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함양터미널에 내려 4코스 시작지점 금계가는 버스 안... 정말 시끄럽다.
운전기사는 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모든 사람과 알고 지내는 사이다.
그리고 운전을 하는지 수다가 본업인지 헷갈린다.
금계까지 가는동안 승객이 바뀔때마다 대화 내용이 틀려진다.
동네 소문이나 소식은 운전기사의 버스 운전속도로 퍼져 나가겠다.
이 동영상의 대화의 내용은 등산객 한명이 하지 말라는 불법 야영을 하다가 멧돼지의 공격을
받았고 멧돼지의 식사거리가 되버렸다는 내용이다.
유족들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보상을 요구하는데 택도없는 소리한다고...
쪼메 등골이 으스스 해진다.
둘레길 걷다가 멧돼지 공격이 있을까 겁난다. ^^
6월 20일
금계에서 1박을 하고 금계에서 걷기 시작해서 4코스 도착점인 동강을 지나 방곡마을까지 2.7km 더 걸어
산청,함양 추모공원 까지 왔다.
여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것을 배운다.
1951년 2월7일부터 2월 13일까지 산청, 함양에서 705명 거창에서 719명을 국군11사단 9연대 3대대 병력이
작전5호 작전명 견벽청야로 이곳 주민들을 공비들과 내통분자로 보고 마을을 초토와 시키고 학살을 했다.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유일하게...
생각이 틀리다는 이유로 인간을 그것도 동족을 살해하는 생명체는 인간뿐이다.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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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신기한건...
매번 나를 공부 시켜주는 사람들을 만난다는거다.
이번에는 도사님 두분을 만났다.
맨좌측 중산리 도사, 가운데 청학동 도사, 그리고 마눌님.
여기서는 스토리가 길게 나가겠다.
중산리 도사님은 고향이 중산리인데 어려서 모친과 누이동생을 잃었다.
총을 들이대고 밥을 해내라는 빨치산에게 밥을 해줬다는 이유로 국방군에게 처형을 당했다.
이후 고아원에서 생활을 하다가 어찌 어찌해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성공을 했다.
그리고 지리산이 너무 그리워서 35년만에 가족을 모두 미국에 남기고 홀로 중산리에 임야
3만평을 장만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물론 중산리에서도 혼자 산다.
세상을 혼자 살아야 한다는 외로움도 보이지만 세파를 혼자 헤쳐나간 자신감이 몸에 베어있다.
눈을 자세히 들여다 봤다.
달관이 보인다.
청학동 도사님
역시 청학동 사람이다.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이념이 세상에 널리 퍼져 나갈거라고 굳게 믿고 계신다.
음양의 조화와 그 이치...
이 분 눈에서도 빛이난다.
거의 7시간 동안을 두분의 말씀을 들었다.
대단한 공부를 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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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첫 날
민박집에서 저녁식사가 안된다고 알려준 칠선계곡의 식당.
돼지고기 2인분 시켰는데 사장이 외출에서 돌아와야 된단다.
음식도 별 맛이 없었는데...
칠선계곡 올라가는 이 계곡의 경치 하나는 정말 절경이다.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거의 2km 거리를 걸어서 컴컴한 길을 걸어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마눌님이 숲속에 이상한 짐승의 눈 빛이 보인다고 겁을 낸다.
내 눈에도 보이다 안보이다 하는게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날아 다닌다.
ㅋㅋㅋ 반딧불이다.
거의 45년 만에 보는 반딧불이다.
어려서 상계초등학교 다닐때 보고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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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독자님들을 위한 글이라 존댓말을 사용하겠슴다.
저 부처님 얼굴...
처음 금계마을에서 봤을 때는 측면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왜 저렇게 부처님이 돌아 앉아 있을까 했는데 의중마을에 들어서보니 부처님은 의중마을을 보고 계셧네요.
채석장에서 돌을 캐다 팔고 나머지 부분에 저렇게 부처님을 만든다는데...
아직 완성품이 아닙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돈 버는 방법 하나 알려드릴께요.
당장 의중마을에 투자하세요.
저 부처님이 완성되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저 부처님을 보려고 의중마을에 관광을 올 겁니다.
돈 버는거 확실 할 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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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의 수령은 820년 입니다.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820년 이면
고려 중엽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와 한국 전쟁과 대한민국의 시끄러웠던 근대사를
고스란히 보신 대단하신 나무님 이십니다.
살다가 나무보고 님자 붙여 보기는 처음입니다.
100년도 못사는 인간들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인지...
아웅 다웅 싸우고 서로 죽이기까지 하는 참으로 못난 존재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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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중 마을을 지나던 중 수다쟁이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집도 구경하라고 하시고 주변 텃밭 자랑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수다를 다 들었나 싶었는데 길을 같이 따라 나서시더니 저 길옆의 뽕나무 오디 열매를 무진장 따 주십니다.
실컷 먹었는데도 가면서 먹으라고 더 따 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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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조용한 길...
바람소리... 새소리...그리고 우리 두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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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렇게 큰 달팽이 보셨어요.
사실은 화장지에 물 묻혀서 조용히 집으로 모시고 싶은 욕심이 생겼드랬습니다.
직경 3~4cm은 될 듯 하지요.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마눌님이 손을 가만히 내밀었는데...
고개를 돌려 버립니다.
지리산에 와서 정말 신기한 걸 많이 봅니다.
식용으로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봤으면 틀림없이 꿀꺽 했을 듯...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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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트가 눈에 보이지 않으세요.
이 곳을 지날때가 오전 11시 쯤이지 싶었는데 정말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 하느님, 하늘님, 성모마리아님, 예수님, 부처님, 마호메트님 감사합니다.
이 곳에서 지내면 모든 병이 치유될 것 같은 확신은 착각일까?
일단 이 지점은 눈에 넣어 뒀지요.
나중에라도 몸이 아프다던가 심각한 상황이 온다면 반드시 이 곳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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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들의 이름은 무얼까?
나는 56년 사는 동안 뭘 한걸까?
진즉에 이쪽 방면으로 조금만 공부를 했더라면 싶습니다.
그랬으면 여행길이 더 풍족하고 재미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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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얼까요?
지리산 닷컴에 계시는 무얼까? 님이 생각났습니다. ㅋㅋㅋ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혹 누가 버리고 간 과일을 감쌌던 비닐로 버섯이 뚫고 나왔나 했거든요.
그런데 아닙니다.
이 자체가 버섯인듯 합니다.
혹시 이 버섯 이름 아시는 분 댓글 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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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너무 편안하고 평화롭습니다.
더욱이 장마 예보에 걷는 사람들이 전혀 없어서 둘레길 4코스는 마눌님과 도사님 두분과 함께 전세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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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다시 내 생각... 존댓말이 사라집니다.
4코스를 걸으면서 배가 고팠다.
금계마을의 민박집 주인 여자가 많이 게을러 보였다.
아주 교양 있는 척은 하는데 게을러 보였다.
그래서 도착 첫 날도 저녁을 나가서 먹어야 했고 아침은 굶고 출발했다.
기껏 한다는 짓이 커피 한잔에 삶은 달걀 하나씩 먹고 가라고 내놓는다.
배가 고파서 신경질이 나려고 할 때쯤 식당 하나가 보였다.
맙소사... 그런데 문이 잠겨있다.
식당 문에 붙어있는 저 A4 용지에서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전화를 했다.
식사 준비는 안되고 라면과 부추전을 해줄수 있단다.
감사합니다지 뭐...
잠시 후 나타난 이 분이 식당주인이고 송전마을 대장이란다.
라면과 부추전에 막걸리까지 한잔하고 나니 힘이 솟는다.
이 순간 이 분은 나에겐 부처님과 동격이시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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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 마을 하나가 아늑하게 들어 서있다.
지리산은 정말 푸근하게 넓다.
어머니의 치마자락 처럼 치마 폭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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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유담을 돌아서 내려 온 강물! 임천이다.
지리산 댐이 들어서면 아래의 사진에 나온 아름다운 계곡들은 모두 수몰이다.
너무나 아름다운데...
경남 지역의 상수원 확보를 위해서 해야 한단다.
상류쪽 람천까지 수위가 올라가면서 실상사 부근의 기후변화도 염려가 된다.
하류쪽의 남강 진양댐을 살려 내는게 우선이 아닐까.
진양댐을 포기하고 새로운 상수원을 위해 이 아름다운 계곡을 수몰 시킨다는건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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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오후...
이 길에서 평화를 느낀다.
법륜스님 스승님께서 하셨다는 말씀이 떠오른다.
농부가 논둑에 앉아서 청정한 마음을 얻었다면 그 곳이 곳 절이요 그 농부가 부처라고 하셨다던가?
그 경지는 알지 못하겠으나...
걸어 온 저 길을 뒤돌아 보는 순간 마음의 평화를 느꼈다.
생명.... 존재의 느낌... 이 풍경에 울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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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댐이 들어서면 이 평화로운 마을도 수몰된다.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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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코스 도착지점 동강마을 지나 방곡마을 가는 길...
이 곳이 양민을 집단 학살한 처형장이었다.
내 눈에는 아직도 저자리에 공포에 질린 눈동자와 비명과 피가 보인다.
6월 도보 여행 첫날 4코스는 제주 올레 중 다크올레인 10코스를 걷는 기분이다.
제주4.3 평화공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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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처님 얼굴~ 복분자..대박입니다.
개망초 망태버섯 산수국 노루오줌(촛대승마)도 동정해 보세요
아래서 부터 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