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 세계 330만 독자들을 감동시킨
현대의 고전, 새롭게 출간!
이 작품은 1990년에 출간되어, 미국에서 아동 책에 수여하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뉴베리 상과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을 이례적으로 동시에 수상했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어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고 있다. 현재까지 330만 부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로, 영화로도 각색되어 상영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책이 갖는 이야기의 힘과 시공을 넘는 보편적 가치가 이 책에 녹아 있음을 가늠케 한다.
나와 다르다는 게
누군가를 미워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어
이 책은 1960년대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를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을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생겼다. 사람들은 이 선을 넘지 않도록 서로 떨어져 살아야 했고, 이는 자연히 서로에 대한 불신과 미움을 키웠다. 저자는 이러한 인종 갈등 문제와 더불어 가족 문제를 함께 다룬다. 사고로 가족이 해체된 아이의 방황과, 설령 부모가 있다고 해도 나쁜 환경에 방치된 아이들의 괴로움에 대해 저자는 정직하게 다가간다.
이러한 문제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여러 차별과 닮아 있다. 빈부 격차에 따른 차별, 다문화에 대한 편견 등이 불러일으킨 수많은 사건과 상처가 바로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2020년에는 장애·다문화 학생 대상 폭력예방 교육이 확대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교육이 절실한지 알 수 있다.
분명히 이러한 주제는 어른들도 소화하기에 힘들다. 그런데 저자는 이를 과감하게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어떻게? 혹시 저자는 신기한 요술 가방을 갖고 있는 것일까?
경쾌한 문체와 유머로
주제의 무거움을 한 방에 날린다!
아이들이 책을 펼쳐 든 순간 주제가 무겁다고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다. 아이들은 우리의 주인공과 함께 반드시 달리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달리는 길가에 저자가 뿌려 놓은 경쾌 발랄한 문체와 유머를 즐기다 보면 어느덧 종착지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감동의 세례를 만끽하면서.
그래서 한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저자를 격찬했다. “제리 스피넬리는 아이들을 섣불리 판단하지도 않고 교훈적으로 질책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 자신의 요술 가방(작품)에 든 등장인물들을 마구 흔들어서, 가방에서 무엇이 넘쳐 나오는지 아이들이 지켜보기를 오히려 더 좋아한다.” 이것이 저자에게 열광하는 수많은 독자가 있는 이유다.
줄거리
제프리 라이어널 머기는 세 살 때 끔찍한 기차 사고로 부모를 잃고 숙부의 집에서 살게 된다. 하지만 숙부과 숙모는 앙숙처럼 지낸다. 단지 엄격한 가톨릭 신자이기에 이혼하지 않을 뿐이다. 숨 막히는 곳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머기는 열두 살 때 집을 나온다. 이때부터 머기는 뛰기 시작한다.
그 후 1년이 지나 마침내 흑인과 백인이 보이지 않는 선으로 경계를 나누어 살고 있는 투밀스에 도착한다. 천부적인 운동에 재능을 가진, 그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머기는 마니악(무엇이든지 다 해낼 것 같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투밀스에서 전설을 만들어간다.
지은이_제리 스피넬리 Jerry Spinelli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게티즈버그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어릴 때 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지만, 16세 때 쓴 미식축구에 관한 시가 지역 신문에 실리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출판사에 번번이 거절당하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 사랑받는 대표적인 아동작가가 되었다.
전 세계 330만 명이 넘는 독자가 사랑한 성장소설 《하늘을 달리는 아이》로 뉴베리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작품으로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 도로시 캔필드 피셔 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잔혹한 통과의례》, 《문제아》, 《내 이름은 도둑》, 《징코프, 넌 루저가 아니야》 등이 있다.
옮긴이_김율희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희곡을 전공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골목 전쟁》, 《안녕, 아이반》, 《하늘을 달리는 아이》, 《작가라서》, 《작가란 무엇인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으로
마니악은 이스트엔드의 색, 사람들의 피부색을 사랑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왜 이 이스트엔드 사람들이 스스로를 검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지만, 그가 발견한 색은 생강 쿠키, 밝은 퍼지(설탕, 버터, 우유, 초콜릿으로 만든 물렁한 사탕류–옮긴이), 짙은 퍼지, 도토리, 버터 럼주, 그을린 오렌지의 색 등 이었다. 마니악이 진짜 검은색이라고 생각하는 감초 색은 아니었다. _68~69쪽
마니악은 아만다를 안아 주며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었다. 그의 집, 그의 방, 그의 창문에 있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옳지 않았다. 다시는 아만다 가족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었다. 자기 때문에 이런 대가를 치르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마니악은 몸을 돌리고 시카모어가를 되짚어 갔다. 그 벌레 같은 목소리를 낸 남자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네 종족에게 돌아가…… 네 종족에게 돌아가…….” _98~99쪽
다른 사람에게 그것은 남루하고 낡은 가죽 덩어리였다. 야구 글러브라고 하기엔 알아보기 힘든 지경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정도로 낡았다. 하지만 마니악은 그레이슨이 마이너리그 시절에 사용했던 글러브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았다. 그것은 흐느적거리고 납작했으며 오목한 부분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천천히, 머뭇거리며, 성스러운 곳에 들어가듯 아이의 손가락이 글러브 속으로 살그머니 들어가서 굽히고 갈라진 가죽을 둥글게 감쌌다. 그것에 제 모양을, 생명을 불어넣었다._146~147쪽
잘 알 수는 없지만, 맥냅 아이들을 버리는 것은 마니악 자신의 안에 있는 뭔가를 버리는 것 같았다. 러셀과 파이퍼의 내면 깊은 곳, 유년기의 어두운 씨앗을 들여다보면 그들은 헤스터, 레스터와 똑같았다. 하지만 그들은 버릇이 없고, 햇볕에 노출된 복숭아 한 쌍처럼 밖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마니악이, 또는 누군가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에 있는 씨까지 곧 썩어 버릴 것이었다. -197~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