라 세계를 열어, 중생들을 구제합시다.

명랑법사: 소승이 먼저 와서 진혜보살 환생을 온 백성에게 미리 전하겠습니다.

옥룡암 요사채에도 새벽 예불을 알리는 동종 소리가 33천세계를 깨우고 있었다. 정광은 밤새도록 명랑법사와 진혜보살의 만남을 보고 있었다. 결코 꿈이 아닌 것 같다. 생생하게 눈과 머릿속에 기억되었다. 방문을 열었다. 하얀 하늘에 진회색 구름이 덮여 있다. 오늘 겨울비가 내리려나. 아침 일찍 근처 감실부처 여래 좌상불을 친견하려 갈 것이다. 우비를 챙겼다.

 

 

<사진:동남산 감실 할매부처라 불리고 있는, 불곡여래좌상불 앞에서 만난 범어사 진예보살, 명랑법사는 낙서구궁도에 의한 곤괘(坤卦) 방향에 선덕여왕불을 안치하였다. 바로 위쪽에는 선대왕 부친 진평왕은 남산 신성(新城)을 쌓고, 진덕여왕시대에 명랑법사는 수미산 모양의 암괴 감실 속에 선덕여래불을 안치하였다. 맞은 편 낭산 중생사(구궁도의 건괘(乾卦)에도 동일한 마애불을 조성하였다>

 

 

동남산 감실 할매부처라 불리는 불곡 여래좌상불 앞에서 만난 부산 금정산 범어사 보살님, 그 이름을 듣고 놀랐다.

‘진예(眞睿)보살’

어젯밤 옥룡암 요사 채에서 밤새도록 들었던 법명 ‘진혜보살’과 착각할 뻔했다. 낯설지 않은 이름과 첫 인상이다. 흐릿한 하늘이 드디어 비를 뿌린다. 10여 년 전에 한 번 왔던 곳인데, 낯설다고 했다. 혼자서 잿빛 ‘고의’ ‘적삼’을 입고 있어 불심이 깊은 보살임을 한 눈에 알아봤다. 꿈속에 감실부처가 보여 급히 경주로 왔다고 했다. 범어사 원효암에 다니는 보살이라 누구보다 반가웠다. 옛날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당시의 도반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같이 동행하면서 신인사 마애조상군 커다란 바위 앞에 섰다. 마애 부처님들과 숱한 비천상이 날고 있는 하늘나라 앞에서, 뿌리는 빗줄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쳐다본다. 옥룡암 안양교(安養橋)아래로 빗물이 제법 흐른다. 안양교는 일반 사찰의 일주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건너면 그 땅이 불국토이다. 경주 불국사의 경우 자하문이 불이문이다. 도달하려면 백운교, 청운교 다리를 건너야한다. 청운교, 백운교가 일주문이다. 이 다리에 놓인 33계단을 거친다. 도리천의 33천을 상징적으로 조형한 경우이다.

첨성대를 보살님이 뜬금없이 묻는다. 첨성대 창에 대해서 말했다. 해탈의 문이라고, 인간이 해탈하며 첫 번째 들어가는 문이라고 그 곳을 통과하면 도솔천이 보이고, 도리천이 보이고, 완전히 오온이 소멸된 열반(해탈)인 ‘유여(有餘)열반'과 오염원이 완전히 소멸된 열반인 '무여(無餘)열반''에 든 수행자가 최고로 오를 수 있는 무색계 최고의 하늘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도 볼 수 있는 건축물을 설명하고 있었다. 인생 무상한 인간의 삶을 자리이타(自利利他) 실천행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첨성대가 비속에서도 세월을 버티고 서 있다.

아래 옥룡암자 대웅전에서는 주지스님의 염불소리와 목탁소리가 수미산을 울린다. 천둥 우렛소리가 큰 비를 내리게 한다.

남쪽 여래입상불 앞에 서서 예를 갖춘다. 빗줄기는 머리와 온 옷을 적신다. 하지만 도리천에서 환생한 선덕여래불이 환하게 미소를 짓고 서, 두려워 말라며 오른손을 펴서 땅으로 가리킨다. 저 지신(地神)에게 물어 보아라고 내가 누군지.....정광은 그가 누군지 도리천 시간으로 찰나에 알았다고 여래입상불에게 웃었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수 없이 떨어진다. 빗방울은 구름에서 왔다. 땅에 떨어져서 형체가 흩어져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다. 수증기로 사라질 수도 있다.

‘모든 생명체 속에 들어 있는 의식은 그것을 그들이 창조했다는 사실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창조한 그것에 의해서 분리되고 개체화 되어 있는 것임을 물방울을 통해 깨달았다. 그런고로 진리란 바로 나다. 우리가 진리를 창조해 낸다는 사실을 알았다.’

도리천을 내려오면서 인간 세상에서 환생불인 대일여래가 도래하여 또 다른 모습으로 내리들에 올 때 천지 광명이 밝아질 것을 느꼈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