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 법률상의 고지의무

[草隱]

사기죄에서 말하는 법률상 고지의무

사람이 어떤 사안에 관해서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도 사기죄가 된다는 것이 확고한 법리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하고 있는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사실에 대해 말을 했다면 상대방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는 이치입니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위 판결이 적용된 사례로 보험상담원이 수수료를 받기 위해 보험가입 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가입시켜 수수료 명목으로 32,960,902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사안입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면 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가입을 권유하면서 1회 보험가입비를 대납을 하고 2회 때는 해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가입방법은 대면이 아니리 홈쇼핑을 통한 방법이었는데, 이 관계가 3면 관계라서 원심은 무죄로 보았습니다.

즉, 홈쇼핑이 있고 보험사가 있고 그리고 보험상담원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보험사와 상담원이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때문에 ‘기망’이라는 행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설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644 판결)의 판단은, 보험가입자들이 진정으로 보험료를 납부할 의사와 능력이 없이 피고인에 의하여 1회 보험료를 대납하는 방식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어서 1회 보험료 결제 후 보험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수수료를 지급했겠는가 라는 취지의 판단을 하고 있어 보입니다.

이와 같은 취지의 판단에 더하여 보험가입 목적이 어디에 두고 있었는가 하는 부분을 지적한 듯 합니다. 요지만 정리해 보면 상담원이 수수료 중 1회 보험금을 대납하고도 남았다는 것이 됩니다.

이것을 계속했다는 것이라면 보험사 측이 의문을 가지고 문제 제기할 여지는 있었겠습니다. #형사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