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 남북 편찬위원회가 2월 19일과 20일 개성에서 가진 제13차 회의를 통해「겨레말큰사전」에 올라갈 외래어의 표기 방식을 합의했다. 남북은 지난해 말 3만개의 어휘를 이 사전에 올리기로 합의했으며, 이 가운데 외래어는 1천 500여 개를 차지한다. 이 중 남북 간 표기가 다른 700여 개의 어휘에 대해 일부는 남, 북 어느 한쪽 것으로 통일하고 나머지 일부는 남북 양측 표기를 병기키로 한 것이다. 700여 개의 외래어 중 남측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33%, 북측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12%, 양측 표기를 병기하는 것이 55%가량으로 절반 이상이 병기 대상이다. 남북 편찬위가 정한 원칙은 크게 ▲자음에서 가능한 한 된소리를 피하고(까→가, 카) ▲저모음은 가능하면 고모음으로 표기하며(아→어), ▲받침 파열음은 피하고(아우트→아웃) ▲'에이(A) 이중모음'은 살린다(에→에이)는 것 등 4가지다. 이 같은 원칙을 따르되 양측 사회에서 완전히 굳어져 버린 올림말은 대원칙에 어긋나더라도「겨레말큰사전」에 복수 표기하게 된다. 도저히 고칠 수 없어 사전에 병기하기로 한 대표적 외래어는 '마이너스'와 '미누스', '트랙터'와 '뜨락또르', '테이블'과 '테블' 등이 있다.
러시아식 발음에 따른 '미누스'는 북한의 소학교(초등학교)부터 컴퓨터 분야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이고 있고, '뜨락또르' 역시 농장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병기하기로 한 것이다. 또 받침 파열음 표기를 피한다는 원칙에 따라 북측의 '베이씨크'는 '베이직'이라는 남측 표기대로, 'A 이중모음'을 살린다는 원칙에 따라 북측의 '껨'과 '스케트', '페지' 등은 각각 '게임', '스케이트', '페이지'로 바뀌게 됐다. 'A 이중모음'을 살린다는 원칙에 따라 '테블'도 '테이블'로 고칠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이 "'테이블'이라고 하면 주민들이 도저히 알아듣지 못한다."며 거부해 'A 이중모음'의 경우도 일부 병기하기로 했다. 남측이 북측 용어를 받아들인 것으로는 '꽁트'나 '클라이막스'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콩트'와 '클라이맥스'가 남측 표준어이지만 실제론 북한식 표기에 가깝게 발음하기 때문에 북측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남측 표준어인 '피시', '서비스', '서브', ‘버스’ 등도 실제 발음은 북한식 대로 '피씨', '써비스', '써브', '뻐스'에 가깝지만, 이를 손댈 경우 남측의 외래어표기법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남측과 북측 표기를 병기하기로 했다. 한편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남측 편찬위원회는 2013년「겨레말큰사전」발간을 위해 3월부터 남북이 함께 집필을 시작해 2011년까지 기본적인 작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