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통성 확보 노리는 듯…관변단체 중심 발탁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게 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대구경북(TK) '올드보이'의 귀환이 두드러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보수 정통성 확보를 위해 TK 올드보이를 중용하고 있다는 분석과 동시에 정권 교체의 주역인 TK를 핵심 권부가 아닌 관변단체장 중심으로 인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북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석호 전 의원(68)은 지난 23일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에 선임됐다.
앞서 지난 9월엔 3선 대구 달서구청장과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곽대훈 전 의원(68)이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에 선출됐고, 10월엔 3선 구미시장과 3선 경북도지사 출신의 김관용 전 지사(80)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됐다.
정치권에선 윤 정부 1년차 TK 올드보이의 잇따른 귀환을 두고 '정치 신인' 윤 대통령의 전략적 중용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보수 정통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TK 원로 정치인만큼 매력적인 카드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 신인 국회의원 후보는 그 지역구 원로를 가장 먼저 찾아가 인사한다.
정치적 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정치 신인인 윤 대통령도 TK 원로 정치인을 중용함으로써 보수의 적자로 인정받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정권 핵심보다 관변단체 중심으로 TK 올드보이를 발탁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TK가 정권 교체의 주역임에도 지역 핵심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 요직보다 정부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변단체 수장에 주로 TK 인사를 배치한다는 지적이다.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연내 통과가 무산된 건 거대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용산 대통령실에서 확실한 사인이 나오지 않은 탓도 크다"며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TK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줄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대통령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차관급) 6명과 기획관(차관보급) 2명 등 총 8명 가운데 TK 인사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 1명뿐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2년차 인사에선 정통성 확보를 마무리하고 실무 위주로 TK 인사를 발탁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한국자유총연맹과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와 더불어 3대 보수 관변단체로 불린다.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은 제5공화국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를 전신으로 하며 의장은 대통령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