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기초가 있는 여러분은 제목을 읽고 고개를 갸우뚱 했을지 모르겠다. 9월에 10월의 축제라니 무슨 말인가? 이젠 10월에 크리스마스축제를 가불해서 열고 그러나? 아니 우리는 그렇게 튀는 인간들이 아니다. 옥토버훼스트는 맥주집의 옥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제목이 뜻하는 바는 9월말에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주집에 갔다는 이야기이다.
기억하는가? 9월중순 표일한 은사 두 명은 청담을 나누고 헤어지면서 옥토버훼스트에서 일인당 만원에 무한리필을 해준다니 추석지난 후에 한번 가자고 약속을 했었던 고사를. 양인은 尾生만큼이나 men of their words이므로 추석후 딱 일주일 되는 날 옥토버훼스트에서 만났다.
먼저 C군의 대만여행에 대하여 내가 정중하게 태풍으로 고생은 하지 않으셨는지 여하를 물은즉슨, 답변하되 서울에서 출발이 4시간 늦어졌을 뿐 다른 불편은 없었노라. 도리어 태풍일과후의 경색이 좋았고 대만동부 화련에 가는 길에서는 산봉우리의 운무와 계곡의 물이 볼만했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곧 발표될 C군의 "대만만유기"에서 즐기기 바란다.
내가 정색을 하고 C군에게 허락도 없이 양자간 청담내용을 누설한 것에 대해 사죄하자 C군은 하해같은 관대함으로 용서하면서, 굳이 재산이 많고 적음에 따라 취미활동을 제한한다면 10억은 낮추어야 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前非가 있는 나야 그 자리에서 그냥 지나 갔지만서도 10억을 낮춤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전 재산이 5억원밖에 안되는 사람들이 맘대로 국내여행을 즐기겠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좋다! 그러면 좀 자세히 구분해보자. 관건은 가용자금이므로 부동산은 논외로 하고 금융자산만을 기준으로 삼아 살펴본다.
(1)금융자산 30억이상은 골프와 해외여행을 즐긴다. (2)30억-15억은 골프와 해외여행중 택일할 것.(변경시에는 최소 1년은 지속해야 됨. 즉 1월엔 골프 2월엔 변경해서 해외여행 이런 식은 안됨). (3)15-9억은 국내여행을 즐길 것. (4)9억이하의 서민은 시내산책으로 만족할 사. 다시 말하면 월 300만원의 수입이 없으면 여행다닐 꿈을 애당초 꾸지 말라는 말씀.
부기사항1: 연금등 고정적 수입은 300배로 환산함. 예컨대 100만원 국민연금은 3억원의 금융자산으로 환산함.
2: 60세이상의 은퇴노인을 대상으로 한 것임.
3: 미혼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보유재산에서 아들 일인당 3억원, 딸 일인당 1억원을 차감할 것.
이 기준은 내가 임의로 재조정한 것으로 C군은 아는 바가 없음.
그 동안 뭐했냐는 물음에 나는 唐人들이 쓴 소설을 읽었노라, 인총많고 땅넓은 나라라서 글잘 쓰는 이야기꾼들이 제법 있는 듯하다, 문학적 완성도에서 태백산맥이나 아리랑보다 나은 소설들이 있다, 중일전쟁이 주제로 많이 택해지는 모양이니 중일친선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해, 왜놈들이 징키스칸이래 제일 잔혹하게 살육한 것같애, 대충 이런 식으로 보고하다.
현직인 C군의 덕택에 필스너, 바이스와 퉁클레, 세 종류 삐루를 골고루 맛보다. 아! 배부르다! 오! 쉬마렵다! 자리없어 대기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보이고 양껏 먹고 마셨으니 이만 일어서자!
명동을 한 바퀴 돈 후 C군과 커피 한 잔 덧붙인 후 헤어지다.
귀가하는 중 鐵馬에 걸터앉아 이런 저런 詩想(?)을 더듬다보니 번득 한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많은 친구들이 삼국지를 번역했지? 우리 대학동기 이동진대사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차라리 각도를 달리해서 조조나 유비의 자서전이나 일기를 써봄이 어떨까? 연구가 엄청 요구되겠지?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아니구나! 아니 벌써 신도림역이네!
첫댓글 아들. 딸들에게 퍼주기만 생각지 마시고, 결혼 후 1년 이내에 제주도라도 효도관광을 받아야, 사람 냄새 나는 자식농사의 보람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