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외 신차 전쟁
박스형 輕CUV·유럽형 쏘나타 왜건… 문이 3개 달린 벨로스터·스포츠카…
새로운 스타일의 국산차들… 내년에 수입차와 한판 승부… GM대우는 무려 7종 준비…
2000만원대 일본 소형차 등… 수입 신차도 50여종 쏟아져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국산차들이 '깜짝쇼'를 준비 중이다. 또 내년에는 2000만원대 일본 중·소형차들이 한국 자동차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1L(리터)당 20km를 웃도는 최강의 연비를 자랑하는 유럽차들은 거센 친환경 공세를 펼 전망이다. 이미 국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독일 고급차들은 더 멋진 디자인과 더 높은 성능,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현대·기아차는 올해까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던 소형차 시장에서 수입차와 겨룰 만한 상품성 높은 신차들을 쏟아낸다. 또 GM대우는 내년에 무려 7종류의 신차를 쏟아내 르노삼성을 잡고 국내 3위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내년 7월쯤 신형 SM7을 내놓고,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을 압도하겠다는 각오다. 쌍용차 역시 내년 2월쯤 신차 코란도C를 내놓는다. 내년에 쏟아지는 국내외 신차 출시 전쟁의 관전법을 알아본다.
- ▲ 일본의 경 (輕)CUV인 다이하 쓰 탄토. 기아차는 내년 9월 출시되는 자사의 경CUV가 탄토와 형태ㆍ기능이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 다이하쓰 제공
내년 2월 등장하는 벨로스터는 크기는 소형차급이지만, BMW 미니처럼 고급스럽고 스타일이 뛰어난 스페셜티카를 표방하고 있다. 쿠페형이지만, 옆문이 운전석 쪽은 1개, 동승석 쪽은 2개(뒷좌석용 포함)로, 옆문의 숫자가 비대칭 형태라는 것이 큰 특징이다. 현대차는 "실제로 차를 접했을 때 고급감이 국내 소형차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내년 9월 등장하는 기아차의 '경(輕)CUV'도 크게 기대된다. 일본 다이하쓰의 탄토와 비슷한 박스 형태의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비클)로, 실제 실내 공간 활용도는 준중형세단보다 훨씬 낫다. 지붕의 높이가 높아서, 초등학생 정도는 실내에서 서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며, 동승석 쪽 차체 옆면의 B필러(옆문의 앞·뒤 유리 사이 기둥)가 없기 때문에,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타고 내리기가 매우 편리하다. 기아차는 이 차량이 어린이가 있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꽃배달 등 자영업자들에게도 개인용 및 사업용차로 호응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7월 출시되는 유럽형 쏘나타도 관심거리다. 기존 쏘나타보다 약간 작지만, 독일 중형세단처럼 좀더 고급스럽고 단단한 달리기 성능을 강조했다. 7월에 왜건형이 먼저 나오고, 세단형은 11월에 나온다.
내년 6월 출시되는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는 현대·기아차 최초의 풀하이브리드카로, 연비개선 효과가 기존의 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훨씬 크다. 내년 9월 나오는 현대차 신형 i30 역시 준중형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는 폴크스바겐 골프와 정면승부를 노리고 있다. 내외장이 고급스러워지고, 주행성능도 크게 강화된다. 내년 9월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는 크기가 현대차 엑센트와 같지만, 스타일은 중형세단 K5의 이미지를 이어받는다.
내년 2월 나오는 GM대우 신형 젠트라(시보레 소닉)의 경우 기존 휘발유 모델 이외에 1.3L 디젤 모델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공회전 상태에서 시동을 껐다가 출발시 자동으로 엔진을 돌리는 스톱&고 시스템까지 장착돼 연비가 L당 20km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3분기 신형 토스카를 출시, 쏘나타·K5·SM5의 고객을 빼앗아오겠다는 각오다. 이외에도 7인승 다목적차량인 올란도, 윈스톰 부분변경 모델 등을 출시하며, 미국에서 스포츠카인 시보레 카마로와 콜벳도 수입해 판매한다.
- ▲ 내년 2월 출시되는 현대차 벨로스터. / 현대차 제공
내년에는 실속형 중소형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격돌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3월 도요타는 준중형세단 코롤라를 출시한다. 지난달 미국에서 공개된 부분변경모델이 도입될 예정이다. 코롤라는 1966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서 40여년간 3000만대 이상 팔린 수퍼베스트셀러다. 국내 판매가격은 2500만~27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L 엔진으로 132마력의 최대출력을 내며,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닛산도 내년 8~9월 준중형 다목적 차량 큐브를 2000만원 내외에 출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큐브는 국내 최저가 수입차가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저렴한 수입차는 2590만원인 푸조 207GT이다.
큐브는 1998년 첫 출시 이후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사각형 모양에 귀여운 외관을 강조했으며, 소형차이지만 넓은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특히 2세대 모델(2002~2008)이 일본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도입할 큐브는 미국에서 1만3000~1만4000달러에 판매되는 기본 모델이 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로, 기아차 쏘울의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도 내년 4월 준중형 SUV RVR을 2000만원대 후반에 선보인다.
폴크스바겐은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1월에 내놓는다. 스톱&고 시스템, 공기역학적 디자인, 구동 저항을 줄인 타이어 등 통해 L당 연비가 21.9km에 달한다.
포드도 중형세단 퓨전을 5월에 판매한다. 미국에서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일본차와 판매대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중형세단이다. 2.5L와 3L 휘발유 엔진이 들어올 예정이다. 하반기에 들어올 포커스는 국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한·미·일 경쟁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2L 에코부스터 엔진을 얹어 160마력을 낸다. 세단과 해치백 모델이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2000만원대로, 국산차와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1.6L 디젤엔진에 연비 및 스포츠 주행에 유리한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한 유럽 생산 포커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내년에는 수입 신차만 50여종이 쏟아진다. 더 다양한 차급에서 경쟁력 있는 수입차들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 수입차 판매는 연간 10만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예상 수입차 판매는 9만대 수준이다.
아우디는 내년 7월에 A7 스포츠백, 9월에 신형 A6를 내놓는다. BMW는 내년 2월 신형 X3, 4월에 신형 650i 컨버터블을 출시한다. 미니는 미니 쿠퍼의 SUV 버전인 컨트리맨을 3월에, 쿠페 버전을 4분기에 시판한다.
크라이슬러는 3월에 신형 컴패스, 4월에 신형 300C, 하반기에 중형세단인 200C를 도입한다. 랜드로버는 신개념 SUV인 레인지로버 이보크, 벤츠는 3분기에 신형 CLS, 4분기에 신형 SLK를 선보인다.
스바루는 3월에 자사를 대표하는 고성능 4륜구동 세단 임프레자 WRX STi를 5000만원대에 내놓는다. 305마력 6단 수동모델이 들어올 예정이다. 닛산은 내년 1월 고성능 후륜구동세단인 인피니티 G37의 보급형 모델인 G25를 내놓는다. 기존 G37(4890만원)보다 500만~600만원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3월에 C30 디젤을 출시한다. 2L 디젤엔진으로 국내 동급차량 최강인 177마력을 낸다. 연비는 L당 16~17km 수준. 볼보는 이외에도 3월에 신형 S60, 하반기에는 기존에 없던 차급인 V60을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