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선물한 청정물고기, 산천어회
산천어회
겨울이면 워낙 추워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던 강원도 화천군. 겨울에도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축제를 궁리하던 끝에 묘안을 떠올렸다. 오히려 매서운 겨울 추위를 이용해 지역 축제를 여는 것은 어떨까? 결국 군에서는 화천의 하천이 ‘전국에서 얼음이 가장 두껍게 언다’는 사실에 주목, 얼음낚시축제를 구상했고, 차갑고 깨끗한 물에서 잘 자라는 산천어를 어종으로 정했다. 산천어는 원래 연어처럼 바다로 나갔다가 강을 거슬러 계곡으로 돌아오는 회유어종. 그런데 연어와 달리 태어난 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바다로 나가지 않는다. 먹이가 많지 않더라도 안전한 곳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산천어는 10~11월에 강이나 계곡물에 알을 낳아 천적들의 활동이 뜸한 차가운 겨울, 두껍게 얼음이 언 하천에서 어린 물고기들이 안전하게 자라나게 한다. 화천군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파로호, 화천천에 산천어 치어를 방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선보인 화천 산천어축제(매년 1월 중에 개최)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끌어, 어느덧 산천어는 화천을 대표하는 어종이 되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사는 산천어는 사람의 체온에도 화상을 입는다. 그래서 산천어를 잡아 올릴 때에는 나뭇잎 같은 것으로 감싸서 잡고, 회를 뜰 때에도 얼음물에 손을 담가 체온을 차갑게 해야 한다. 산천어회의 맛은 연어회와 비슷한데, 색은 연한 반면 육질은 더 쫄깃하다. 입에 넣는 순간 참깨처럼 고소한 향이 전해지고, 천천히 계속 씹으면 달콤한 맛이 퍼진다.
화천에는 산천어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여럿이지만, 그 중에도 산천어의 산란을 위한 인공 수초섬까지 조성 중인 파로호가 유명하다. 이름난 낚시터였던 이곳에는 각종 민물고기를 파는 횟집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표 메뉴도 산천어회가 되었다.
[특산물] 토마토
해발 400~600미터의 고랭지에서 재배한 화천의 대표농산물. 육질이 단단하며 당도가 높아 ‘찰토마토’라고 부른다. 매년 8월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가 진행되는 토마토 축제가 열린다.
[가볼만한 곳] 비목공원
순국한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헌시에 곡을 붙인 국민가곡 ‘비목’의 발상지가 바로 화천. 평화의 댐 근처,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일대를 비목공원으로 조성해 6.25전쟁의 아픔을 달래고 참전용사, 유가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있다.
- 위치: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