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창호중사님 전역 정말 축하드립니다. 돈 많이 버세요...^^
그리고 아래의 글은 웬만하면 읽지 마세요.
밑에 소요산이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올려주신 안명수 대위님 貴下.
참 감동적인 내용의 글을 올려주시네요.
근데 그 좋은 말씀을 중대장님(앞으로 이렇게 호칭하겠습니다. 뭐 한 번 중대장은 영원한 중대장이라는 좋은 이유가 아니라 딱히 따로 호칭을 붙이기가 힘들어서입니다.)이 했다는 것이 헛웃음나오게 하네요.
이 글을 본 중대장님을 제대로 겪지 않은 제 훨씬 선배들은 이 글을 보고
'아, 이 분 정말 정도 많고 훌륭하신 지휘관이고 중대장님이구나!'라는
생각들을 하겠죠. 왜 그러십니까. 남자가 끝까지 소신을 지키셔야지. 자신과 뜻이 다르면 항상 찍어내고 힘이 닿는 한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시키던 독선적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이 글 읽고 기분나쁘시겠지요. 비겁하다고 생각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전 이게 비겁하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왜냐구요. 바로 공정성의 문제이기때문입니다. 제가 아직 군복을 입고 있었다면 이런 글은 안 올라올 겁니다. 왜냐면 저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게 뻔하니까요. 독립영외중대의 지휘관이 가진 권력은 그 중대 안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이죠. 그 앞에 병사위치라면 추풍낙엽 신세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제가 군복을 벗고 사회인으로 돌아온 이상 중대장님과 저는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논쟁을 벌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이런 말씀을 중대장님께 드리는 것은 바로 그 이유입니다.
아무리 민주화 된다고 해도 군대는 군대라는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하기에 전 제 지휘관이었던 중대장님께 군복입고 있는 동안엔 정면으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전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대장님께서 하셨던 몇 가지 행동을 돌이켜보죠.
지통소대 내부공사를 하는 동안에도 들어와서는 절반이상을 진행한 작업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렇게 해야한다고 지시하고는 나가시곤했습니다. 죽어라고 일하고 있는데 들어와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다르게 해라. 말하는 사람은 쉽겠지요. 하지만 그걸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얼마나 짜증이 날지는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셨습니까? 물론 생각 안 하시겠지요. 하지만 중대장님의 그 한 마디 덕분에 우리 병사들은 X뱅이쳤다는 것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생각하기 싫은 게 또 있습니다. 소원수리라는 거죠. 상급부대에서 나왔을때라든지 중대장님 기분내킬때 중대원 불러놓고 아주 재미있는걸 하셨죠. 무조건 이름을 적어야 되고 이름이 안 나오면 다시 하고, 계급별로 나누고... 그러고서는 꼭 이 말은 하시더군요. '이거 하는 중대장도 피곤하다. 빨리 끝내고 자야 될 거 아니냐. 나도 집에 가면 집사람과 아이가 있다.' 그럼 늦게까지 안하면 그만 아닙니까? 그리고 이름을 적어 내라니요.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입니까? 공산주의 중에서도 하빠리 쓰레기 취급받는 스탈린식 교조주의에서나 시행하는 상호감시제를 시행하는 것도 아닌데 이름을 적어내라고 하시니 입으로는 민주적이고 자애로우신 중대장님의 리더쉽이 독선과 독단, 그리고 지휘하고 있는 휘하 사람들의 분열 획책을 통한 수월한 통치 리더쉽이었다는 사실이 웃기기만 하네요.
그렇게 폭력은 안 된다~. 하시던 비폭력의 사도이신 중대장님의 행동은 어땠습니까? 들고 계신 지휘봉은 기분전환할 때 사병들 한 대씩 쥐어박는 무기였고. 기분 나빠 있을 때는 눈에 조금만 거슬려도 바로 발길질에 주먹질을 일삼지 않으셨습니까? 저 자신이 피해자이기도 하고 또 그런 대접을 받은 사람이 더 있다는 증거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아니라고 하시면 한 말씀 더 드리죠. 언젠가 중대에 사령부 인사처장이 왔을때 한껏 깨지시고 나서 전 중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다니시다가 내무실에서 "소대 차렷!"소리를 못 듣고 TV를 보던 저를 지휘봉으로 때리고 발길질하셨죠? 그 날 밤에 제가 한 일이 뭐였는 줄 아십니까? PX에서 일회용카메라를 구해서 상처부위를 찍어서 필름을 집에 보낸 거였습니다. 그 때는 정식으로 고소하려고 생각도 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니까 '그래도 기분이 많이 안 좋으셨으니까 이해하자. 지나가다 X 밟은 셈 치지 뭐.'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뼈가 잘못되었던지 2주일 정도를 절름거리면서 다녀야했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그냥 넘어졌다고 둘러대야했습니다. 그 후에 미안하다고 말씀해 주시긴 했지만,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죽은 사람이 되살아옵니까? 어쨌든 그 사건이 결정적으로 중대장님을 불신하게 된 계기였다는 것을 밝힙니다. 아직도 그 사진은 저희 집 책상서랍에 필름과 같이 있고 가끔씩 그걸 볼 때 마다 절대로 내 자식은 군대에 안 보내고, 안 되면 병사로는 안 보낸다고 다짐하고는 합니다. 좋은 진리 몸소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를 드려야 되나요? 하지만 그렇게 우호적인 감정은 일어날래야 일어나지를 않는군요.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얼마든지 리플 다셔도 상관없구요. 뭐 명예훼손이나 무고로 고소하시겠다면 어쩌겠습니까? 받아드리죠. 하지만 그 경우 저 역시 제가 당연히 찾아햐할 권리를 찾는데에 과거처럼 머뭇거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 이 경우 저에게 명예훼손이나 무고가 성립되지 않더군요. 잘 아는 변호사 한 분에게 자문을 구한 일이니까 아마 그럴 확률이 80%이상이지요. 어쨌든 겨울인데 건강하시고 날로날로 번창하십시오. 아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요새는 술만 조금 먹으면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카스타를 보고 열받곤 하더군요. 가끔씩은 수위아저씨 몰래 차에 기스도 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