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지의(牛鼎之意)
소에 꼴을 먹이고, 솥을 지고 다닌다는 뜻으로, 우선 남의 의견에 맞는 설을 펴고 나중에 이것을 바른길로 이끈다는 말이다.
牛 : 소 우(牛/0)
鼎 : 솥 정(鼎/0)
之 : 어조사 지(丿/3)
意 : 뜻 의(心/9)
출전 : 사기(史記) 卷074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
이 성어는 이윤(伊尹)이 솥을 지고 은(殷)나라 탕왕(湯王)을 따라다니며 격려한 끝에 그를 왕위에 오르게 하였고, 백리해(百里奚)는 소를 기르다가 진(秦)나라 목곤(穆公)에게 기용되어 그의 패업을 이루게 했다는 고사에서 연유한다.
다음은 사기(史記)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에 첨부 된 추연(騶衍)이라는 학자를 소개하는 글의 일부분이다.
추연은 제후들에게 유세하면서 많은 존경을 받았다.
其游諸侯見尊禮如此.
어찌 공자가 진(陳), 채(蔡) 땅에서 굶주려 얼굴빛이 창백해졌던 일이나, 맹자가 제나라 양나라에서 곤욕을 치른 것 같은 일이 있었겠는가?
豈與仲尼菜色陳蔡, 孟軻困於齊梁同乎哉.
그런 까닭에 주나라 무왕이 인의를 내세워 포악한 은나라 주왕을 치고 왕위에 올랐지만 백이와 숙제는 굶어 죽으면서도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았고,
故武王以仁義伐紂而王, 伯夷餓不食周粟.
위(衛)나라 영공(靈公)이 진을 치는 법을 물었을 때 공자가 대꾸하지 않았으며,
衛靈公問陳, 而孔子不答.
양나라 혜왕이 조나라를 칠 계획을 짤 때 맹자는 지난날 주나라 태왕이 만족의 침략을 받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빈(邠)을 버리고 떠난 일을 칭찬한 것이다.
梁惠王謀欲攻趙, 孟軻稱大王去邠.
이러한 일들이 어찌 사회 기풍에 영합하여 구차스럽게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려는 생각이 있어서였겠는가?
此豈有意阿世俗苟合而已哉.
네모난 각목은 둥근 구멍에 아무리 넣으려고 한들 들어갈 리가 있겠는가?
持方枘欲內圜鑿, 其能入乎.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이윤은 솥을 짊어지고 요리사가 되어 은나라 탕왕에게 다가가서 힘을 다해 제왕의 일을 이루게 하였고, 백리해도 수레 밑에서 소를 치다가 목공(繆公)에 등용되어 천하의 우두머리로 만들었다. 이 두 사람은 처음에는 상대방의 비위를 맞춘 뒤에 바른길로 가게 했다.
或曰: 伊尹負鼎而勉湯以王, 百里奚飯牛車下而繆公用霸, 作先合, 然後引之大道.
추연의 말은 일반적으로 법칙에 벗어나지만, 그도 소를 친 백리해나 솥을 짊어진 이윤과 같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騶衍其言雖不軌, 儻亦有牛鼎之意乎.
사기열전(史記列傳) 卷074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
본 편은 맹자(孟子)와 순경(荀卿)의 합전(合傳)이며 전국시대의 음양가, 도가, 법가, 명가, 묵가의 대표적인 인물 12명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사마천은 '맹자'를 읽고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로움에 따라서 행동하면 원망을 많이 받는다'고 기술하였다.
맹자열전(孟子列傳)
1. 맹가(孟子)
2. 추기(騶忌)
3. 추연(騶衍)
4. 순우곤(淳于髡)
5. 신도(慎到)
6. 전병(田駢)
7. 접자(接子)
8. 환연(環淵)
9. 추석(騶奭)
순경열전(荀卿列傳)
1. 순경(荀卿)
2. 공손룡(公孫龍)
3. 묵적(墨翟)
◼ 서문(序文)
太史公曰: 余讀孟子書, 至梁惠王問, 何以利吾國, 未嘗不廢書而嘆也.
태사공은 말한다. '나는 '맹자(孟子)'를 읽다가 양혜왕(梁 惠王)이 '어찌하면 우리나라를 이롭게 하겠소?'라고 묻는 구절에 이르러 책을 내려놓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曰: 嗟乎, 利誠亂之始也.
그리고는 말하였다. '아, 이로움이란 진실로 혼란의 시작이구나!'
夫子罕言利者, 常防其原也.
무릇 공자가 이로움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혼란의 근원을 막기 위함이었다.
故曰; 放於利而行, 多怨.
그러므로 말하기를, '이로움에 따라서 행동하면 원망을 많이 받는다'고 하였다.
自天子至於庶人, 好利之獘何以異哉.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이로움을 좋아해서 생긴 폐해가 어찌 다르겠는가!
◼ 1. 맹가(孟軻; 孟子)
孟軻, 騶人也.
受業子思之門人.
맹가(孟軻)는 추(騶)나라 사람이다. 자사(子思)의 제자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道既通, 游事齊宣王, 宣王不能用.
공자(孔子)의 도(道)에 통달하여 제선왕(齊宣王)을 섬기려고 유세했으나, 제선왕이 기용하지 않았다.
適梁, 梁惠王不果所言, 則見以為迂遠而闊於事情.
양(梁)나라로 갔으나 양혜왕(梁惠王)도 그 말을 신임하지 않으니, 그 주장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실제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當是之時, 秦用商君, 富國彊兵.
楚魏用吳起, 戰勝弱敵.
齊威王, 宣王用孫子, 田忌之徒, 而諸侯東面朝齊.
당시에 진(秦)나라는 상군(商君) 상앙(商鞅)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을 이루었고, 초(楚)나라와 위(魏)나라는 오기(吳起)를 등용하여 싸움에서 이겨 적을 약하게 만들었고, 제위왕(齊威王)과 제선왕(齊宣王)은 손빈(孫臏)과 전기(田忌) 같은 인재를 등용하여 이후 제후들은 동면(東面)하며 제나라에 알현하였다.
天下方務於合從連衡, 以攻伐為賢, 而孟軻乃述唐虞三代之德, 是以所如者不合.
천하는 바야흐로 합종연횡(合從連橫)에 힘을 쏟고 있었기에 공격하고 정벌하는 것만을 현명하다고 여기는 때였으나, 맹가는 요순시대와 하(夏), 상(商; 殷), 주(周) 삼대의 덕만을 펼쳤으므로 유세하는 곳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退而與萬章之徒序詩書, 述仲尼之意, 作孟子七篇.
유세를 그만둔 맹가는 만장(萬章)의 제자들과 함께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공자(孔子)의 뜻을 서술하여 '맹자 7편을 지었다.
其後有騶子之屬.
그 후에 추자(騶子)의 무리가 나타났다.
◼ 2. 추기(騶忌)
齊有三騶子.
제(齊)나라에는 세 명의 추자(騶子)가 있었다.
其前騶忌, 以鼓琴干威王, 因及國政, 封為成侯而受相印, 先孟子.
맨 앞은 추기(騶忌)로 거문고를 타는 것으로 제위왕(齊威王)에게 벼슬을 구해, 국정에 참여하여 성후(成侯)에 봉해지고 재상의 관인(官印)을 받으니 맹자보다도 선대의 사람이다.
◯ 삼추자(三騶子) : 추기(騶忌), 추연(騶衍), 추석(騶奭)을 말한다.
◯ 추기(騶忌) : 전국시대 제(齊)나라 사람으로 키가 8척이나 되는 거구로 용모가 수려했다고 한다. 기원전 370년에 제위왕에게 거문고를 뜯으면서 유세했으며, 순우곤에게서는 군주를 섬기는 것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재상(宰相)에 등용되었고 기원전 369년에 하비(下邳) 땅에 봉해져 성후(成侯)로 불리웠다.
◼ 3. 추연(騶衍)
其次騶衍, 後孟子.
그 다음은 추연(騶衍)으로 맹자보다 후대의 사람이다.
騶衍睹有國者益淫侈, 不能尚德, 若大雅整之於身, 施及黎庶矣.
추연은 봉지(封地)를 가진 제후들이 갈수록 음란하고 사치하여 덕을 숭상할 수 없는 것을 알고, 대아(大雅)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을 바르게 해야 백성에게 덕을 펼칠 수 있다고 보았다.
乃深觀陰陽消息而作怪迂之變, 終始, 大聖之篇十餘萬言.
이에 음양의 소멸과 성장을 깊이 관찰하고. 괴상하고 바르지 않은 것의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종시(終始)', '대성(大聖)' 편 등의 십여만 자를 지었다.
其語閎大不經, 必先驗小物, 推而大之, 至於無垠.
그의 학설은 광대하여 종잡을 수 없고, 반드시 먼저 작은 일을 살핀 후에 이것을 추론하고 확대해서 무한한 곳까지 이르렀다.
先序今以上至黃帝, 學者所共術, 大并世盛衰, 因載其禨祥度制, 推而遠之, 至天地未生, 窈冥不可考而原也.
먼저 현재로부터 황제(黃帝)로 거슬러 올라 학자들이 공통으로 서술한 것을 이용하여 대개는 세상의 흥망성쇠에 따라 논하며 길흉의 조짐과 법령제도를 실어서 거기에 설명을 더하고, 천지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깊고 어두워 그 근원을 알 수 없는 시대에까지 서술했다.
先列中國名山大川, 通谷禽獸, 水土所殖, 物類所珍, 因而推之, 及海外人之所不能睹.
먼저 중원의 명산대천과 계곡의 짐승, 물과 땅에서 생장하는 것, 온갖 진귀한 물건을 열거하고, 그것으로 다른 것을 유추하여 사람들이 볼 수 없는 해외에 까지 이르렀다.
稱引天地剖判以來, 五德轉移, 治各有宜, 而符應若茲.
천지가 개벽한 이래로 오덕(五德)의 움직임에 따라서 각 시대가 상응하는 정치제도와 길흉의 조짐이 이에 상응함을 설명했다.
以為儒者所謂中國者, 於天下乃八十一分居其一分耳.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중국이란 천하를 81개로 나누었을 때 그 한 부분만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中國名曰赤縣神州.
그는 중국을 적현신주(赤縣神州)라고 불렀다.
赤縣神州內自有九州, 禹之序九州是也, 不得為州數.
적현신주 안에는 스스로 9개의 주(州)가 있는데, 우(禹)임금이 정리한 구주(九州)가 바로 그것이지만, (본래의 추연이 말한) 구주의 수에는 포함되지 못한다.
中國外如赤縣神州者九, 乃所謂九州也.
중국 밖에도 적현신주와 같은 것이 아홉 개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구주이다.
於是有裨海環之, 人民禽獸莫能相通者, 如一區中者, 乃為一州.
거기에 작은 바다가 있어 이 구주를 두르고 있고, 백성과 짐승들이 서로 통할 수 없는 하나의 구역이 있는데 이것이 하나의 주(州)이다.
如此者九, 乃有大瀛海環其外, 天地之際焉.
이와 같은 주가 아홉 개 있으며 끝없이 넓은 바다가 고리처럼 그 밖을 두르고 있는데, 이것이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는 끝이다.
其術皆此類也. 然要其歸, 必止乎仁義節儉, 君臣上下六親之施, 始也濫耳.
추연이 기술한 것은 모두 이와 같은 내용이다. 그 결론을 요약하면 반드시 인의 절검과 군신상하와 육친 사이의 일로 귀결되며 그 시작이 너무나 크고 넘칠 뿐이다.
王公大人初見其術, 懼然顧化, 其後不能行之.
신분이 높은 귀족은 그 학설을 처음 접하면 깜짝 놀라 감화되는 듯하지만, 나중에는 이를 실행할 수는 없었다.
是以騶子重於齊.
이 때문에 추연(騶衍)은 제(齊)나라에서 존중을 받았다.
適梁, 惠王郊迎, 執賓主之禮.
양(梁)나라로 갔을 때, 양 혜왕은 교외까지 나와 영접하여 빈객의 예로 대접했다.
適趙, 平原君側行撇席.
조(趙)나라로 갔을 때, 평원군(平原君)이 곁에서 걸으며 앉을 자리의 먼지까지 닦아주었다.
如燕, 昭王擁彗先驅, 請列弟子之座而受業, 筑碣石宮, 身親往師之. 作主運.
연(燕)나라도 같아서 연소왕(燕昭王)은 빗자루를 들고 길을 쓸며 앞에서 인도하였고, 제자의 자리에 앉아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청했으며, 갈석궁(碣石宮)을 지어주고 몸소 찾아가서 스승으로 섬겼다. 여기서 '주운편(主運篇)'을 지었다.
其游諸侯見尊禮如此, 豈與仲尼菜色陳蔡, 孟軻困於齊梁同乎哉.
그가 제후들을 유세하며 받은 존경과 예의가 이와 같으니, 어찌 공자가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에서 굶주린 얼굴빛이었으며, 맹가가 제(齊)나라와 양(梁)나라에서 곤욕을 치른 것과 같은 일이 있었겠는가!
笔武王以仁義伐紂而王, 伯夷餓不食周粟.
주무왕(周武王)이 인의를 내세워 주왕(紂王)을 정벌하여 왕이 되자 백이(伯夷)가 굶어 죽을지언정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았다.
衛靈公問陳, 而孔子不答.
위영공(衛靈公)이 전투대형을 묻자 공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梁惠王謀欲攻趙, 孟軻稱大王去邠.
양혜왕이 조(趙)나라를 공격하는 계략을 원하니 맹자는 태왕(太王) 고공단보가 빈(邠)을 떠난 고사를 일컬었다.
此豈有意阿世俗茍合而已哉.
이런 일들이 어찌 세속에 아부하고 구차하게 영합하려는 것만을 생각하였다고 하겠는가!
持方枘欲內圜鑿, 其能入乎.
네모진 자루를 둥근 구멍에 넣으려고 한들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或曰; 伊尹負鼎而勉湯以王, 百里奚飯牛車下而繆公用霸, 作先合, 然後引之大道.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이윤(伊尹)은 솥을 짊어지고 요리사가 되어 탕왕(湯王)을 왕이 되도록 힘썼으며, 백리해(百里奚)는 수레 밑에서 소를 먹이다가 목공(繆公)을 만나 패업을 이루게 하였으니, 이는 먼저 상대의 뜻에 영합한 후 대도로 인도한 것이라'고 했다.
騶衍其言雖不軌, 儻亦有牛鼎之意乎.
추연의 말은 비록 궤도에서 벗어났으나 그 또한 소를 치던 백리해나 솥을 짊어진 이윤와 같은 뜻을 품은 것이 아닌가?
自騶衍與齊之稷下先生, 如淳于髡, 慎到, 環淵, 接子, 田駢, 騶奭之徒, 各著書言治亂之事, 以干世主, 豈可勝道哉.
추연으로부터 제나라의 직하선생(稷下先生)들인 순우곤(淳于髡), 신도(慎到), 환연(環淵), 접자(接子), 전병(田駢), 추석(騶奭)과 같은 무리도 각각 글을 지어 혼란을 다스리는 일을 말하며
당대의 군주들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했으니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以下略)
▶️ 牛(소 우)는 ❶상형문자로 뿔이 달린 소의 머리 모양을 본뜬 글자로 소를 뜻한다. 뿔을 강조하여 羊(양)과 구별한 글자 모양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소나 양을 신에게 빌 때의 희생의 짐승으로 삼고 신성한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글자도 상징적이며 단순한 동물의 모양은 아니다. ❷상형문자로 牛자는 '소'를 뜻하는 글자이다. 牛자의 갑골문을 보면 뿔이 달린 소의 머리가 간략하게 그려져 있었다. 갑골문에서부터 소전까지는 이렇게 소의 양쪽 뿔이 잘 묘사되어 있었지만, 해서에서는 한쪽 뿔을 생략해 '절반'을 뜻하는 半(반 반)자와의 혼동을 피하고 있다. 농경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었다. 느리지만 묵직한 힘으로 밭을 갈거나 물건을 옮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소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제물(祭物)'이나 '농사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牛(우)는 성(姓)의 하나로 ①소(솟과의 포유류) ②별의 이름, 견우성(牽牛星) ③우수(牛宿: 28수의 하나) ④희생(犧牲) ⑤고집스럽다 ⑥순종(順從)하지 않다 ⑦무릅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 축(丑),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소의 젖을 우유(牛乳), 소의 뿔을 우각(牛角), 소와 말을 우마(牛馬), 소를 부려 밭을 갊을 우경(牛耕), 소를 잡는 데 쓰는 칼을 우도(牛刀), 소의 가죽을 우피(牛皮), 소 걸음이란 뜻으로 느린 걸음을 우보(牛步), 소의 궁둥이로 전하여 세력이 큰 자의 부하에 대한 비유를 우후(牛後), 소의 수컷으로 수소를 모우(牡牛), 소의 암컷으로 암소를 빈우(牝牛), 털빛이 검은 소를 흑우(黑牛), 소싸움 또는 싸움 소를 투우(鬪牛),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주로 일을 시키려고 기르는 소를 역우(役牛),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가 물을 마시듯 말이 풀을 먹듯이 많이 먹고 많이 마심을 우음마식(牛飮馬食),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으로 큰 일을 처리할 기능을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씀을 이르는 말을 우도할계(牛刀割鷄), 소가 밟아도 안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의 견고함의 비유를 우답불파(牛踏不破),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소 궁둥이에 꼴 던지기라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가르쳐도 소용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우후투추(牛後投芻),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등에 쓰인다.
▶️ 鼎(솥 정)은 ❶상형문자로 鼎(정)은 발이 셋, 귀가 둘 달린 쇠솥을 본 뜬 모양이다. 정괘(鼎卦). ❷상형문자로 鼎자는 '솥'이나 '점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鼎자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솥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이 솥은 음식을 익혀 먹던 조리 도구가 아닌 신에게 바칠 음식을 담았던 '솥'이다. 鼎자에 '점괘'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鼎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제사'나 '점괘', '신(神)', '솥'과 같은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鼎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참고로 鼎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한 예를 찾기 어려운 것은 貝(조개 패)자로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鼎(정)은 ①솥(밥을 짓거나 국 따위를 끓이는 그릇) ②점괘(占卦: 점을 쳐서 나오는 괘) ③괘(卦)의 이름 ④삼공(三公)의 자리 ⑤말뚝 ⑥의자(椅子) ⑦바야흐로 ⑧현귀(顯貴)하다(지위가 높고 귀하다) ⑨대치(對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마주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정담(鼎談), 낡을 것을 새로이 고침을 정신(鼎新), 세 사람이 솥발과 같이 서로 벌여 섬으로 세 세력이 서로 대립함을 정립(鼎立), 발이 있는 솥과 발이 없는 솥을 정확(鼎鑊), 임금이나 나라의 운명을 정운(鼎運), 임금의 자리 또는 국운을 정조(鼎祚), 솥 안에 든 물고기를 정어(鼎魚), 솥과 자리라는 뜻으로 먹고 자고 하는 일상적인 생활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정인(鼎茵), 도읍으로 삼을 자리로 정함을 정정(鼎定), 세 사람이 자리를 같이 함을 정석(鼎席), 세 사람이 솥발 모양으로 마주 벌려 앉음을 정좌(鼎坐), 한창 나이라서 매우 혈기가 왕성함을 정성(鼎盛), 돌로 만든 솥을 석정(石鼎), 종이나 솥 따위 금석붙이와 그릇 붙이의 통틀어 일컬음을 종정(鐘鼎), 밥 짓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화정(火鼎), 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솥을 와정(瓦鼎), 밥을 짓는 솥을 식정(食鼎), 약을 달이는 기구를 약정(藥鼎), 한 올의 실로 솥이 엎어지지 않게 부지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힘으로 막중한 천하의 정치를 담당함을 이르는 말을 일사부정(一絲扶鼎), 도끼에 찍히고 솥 안에 삶긴다는 뜻으로 극형을 당함을 이르는 말을 간부역정(干鈇逆鼎), 얼음이 뜨거운 솥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위태한 곳으로 뛰어 듦을 이르는 말을 빙고정확(氷顧鼎鑊), 종을 쳐서 식솔을 모아 솥을 걸어 놓고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격종정식(擊鐘鼎食),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다리가 셋인 솥이라는 뜻으로 세 사람이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차지함을 이르는 말을 삼분정족(三分鼎足),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意(뜻 의, 기억할 억)는 ❶회의문자로 音(음; 깊이 품는 일)과 心(심; 심장, 마음, 기분)의 합자(合字)이다. 마음에 생각하는 일은 음성이 되어 밖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나중에 이들 뜻은 憶(억), 臆(억)의 글자가 나타내고 意(의)는 마음, 생각 따위의 뜻에만 쓰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意자는 '뜻'이나 '의미',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意자는 音(소리 음)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音자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소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소리'를 뜻하는 音자에 心자가 결합한 意자는 '마음의 소리'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옛사람들은 생각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意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는 의미에서 '뜻'이나 '의미', '생각', '헤아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意(의, 억)는 선(善)이라는 가치를 바라는 정신 작용(이러한 작용에서 모든 윤리 도덕이 규정되게 된 것임)의 뜻으로 ①뜻, 의미(意味) ②생각 ③사사로운 마음, 사욕(私慾) ④정취(靜趣), 풍정(風情) ⑤대저(大抵: 대체로 보아서), 무릇,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⑥생각컨대 ⑦아아! ⑧의심하다 ⑨헤아리다 ⑩생각하다 그리고 ⓐ기억하다(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뜻 정(情), 뜻 지(志), 뜻 지(旨), 뜻 취(趣)이다. 용례로는 말이나 글이 지니는 뜻과 내용을 의미(意味), 생각이 미치어 대상으로서 알거나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의식(意識), 마음에 생각하는 점을 의견(意見), 어떤 일을 해내거나 이루어 내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나 작용을 의지(意志),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을 의도(意圖),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선택한 하나의 목표에 대해 의지가 적극적이나 능동적으로 작용하는 일을 의욕(意欲), 마음 속을 의중(意中), 뜻밖이나 생각 밖을 의외(意外), 바라는 마음을 의망(意望), 마음의 향하는 바를 의향(意向), 득의한 마음을 의기(意氣), 죽은이를 슬퍼하는 마음을 조의(弔意), 서로 뜻이 맞음을 합의(合意),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정신차려 조심함을 주의(注意), 결정한 의지를 결의(決意), 열심히 잘 하려고 단단히 차린 마음을 예의(銳意),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사임이나 사직할 뜻을 사의(辭意), 마음에 둠이나 잊지 않고 새겨 둠을 유의(留意), 의기가 쇠하여 사그라짐 또는 기운을 잃고 풀이 죽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소침(意氣銷沈), 의기가 드높아 매우 자랑스럽게 행동하는 모양 또는 자랑스러워 뽐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의기양양(意氣揚揚), 마음속에 생각하여 정해 놓은 사람을 특히 그리워하는 이성을 일컫는 말을 의중지인(意中之人), 서로의 마음이 맞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투합(意氣投合),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을 일컫는 말을 의미심장(意味深長), 생각은 말처럼 달리고, 마음은 원숭이처럼 설렌다는 뜻으로 번뇌와 정욕 때문에 마음이 흐트러져 억누를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의마심원(意馬心猿), 시가나 문장 등을 마음먹은 대로 척척 지어냄을 일컫는 말을 의도필수(意到筆隨), 때때로 생각을 바꿈을 일컫는 말을 의전심회(意轉心回), 마음이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상투(意氣相投), 안정하여 흔들리지 아니함 또는 예사로워 평소와 다름없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자여(意氣自如), 뜻밖에 일어난 변고를 일컫는 말을 의외지변(意外之變), 득의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오름을 일컫는 말을 의기충천(意氣衝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