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2. 수리봉 소견
쇠버짐 띄엄띄엄 머슴 놈은 배를 잡고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겠다나
거위가 박힌 게 아녀 제 사촌이 논을 산겨
* 수리봉(守里峰 644.9m); 강원 춘천. 이 산의 주인은 북동쪽 대룡산(大龍山 899.4m)이다. 정상 일대는 꼭 머슴처럼 어리숭하게 생겼고, 띄엄띄엄 임도가 있어 마치 산에 버짐이 오른 것 같다. 반면에 남쪽은 절벽이라 비교적 경관이 좋으나, 독수리 형상은 아니다. 용심부리지 마라! 인석아!
* 거위; 회충(蛔蟲), 꺼심이. 산토닌(santonin) 또는 해인초(海印草)로 구제(驅除)한다.
* 한국인은 평등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도, 남이 잘 되는 것은 무척 시기한다. 과정만 평등하면 그만이지, 결과까지 평등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남과의 ‘선의의 경쟁’은 참 좋은 것인데도, 규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하게 사는 게 마치 바보처럼 보이는 세상이 돼버렸다.
* 원창고개 ‘춘천지구전투 승전기념비’가 왜 사라졌을까? 등산 들머리 춘천~홍천 간 5번 국도에 있는 이 고개에서, 한국전쟁 때 국군 제6사단과 포병 제16대대의 눈부신 활약으로 북한군 제7사단을 패퇴시킴으로써, 춘천지역을 3일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국군은 주력부대를 다시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전쟁의 양상을 바뀌게 했다. “언제부터인가 이 기념비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어떤 경로로 비가 없어졌는지? 당국은 이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친 것이 아닌지? 6. 25 제60주년을 맞아 몹시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산 따라 물 따라’ 저자 박재곤 선생은, 2010 7월 1일자 발행 한강포럼 제86호 9면에 술회(述懷)했다. 필자가 등산할 당시인 2002년 2월 27일에는 분명히 있었다.
* 빛고을동인 사화집 2수 추가 2004년.
*《동방문학》제96호. 코비드19 사회에 있어 ‘평등’에 관한 글.
* 졸저『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가 山詠 1-379(298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춘천 수리봉 정상 표석. 사진 티스토리 소금빛 향기 님 인용.(2023.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