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크로노토프와 상호텍스트성
- 한국수필의 DNA를 찾아서 (1) 시공성과 서술자-
권대근
문학박사, 명예철학박사
평론가는 수필텍스트를 만날 때마다, 다음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첫째, 작가는 핵심제재를 어느 깊이와 수준까지 통찰했는가?
둘째, 작가는 그 통찰내용을 어떤 미적 울림의 구조 속에 담아내고 있는가?
셋째, 작가는 어떤 서술방법과 수사전략으로 문학적 소통을 시도하는가?
▼텍스트에 대한 구조 분석/ 기호학적 분석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통찰
▼수필철학/ 수필미학 => 수필시학(미적 논리와 미적 철학)
▼독자, 작가, 비평가 상보적 자세로 건전한 비판과 수용의 변증법
<객관적인 비평>
▼비평의 생명 ->과학적 방법론과 객관적인 기준
1, 크로노토프chronotope -미하일 바흐친
한 편의 작품 속에서 표현된 시간과 공간의 내적 연관성을 뜻한다.
시공성을 가리키는 용어
*기본적인 이야기의 조직원리, 재현의 본질적 토대로서 인간 형상과 사건에 실체를 부여하는 힘이다.
*따라서 문학작품 속의 크로노토프 ->모든 문학적 의미와 존재를 존명해주는 조건이 된다.
#관련 배경 지식
o목성균의 <세한도> -소재 체험시간 -휴전이 되던 1953년 음력 정월 초순께, 공간은 충북 괴산군 달천강의 단월나무 상류인 괴강 배나무여울 나루다.
▼시간성(휴전, 역사적 전환기)
▼공간성(수필집 발간된 2003년 세기말적 세기초적 혼란 상황)
*목성균은 그 역사적 전환기(시대성)에 사회적 혼란상(공간성)을 목격하면서 시대의 한 단면을 세기말 혹은 세기초 세한도 크로노토프로 담아내고 있다.
▼목성균의 세한도에는 다섯 개의 세한도 이미지
o표면적[아버지의 세한도, 사공의 세한도]대결
o내면적[추사의 세한도, 시대의 세한도]대결, =>종합적 변증법 [나의 세한도]
2.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크리스테바
서로 다른 작품이나 장르 사이에 존재하는 일체의 상관관계를 의미한다. 이는 다양한 통섭적 이미지의 주고받기를 포함하여, 화답형식으로 창작된 작품 사이에서 가장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나, 간접적으로는 인용, 패러디, 복사, 모방, 혼성모방, 의견일치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다.
o성경 전도서 1장 1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 ‘작가 단독의 독창적인 창조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모든 작품들은 전텍스트pre-text들의 영향 속에서 태어난다.
▼수필의 예술성과 주제 또한 상호텍스트성을 통해서 배양되고 있다.
▼목성균의 <세한도> 제목과 주제면에서 추사의 세한도와 상관성을 지닌다.
▼추사의 문인화(후경)
▼강나루 아버지(전경) 크로즈업 ->통시성 획득 16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세한도의 보편정신으로 의미화되고, 후경에 깔려 있는 추사의 그림은 아버지의 성격과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존재론적 미학은 예술작품의 구조를 전경(前景)과 후경(後景)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전경이란 예술작품의 표현으로서 감상자는 자신의 감각을 통해 이와 만나게 되는 반면, 예술가는 자신의 발상과 창작과정을 통해 이를 완성한다. 전경을 통해 탐색되는 후경의 깊이에 따라 예술작품은 좀 더 감동적이고 위대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해진다.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 -엘리어트<햄릿론>
어떤 특별한 정서를 등가적 의미로 환기하도록 제시된 외부의 사실들이다. 따라서 추사의 송백이미지는 강나루의 혹한 속에서도 양반의 자존심을 지키고 서있는 아버지의 완강한 모습과 겹쳐진다.
#배경지식
o인과관계, 상관관계, 후경과 전경
▼초점화자 -과거의 나, 서술화자 -현재의 나 <-수필에서는 동일자
<세한도> 두 명의 ‘나’
o소재 체험 당시 15세의 ‘나’ 65세 작가의 ‘나’
o서술자는 작가의 체험을 목격자의 증언형식으로 객관화하여 고백함으로써, 내면심리는 더욱 긴장감있게 추론되고 작품의 사실성과 진실성의 순도를 고양시키는 데 기여한다.
o시공성 -논리적 사고의 원리
동일률 모순율 배중률 충족이유율 -존재의 충족 이유율 -우리가 바라보는 존재는 시간적 공간적 관계로 규정된다.
▼수필의 공간 -작가가 관찰하고 회상하고 상상하는 대상과
그 대상이 있는 곳
o시간과 공간은 작품 속에서 분리되지 않고 결합되어 있으나, 작품의 분석과 해석을 위하여 따라 고찰할 수 있다.
▼공간 -전체 공간 세부 공간
o닫힌 공간 -일상적 습관적 행동이 반복되는 메마른 붙박이 생활을 암 시하는 고정된 장소 예) 이상의 <권태>
o열린 공간 -범위가 넓어지는, 생활에 변화를 주는 공간 예) 윤오영의 <동소문턱> 동소문턱을 지나 여학생과 함께 걷는 공간의 일부
o현실 공간(바람직한 상황,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 회상적 공간,
상상적 공간
o공간의 변화 ->공간의 이동(상황의 전환, 시간에 리듬 부여,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게 하고, 시간을 새롭게 자각하게 함, 작가의 내면적 움직임(의식의 변화)을 암시
▼공간의 기능
o첫째, 행동이나 사건에 부수되는 배경으로서의 공간
o둘째, 지은이의 특성이나 정신적 상태를 암시
o셋째, 독자가 지은이에게 주어진 상황에 반응해야 할 정서를 느끼도록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
o넷째, 주제를 암시하기도 한다.
o공간은 묘사에 의해 주로 표현되나, 서사에 의해 표현되는 수도 있다.
크고 넓은 공간의 묘사
좁은 공간의 묘사
▼묘사된 공간 ->지은이의 환경, 외면적 삶의 모습이나 현실적 상황을 암시
->환경에 대한 작가나 작품 속 인물의 관심, 태도 인식 세계관을 암시
첫째, 작가나 인물이 긍정하고 찬양하는 세계일 수 있고, 부정하고 싶은 세계일 수 있다.
둘째, 인간의 보편적 삶의 조건을 의미할 수도 있다.
셋째, 두려운 세계이거나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일 수도 있다.
넷째, 무관심하고 냉혹한 세계일 수 있다.
다섯째, 형이상학적 의미를 뜻할 수 있다.
▼시간에 대하여 -
o직접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암시되기도 한다.
o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물리적 시간일 수 있다. 시간을 가리킬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의미를 암시할 수도 있다. 작품의 어조와 분위기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o작품 세계에서 시간의 사건의 요소이기도 하고, 사사(사건의 표현)의 요소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사건은 시간과 함께 진행되고, 사건을 표현하는 서사도 시간과 함께 진행된다.
▼시간은 여러 가지 시제로 표현
o시간과 시제가 어긋날 수가 있다.
*과거 사건을 현재로
문제나 상황에 현장감을 주고,
사건에 생동감과 불확실성을 부여한다,
*재시제로 표현된 미래의 사건
현재의 ㅎ상황과 미래의 상황이 같을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과거 시제로 나타난 미래의 사건
작품을 쓰던 때의 상황이 미래상황의 원인이 되거나, 작품을 쓸 때 바라던 상황이 미래에 실현되기를 희망하는 것을 암시한다.
*현재의 사건은 관찰되므로 생동적이다. 또 아직 끝나지 않아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달라질 상황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을 일으킨다.
▼사건이 일어나는 횟수와 서사(사건 표현)의 횟수
o첫째, 한 번 일어난 사건을 한번만 말하는 경우 -평범하지 않은 특수한 경험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작품은 구체적인 이상이나 정서를 생동적으로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o둘째, 한 번 일어난 사건을 여러 번 말하는 경우
-작가가 처음에 그 사건을 경험할 때 깨달은 의미와 시간이 흐른 후에 깨달은 의미 사이의 차이를 강조하거나, 그 사건이 작가에게 매우 심각하거나 충격적임을 강조한다.
o셋째, 여러 번 일어나 사건을 한 번만 말하는 경우
-세대 사이의 순환적 관계나 순환적 성질이 강조된다.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 습관, 작가가 작품 속에서 다루는 집단의 관습과 성질을 암시한다. 예) 한흑구의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