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7] 마니껭고[馬尼干戈]의 푸른 초원.
10. 5. 31. . 마니껭고 씬루하이新路海]호 - 깜제[甘孜] 자전거 105.41 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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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와 그 녀석의 형수 그리고 조카. +++
티벳 사람들은 사진을 좋아(?)한다. - 길에서 찍어 달라는 사람을 종종 만남.
티벳으로 네 차례 기행을 하면서 여러 번 사진을 찍어주고 돌아 온 후에는 편지로 보내주고....
기행 중에 만나는 호의로 사진을 찍어 주마 고 하지만 돌아 온 후에는 점차 여행지에서의 추억은 가슴 속에 묻혀가고.... 빼서 보내야지 보내야지 하다가 각박한 생활에 쫒기다 보면 몸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그래서 자전거 타기는 즐겁지만 기행기를 쓰는 것이 몹시 번거롭듯이, 찍어 주기는 쉽지만 씻어서 보내주기는 엄청난 정성이 필요하기도 한데....
지난 저녁 기행자를 불러서 재워주마고 한 녀석은 겨우 16세.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선전한 기행자에게 살갑게 대해주더니... 적절한 시기에 사진을 찍어 달란다.
피곤하기도 하고 밤이라서 제대로 나오지도 않을 것이기에 다음날 아침으로... 미루었으니....
아침 일찍 온 가족을 보아 놓고, 이래저래 화보를 찍듯이 자리를 바꿔가면서 수십 장을 남겼다. - 돌아오자 바로 씻어서 보냈음.
중국에 막 건너왔을 때 새파란 애송이가 와이궈펑여우[外國朋友]라며 맞 담배질을 하고 어깨를 툭툭치면서.... 수이 접근하는 것에 때로는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중국 생활 십수년에... 모두 적응이 됐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편한 것은 아닐 것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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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저녁 신세를 진 집 발코니에서 씬루하이라 라는 호수가 나무사이로 살포시 내려다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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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춰라[Tlola, 雀兒山]를 넘어 등지고 마니껭고로 내닫는 내리막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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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마니밧메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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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껭고로 내려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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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껭고 삼거리. 왼쪽 길은 데게에서 춰라를 넘어 오는 길이고, 오른쪽 길는 지난 봄 지진으로 쑥밭이 된 칭하이성의 위수로 넘어 가는 217성도이며, 뒤쪽이 깜제, 짱고를 거쳐 쓰촨의 청두로 이어지는 317 국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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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껭고의 초원. +++++
몽골의 후룬뻬이얼[呼倫貝爾]과 췌린궈레이[雀林郭勒]초원 그리고 위그르의 이리[伊犁]초원.
이에 더하여 칭하이에서 깐쑤로 넘어가는 227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치렌산[祈連山]초원,
또, 칭하이 씨닝에서 라싸로 넘어가는 109국도. 즉, 탕구라 산을 넘어 나취부터 땅슝까지의 너른 초원인 나취[那曲]초원.
그리고 행정 구역상으로는 쓰촨으로 편입된 촨씨[川西] 초원. - 리탕[理塘], 깜제[甘孜], 씬롱[新龙], 바이위[白玉], 빠탕[巴塘]을 아우르는 초원. 마니껭고는 바로 여기에 속한다.
2003년 실크로드를 타고 넘어갈 때 지난 치렌산 초원, 2005년 씨닝에서 라싸로 넘어 갈 때는 나취 초원을 보았는데... 넓게 촨씨초원에 드는 317과 318 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초원들... 그 중에 마니껭고 초원이 으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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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에 어디라도 오색의 깃발 롱다가 빼곡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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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다오에서 왔다는 고[高] 선생. 예정대로 차를 몰고 나타남. 짐이 많아 쑤셔 넣을 공간이 없는데 물 두병에 사이다도 두 병이나... 갈 길이 먼 고 선생은 이내 쏜살과 같이 내 뺌. ++++
데게에 닿던 생일날.
단번에 기행자가 한국인임을 알아 봐 불법잠입하여 솥 뚜껑만 봤어도 놀랐을 소심한 기행자를 떨게한 중국인 여행자.
데게에서 함께 식사를 했고, 하룻밤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눔.
특히 이 사람이 소개한 탱화를 그린다는 현지화가를 만나 kbs 특별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제2편 순례의 길에 나오는 5인이 사는 마을 커뤄똥향의 까링껨바(절을 이르는 데게 사투리)를 수이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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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날의 초상. ++++
소싯적에 박아 놓은 빛 바랜 사진 속의 풍경.
학교도 들어 가기 전으로 코를 질질 흘리던 시절. 큰형 결혼식 때 가족 사진 속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풍경(?).
소학교 운동회 때 누군가 찍어 준 사진 두어 장.
학교 갈 때는 콧 수건을 가슴에 달고 갔고...
머리에 이가 드글대던 시절 누구나 할 것 없이...
머리 속을 헤집으면 서캐가 허옇게 보이던 시절....
너나 없이 기집애는 단발. 사내 놈은 빡빡 대가리가 대세였던 시절.
머리를 깍는 이발소는 멀고... 돈도 귀하고....
깍기는 것보다 뽑히는 것이 더 많은 장에서 사 온 이빨이 제대로 맞지를 않는 이발기.
깍고나서 서로를 보며 놀려대던 시절이....
엇그제 같은데....
점심 때가 되었고... 강가가 너르기에 자전거를 세우고에서 라면을 끊이는데...
몇 집이 보이기는 했지만, 민가와 꽤나 먼데... 어디선가 나타난 녀석!
그 녀석을 보며 내 어린 날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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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고개? 오르는 길. ++++
티벳에는 평지가 읎따. 길을 나서면 오르고 오르기 시작하면 백리길은 기본(!)이다. 물론 내리막도 이와 같지만... 오르막은 기~일~~어서 하루 종일 올라야 하고.. 오르기만 하면 내리막은 몹시 짧아 눈깜짝하면 닿는다.
해발 고도 5천m가 넘는 엄청난 고개를 넘었으니 이제는 내리막이 대세! 라는 간절함이 있었는데...
언감생심! 마니껭고를 지나 백리 조금 넘자 오르막이 딱 버티고 서 길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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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시 20분. 해발고도 4,075. 씬루하이에서 54.45km. 마니껭고에서 41.35km. 진짜(?) 오르막은 겨우 2십리 쯤. ++++
마침 미엔빠오로 불리는 승합 택시가 나타났기에, 이 고개가 무슨 고개요....하고 물으니 차 안에 가득 앉은 현지사람들 중에 누구도 모는지 눈만 멀뚱멀뚱.
이 고개는... 살아 계신 부처같이 기행자를 잘 보살펴(?)준 줴르사[覺日寺]의 한 라마승이 안내하여 절 구경을 했고, 기념 사진도 찍었기에 전화가 있어 확인을 하니 짜르양카 신산[扎日亞卡 神山]]이라고 일러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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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두 군구에 속한 군 차량 일백여 대가 긴 행렬을 지으며,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내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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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온다. ++++
티벳은 날씨의 변화가 무쌍하다.
해가 쨍쨍 나다가도 비가 쏟아지고... 여기는 해가 쨍쨍 나도 저쪽에서는 천둥 소리가 우르릉 꽝꽝!
저 먼 하늘로 먹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빤하게 건너다 보이기도 한다.
마니껭고에서 고개를 넘자 심상치 않던 날씨가 비를 몰고 나타났다.
두 번째 비도 산 아래 저쪽으로 비켜 갈 것 같더니 왠걸! 나그네의 머리 위에 쏟아 붓고 지나간다.
대부분이... 다행이 오래도록 쏟아지지도 않고, 많이 쏟아지지도 않지만... 때론 엄청나게 쎈 바람을 동반한다는...
그러므로 5분 대기조 같이... 짐은 항시 미리 덮어 놓고... 비옷은 바로 손이 닿는 곳에 넣어 두어야 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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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하나 넘으면 변하는 티벳의 집들.. 집중 연구를 해야 쓸까보다 집의 모습이 또 전혀 다르게 변모했다. 흙담. 즉, 울타리가 있고 집이 성벽같이 웅장하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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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게에서 깜제는 오백리가 넘어 간다. 중간에 5,050m나 되는 높은 춰라를 넘어야 하는데... 야롱[雅礱]강이 흐르고 고도까지 낮아진 깜제는 평지가 너르기에 농사도 짓는다. ++++
야롱강 : 칭하이성 빠엔커라[巴颜喀拉]산 남쪽에서 발원. 쓰촨의 쓰취[石渠]현에서 부터 아롱[雅礱 - 若水, 泸水]강이라 불리며, 남으로 흘러 빤즈화[攀枝花]에서 진싸[金沙]강과 합류하여 비로소 창[長]강이 됨.
티벳에서 발원하는 강들... : http://cafe.naver.com/acebike/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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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제는 이전에 보던 롱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롱다가 걸려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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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둥이는 높이 머리는 깊숙이... 외가닥인 길에서 고장이 나면 어쩌란 말씀인가! +++++
길에 고장난 차가 얼만큼 서 있느냐가 경제의 척도라고 한다던데...
실크로드를 타고 뚠황을 들려 우룸치로 갈 때.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고장난 차들... 기사가 너댓명이여서 운전을 교대함은 물론 그 중에 뛰어난 수리공이 있어 현장 정비도 바로 진행을 한다. 단 부품이 없을 때는 몇은 차와 화물을 지키고, 몇은 '빠꾸'로 가서 부품을 구해오고...
이러게 중국의 운전사들은 고수다.
시원치 않은 차는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늘 만지다보니 정비실력이 일취월장 늘어 난다는 말씀이다.
그나저나 길은 한 줄기인데... 길 한가운데서 고장이나면 어쩌라는 말씀인지... 다른 때와 같이 차가 인도로 갈 수도 없고... 몇 시에 풀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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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고도표. - 이 기행문에서 말하는 해발고도 표시는... 고도계의 설명서에 보면 저장된 국제민간 항공기관[ICAO]이 정한 국제 표준 대기[ISA]값을 이용한다 함.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 세운 해발 표시는[ ]안에 . 지역주민과 안내 책자에서 듣고 본 것은( )안에 넣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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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루하이에서 마니껭고를 지나 깜제까지. 마니껭고는 데게현 관할로 깜제로 넘어가는 길에 4,075m의 결코 낮지 않은 고개가 있음. ++++
[오늘 하루는... ]]
아주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깼고... 하룻저녁 신세를 졌음으로 기념 사진을 찍어주느라고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마니껭고에 이르러 늦은 아침을 먹고, 고도가 낮아지면서 길이 평단하기까지... 그런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즐거움은 결코 길게 가지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내리막이 그렇게 멀리가 있나! 46km쯤 부터 오르막이 시작됨.
하기는 춰라 고갯마루부터 따지면 내리막이 2백리 길이다. - 마니껭고부터는 비교적 평탄함.
고개를 넘어 신나게 내 닫기를 잠깐. 내리막은 결코 길지 않은 것을... 머지 않아 비포장 흙길이 나왔고 마침 군대 차량이 나타남. 달리는 것으로 보아 짐을 잔뜩 실은 것으로 보이고 군사작전이 아닌 재해를 당한 위수인민들에게 나눠 줄 생활용품일 것이라며 먼지가 뽀얗게 일어도 참으며 위안을 삼음.
다행이 고개는 그닥지 않았으며, 길이 좋아(?) 늦지 않게 깜제에 이름.
깜제에 닿아서... 도로를 닦는 답시고 온통 쑤셔놓아 차가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상황.
자전거는 여유(?)롭게 빠져 나갔지만... 길바닦에 온통 흙인 관계로... 더구나 들 쑤셔 놓아서 반쯤은 자전거를 들고 가야할 정도로 험악.... 낑낑!!!
이방인을 반기는 이 없는 깜제.
오랬만에 시원하게 닦고 편안하게 자야겠다며, 서둘러 쓸만한 여관을 잡고, 짐을 뜯어 방에 올랐는데... 편안한 잠자리를 보증할 만큼 하얀 침대보가 깔려 있지만....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공사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는단다.
결국 짐을 들고 물이 펑펑 쏟아진다는 가깝지 않은 자매 여관으로 이동.
오랫만에 - 그래봤자 3일 -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빨래도 하고...
칭다오의 기둥 柱靑島.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시원한 샤워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 만드셨죠
동의 못합니다.
기행은 매우 엄청 대단히 정말로 즐거운 여행입니다. 고생이라니 가당치 않읍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이오님께 기행자가 감사를...
기행에 대한 열정, 주청도 기자님,기자님의 실천주의에 찬사를 보냅니다.~~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고 하시는데... 즐기고 온 것입니다. 아주 즐거운 기행이었지요. "잔차 타는 늠"은 즐겁습니다.
추석날 어느 결에... 바람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늘 선생님 올린 글과 그림을 보면서 가슴을 키웁니다. 내내 건승하시길 빕니다. 제 카페로 스크랩해 갑니다. 감사합니다.
중국 공산당이 관리하는 땅이 넓어서 볼 곳이 참으로 많읍니다. 서서히 둘러 보시고 재미있고 유익한 기행문을 많이 남겨 주시길...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은 행복하시겠습니다. 우리야 마음 뿐이지 엄두가 안나는 일입니다.
이번 기행은 별로 고달프지도... 자전거 위에 앉아만 있어도 행복하니까요.
많은 분들이 한 번은 해 보고 싶어하지요. 어렵게 생각하지만 실제 해 보면 별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