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22AB415B236BDB17)
작년에 한옥마을 나교장 뜰에서 얻어 온 아입니다.
흔히 체리세이지라 불리는 '오텀세이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E87415B236BF61B)
고향이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라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152415B236BFE3D)
높이가 1m 내외로 사랑스러워
정원 맞춤형 꽃나무 같아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9EE415B236C0614)
낯선 한국의 뜰에서 겨울을 나고
물 잘 빠지고 누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면서도
진자리 마른 자리 가리지 않는,
여린 듯 강한, 부끄러운 듯 낯 두꺼운
어려도 따글따글한, 나무면서 풀꽃 같은,
작아도 눈에 잘 띄는 그런 꽃나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8E4E415B236C0B24)
흰색 보라색 붉은색 등 여러 가지 색으로 꽃을 피운다는데
이 친군 흰꽃과 붉은 꽃 그리고 두 색이 섞인 꽃을 한 나무에서 피웁니다.
화훼용으로 개량된 듯...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AE2415B236C1C04)
꽃잎이 뜨거운 입술을 닮았다고하여 일명
'핫립세이지'라고도 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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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는 우아한데 가까이서는 귀여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21C4B5B236C3A11)
보이신가요?
아래로 시든 꽃 , 그 위로 만발한 꽃,
그 위로는 아가 꽃이
한 줄기를 붙들고 모여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A414B5B236C4926)
엊그제 딸 사돈댁과 저녁을 먹는데
잠 든 손주를 안주 삼아 술이 한 잔 들어갔겠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5544B5B236C5D11)
그 사돈어른 왈
"우리가 인구 수는 맞촤놓고 가야지 않겠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8FF4B5B236C7205)
딸도 언능 하나 더 낳아 기르고 나서 일 나가고
그 '산모'라는 영어(囹圄)로부터도 좀 탈출하고 싶어
했던 터였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3624B5B236C8402)
조금은 말 수가 없는 사돈양반의 개그에
내가 그만 "꽈당" 뒤로 넘어가 버렸답니다.(실제로...^^!)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8C64B5B236C8D24)
쌍둥이처럼 나란히 포대기를 덮고 있는 저
아가꽃을 찍으면서 그만 배시시 웃고 말았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6C54B5B236C9E2E)
하래비의 상상력은 늘 손주에 꽂혀 있어서
그것에 팔려 시간 팔고, 그것에 취해 술 취하고, 그것 가리키는 데로 가고,
그것 하는 대로 따라하고, 그것 비슷하게 생긴 저 그림을 보고도 이리 반갑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909495B236CB128)
기온과 일교차, 일조량에 따라 꽃빛이 변한다는데
그래서 한 나무에서도 저리 다양한가?
어쨌든 꽤 예민한 스타일, 내 딸과 손주를 닮은 꽃!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451495B236CBA34)
연중 피고지기를 반복하는데
여름의 절정에서 많은 꽃을 피우나봐요.
항, 그래서 '가을세이지(Autumn sage)'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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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이용하여 관상, 조미, 향미, 포푸리, 아로마세라피로 이용하는데
잎과 꽃을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한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FC4495B236CD514)
손주 하날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아무리 손주자랑하여도
조금도 흠이 되지 않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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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있다며 파리채를 든 두 하래비가 일어나서
고놈 잡을 때까지 천정을 보았다 문짝을 흘겼다 바람벽을 꼬집어보는 것이니
캐캐묵은 싸구려 체통이며 예절 따위가 무의미해지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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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관계라는, 그 옛 습관과 선입견의 사슬을 끊는,
찰나에 피어나는,
오, 오텀세이지 싱싱한 한 송이!!
첫댓글 꽃이 피고 지는 차례를
물구나무 서서 바라보니 ㅋ
마치 쌤의 화목 다정한 가계도를 보는 것 같네요~^^
수정, 정라진시인... 오랫만이에요.^^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사시죠? 시간이 쏜 살 같아요. 음악회 이후 사년이 흘렀죠. 세상으로부터 해마다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는 것을 느껴요. 그러나 아직 몸을 돌리지는 않았으니 그리움도 바라보는 시선 쪽에 그대로 고정되어 있어요. 지금은 물구나무 선 라진씨가 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