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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카멘이 뭐라고.. 결국 지지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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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저희 혈맹의 본진은 사실상 부산이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4명 제외 전원 부산 거주)
그래서 인원에 밀려 정모는 항상 부산에서 진행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평창형님이 매번 픽업 오시고 같이 내려가주셨습니다
그런데 정모가 아니라 딱 공주 하나만 만나러 가는데 평창형님이 같이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통장 잔고가 거의 0원에 수렴했던 저는 급격하게 자신감이 낮아졌습니다
왕복 KTX도 예매해야하고.. 같이 밥도 먹어야 하고.. 술도 한 잔 해야 하고..
도대체 얼마를 준비 해야 하지? 다이아를 팔아야 하나? 주변에 돈을 빌려야 하나?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을때 뭔가 눈치 챈건지 그냥 그런 성격인지 공주는 시원하게 자기가 올라 가겠다며
게임에서 도움 받은것도 많으니 밥도 자기가 산다고 위치만 찍으라고 했습니다
이 당시에 저는 제가 전생에 부산을 구했나? 정말 부산에는 천사들만 살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나중에 부산에서 직접 운전 해보기 전까지만)
그렇게 정말 오랜만에 머리도 깔끔하게 자르고 옷도 차려 입고 공주를 만나러 갔습니다
생전 얼굴 처음 보는 사람인데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호들갑 떨며 달려오는 공주를.. (진짜 계속 공주라고 쓰기 힘드네요) 만나고
혈맹 단톡에 인증샷도 올리고 바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크게 웃어주고 쉬지않고 재잘대던 그 분위기였습니다
20살 마지막 연애 이후로 처음 하는 데이트였고 모든게 마냥 즐거웠습니다
내심 사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소위 말하는.. 급차이가 난다고 할까요
당시 공주는 집도 잘 살고 객관적으로 정말 예뻤습니다 성격도 꼬인부분 없이 너무 밝았구요
그렇게 2차로 미술관이라는 술집으로 이동해서 술을 한 잔 했는데
2병쯤 마셨을까 대뜸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왔습니다
살면서 처음 만났고 만난지 4시간 정도 밖에 안됐는데 이런 대화가 가능 하냐고 의문이 드시겠지만
매일같이 12시간 이상 통화하면서 내적 친밀감이 많이 쌓였기 때문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연애 고수인척을 하기 위해 음.. 하면서 고민하는척 했지만
1초만에 턱부터 정수리까지 붉어진 얼굴이 제 심리전을 완벽하게 망쳤습니다
공주도 바로 빵 터져서 대답을 얼굴로 하냐고 한참을 웃었고
저는 한숨을 쉬며 술을 한 잔 더 털어 넣었습니다
한 1분 정도 쉬지않고 웃던 공주는 갑자기 사실 나는 너랑 사귀려고 올라왔다 살면서 이렇게 말이 잘통했던 사람이 없었다
얼굴이 잘생겼든 못생겼든 키가 크든 작든 내 마음만 확인하면 무조건 고백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카톡프사 봤으면서)
엄청 놀라긴 했지만 제 대답은 당연히 예스였고 저희 둘은 처음 만난지 6시간 정도만에 사귀게 됐습니다
혈맹 단톡에는 둘이 손 잡고 있는 모습을 찍어서 올렸고
많은 축하와 함께 헤어지면 누가 혈맹 나갈거냐.. 같은 멘트를 받으며 그렇게 공주를 내려 보냈습니다
다시 인게임으로 돌아와서.. 이 때 정말 중요한 이벤트가 열립니다
바로 리니지2M 최초의 서버이전 공지가 뜬거였죠
서버이전이란 리니지 게임 내에서 공성과 더불어 가장 큰 컨텐츠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영향력이 엄청나게 컸는데
단순히 캐릭터를 옮긴다. 라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서버의 구도가 바뀌고 높은 밸류의 아이템이 오가는 등 대격변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A서버는 10:0으로 압도적이었던 서버였는데 지는 쪽이 서버를 비우고 다같이 B서버로 이전을 해버리고
C서버에서 훨씬 많은 인원이 A 서버로 이전을 와서 이기던 쪽을 밀어버린다거나
5:5로 팽팽하던 서버였는데 다른 서버에서 혈원을 모집해 순식간에 인원차이를 낸다거나 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 정말 큰 이벤트였습니다
특히나 리니지2M이 런칭한 이후로 처음으로 열리는 서버이전이라 사람들이 더욱 흥분한 상태였죠
거대 연합의 이동, 각 서버를 주름잡던 핵과금러들 끼리의 구도를 상상하면서..
그렇게 저희도 그 폭풍속에 뛰어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기회가 얼마나 큰 기회인지 알고 있었고 처음에는 서버로 인원을 불러들여 기존의 상대연합을 미는 방향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원이 소수인점, 서버 내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점 등 여러가지로 인원을 모으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혈맹 내부 회의를 통해(사실상 담비야 알아서 해라 였지만) 방향을 틀어
타 서버의 혈맹과 연합을 결성해 특정 서버로 같이 이동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저희 혈맹과 규모가 비슷한 다른 혈맹을 구해 연합으로 한 서버를 공격하면 무조건 서버를 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죠
그때 부터 저는 리니지2M 인벤, 리니지2M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거의 상주하며 각 서버의 정보를 모았습니다
서버의 통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어느 라인이 얼마나 우세인지, 그 라인에는 어떤 인원들이 있으며 스펙이 어떤지..
당시에는 리니지2M의 인기가 상담했고 호사가들이 많아 정보 수집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몇몇 서버를 제외한 전 서버의 정보를 취합해 시트를 만들었고 혈맹내부에 공유했으며
연합을 만들기 위해 거의 20개 이상의 혈맹을 컨택했습니다
그리고 거르고 걸러 최종적으로 남은 한 개의 혈맹(이하 스타 혈맹)과 연합을 결성했습니다
인원은 40명 남짓 이었지만 10명 이상이 전설 클래스를 보유한 막강한 연합이었습니다 (당시 제 생각엔)
회의를 통해 연합의 총군은 스타 혈맹의 군주를 하던 울트라 형님이 하시기로 했고
저는 군주에서 내려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섭섭했습니다
그냥 권력욕이었던걸까요.. 아니면 다른 뭔가였을까요 이때의 감정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건 이때 부터 게임 내적으로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형님들의 허락 아래 거의 담비 독재정권을 유지하던 저희 혈맹이었는데
서로 다르게 살아오고 다르게 플레이하던 두 혈맹이 합치는건
생각보다 더 쉽지않았고 혈맹 내부 규율 정하는것 부터 난항이었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FM으로 시트에 모든걸 기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운영해왔고
스타 혈맹은 따로 기록 없이 그때 그때 나눠 가지며 혈비를 남기지 않는식으로 운영을 해왔습니다
이런 극과극의 스타일을 가졌던 두 혈맹인지라 거의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굵직한건 기록하고 당시 가치가 많이 낮아졌던 희귀 아이템들은 바로 바로 던지는 식으로 결정됐습니다
솔직히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앞으로 같이 플레이 해야 할 인원들이고
점점 맞춰가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넘어갔습니다
혈맹 내부 규율을 모두 정하고 이제 어떤 서버로 가야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였는데
여기서도 크게 의견 차이가 났습니다
스타 혈맹은 무조건 본인들이 있는 A5 서버로 이전을 와야 한다
지금도 5:5인데 너희가 넘어오면 압도적으로 서버를 먹을 수 있다. 라는 주장이었고
저는 시트를 보여주며 지금 전 서버의 정보를 다 가지고 있고 B4 C5 이 두 서버중에 무조건 가야한다
다른 서버들에 비해 스펙이 압도적으로 낮고 전설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유저도 1,2명 이다 라는 주장이었습니다
A5 서버에 상대도 지원을 불렀는데 지금 우리 혈맹보다 세면 어떡할거냐..
그럼 니가 고른 서버는 상대가 지원을 안오냐..
정말 끝도 없이 얘기를 나눴고 제 기억으로는 이틀 내내 싸웠던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힘이 약한 서버는 지원이 아무리 많이 와도 우리 연합보다 약할거지만
이미 전설클래스가 5,6명 있는 A5 서버에 비슷한 규모로 지원이 와버리면 밀릴 수가 있다
이런 논리로 천천히 스타 혈맹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저를 100% 믿어주던 저희 혈맹과 달리 스타 혈맹에서는 제 의견에 동조하는 인원이 조금 있어서
그렇게 제가 고른 B4 C5 중에 이전하기로 결정이 됐습니다
두 서버는 전력에 큰 차이가 없었고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서버 이전 당일 제가 결정하는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서버이전 당일.. 저는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할때 처럼 '이름이 더 마음에 든다' 라는 이유로 C5 서버를 선택했고
저희 혈맹과 스타 혈맹 전원 C5 서버로 이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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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에서 서버이전과 월드쟁 얘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정말 택도 없네요..
쓸데 없는 내용 줄인다고 줄인건데 제가 투머치토커인걸 까요 ㅠㅠ
가능하면 6편에서 새로운 서버 전쟁 + 월드쟁 구도를 정리하고 7편에서 제 인생얘기로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6편은 내일, 7편은 모레 올리겠습니다 더 빨라질 수도 있어요 !
너무 과분한 사랑과 좋은 얘기들을 댓글로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여러분의 댓글이 제 인생의 낙이 됐어요 흑흑
첫댓글 캐쉬템이
다 밍찼어
ㅡㅡ
그 어떤 글보다 기다려지는 글이예요ㅋㅋ 너무 재밌네여!!!
구독 좋아요
지금은 게임을 안하지만 게임에 미쳤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 마음이 몽글몽글 하네요 넘 재밌어요
재밌네요ㅎㅎ
낙을 하나 추가하게씁니다
담비님의 글도 제 낙 중에 하나가 되었어요ㅋㅋㅋ
그러니까 빨리 6편 주세요 !
7편~~~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캬
재밌네요
진짜 재밌네요ㅋㅋㄱㅋㅋㅋㅋ
아 형 글써요!
더줘요
이번화도 잘 봤습니다!!
더“줘”
ㄷㄱ
끼얏호우 존잼
졸잼~
잠은 다음생에 자시고 완결까지 달리세요 얼른!
공주님과 연애 이야기는 부록으로 푸시나요?ㅋㅋㅋ
넘 재밌네요
꿀잼
존잼
[줘로아콘]
게임판타지소설 읽는거같네 ㅋㅋ
진짜재밌네요 ㅋㅋ 리니지를 한번도 안해봤지만
글을 이렇게 읽어보니 다른게임에선 없는 리니지만의 재미가 있는거같아요
ㄷㄱ
오래걸려도, 더 길게 써주셔도 더 길게 재밌게 읽을 것 같습니다 :)
개재밋다
글쓴이 가두고 만두만 먹이면서 글쓰게하고싶다
ㄷㄱ
너무재밌어요ㅎㅎ
꿀잼 ㅋㅋㅋ 시간순삭
꿀잼ㅋㅋㅋ
진짜 글 써보세여 능력이 있으시넹
erer
도탁스의자랑!
넘재밌넹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