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승무원이란 직업에 꿈을 갖게 된지가
벌써 3년이 됐네요.
햇수로는 4년이구요.
대한항공은 타본적도 없었고
대한항공 승무원을 실제로 본적도 없었는데
대한항공 승무원이 되고 싶어했어요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참 뜬구름 잡는 것 같았네요.
첫 계기는,
친척 언니가 지나가는 말로 한 칭찬덕분이었어요.
"너는 얼굴도 하얗고 예쁜게
이미지가 딱 승무원이다"
그때까지도 승무원의 채용기준에
외모가 중요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답니다.
승무원에 대한 아무런 이미지도 없었어요.
예쁘다고 칭찬하면서 덧붙인 직업이니
좋은 직업일 것이다. 막연히 생각하고
검색을 해봤죠ㅎㅎ
(제가 엄청난 미인이라는건 아닙니다ㅎㅎ
으레 친척들간에 인사치례로
예쁘다~ 정도는 들을만한 편...)
일 자체는 힘들지만, 그만큼 높은 연봉.
나름 긴 휴가.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
옷코디에 재주가 없는 나에게 딱 맞는 유니폼 제도.
내가 갖고있는 영어 점수보다(토익850/토스7급)
낮은 문턱이 주는 자신감(?).
짧은 검색에서 찾은 지원동기는
이 정도 였던 것 같아요.
개인사정상 빨리 취업이 되길 원했고
그래서 열심히 했습니다.
영어면접준비,
각 항공사 정보 공부,
보이스트레이닝,
각기 다른 학원출신 지망생들과 스터디,
워킹연습,
수영배우기(아예 초보에서 지금은 모든 영법 가능),
중국어공부,
모의면접 미소연습,
모의면접 기출분석,
기내방송읽기,
특강 참여 등등...
수강료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
학원을 못다닌 것 빼고
승무원 준비생으로서
할 수 있는건 다 한 것 같아요.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수많은 스터디원을 만났어요.
예쁘장하고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정말정말 성실하고
승무원이란 꿈에 올인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았죠.
제 짧은 소견으로는
이미 항공사들에서 발표해놓은 채용기준에는
차고 넘치는 친구들이었어요.
영어도 원어민급에.
키도 크고.
서비스직이 적성에 맞다는 친구들.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받은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사실 부끄럽게도
제가 금방 채용될 것만 같았어요.
엄청난 미인은 못돼도
어디가서 못생겼다 소리 들어본적 없고
기업에서 외모때문에 안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생긴건 걱정안했어요.
키가 작은 편이긴하지만(164)
더 작은 현직들도 꽤 있다고 하니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했구요.
너무 마른게 좀......(44kg)
항상 마음에 안들었는데
살찐 것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ㅎㅎ
(지금은 찐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도 수준급은 아니지만
컷트라인에 비하면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큰맘먹고 비싼 면접복도 샀습니다ㅎㅎ
그냥 막연히.....
저와 제 주변 스터디원들은
열심히했으니 다 잘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열심히 한 친구들 모두 안됐답니다.
전부 실탈....
서탈도 수두룩했구요.
영어권에서 살다 온 친구들도 떨어졌어요.
중국어도 잘하는 친구였는데.
그렇게 우리가 세월을
마구마구 쓰는동안
다른 기업에 취직할 기회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승무원 준비에 올인해야한다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붙었다는 사람을 보면....
슬프지만....
전부 이미지가 좋더군요.
미인이기도 하고
얼굴형이 깨끗한 느낌의 정돈된 이미지.
그런 친구들은 영어질문에서
한국어로 어버버 대답하고 나와도 붙는걸 보면서
조금씩 회의가 들기 시작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인천공항에 가서
그냥 승무원들 얼굴을 구경하러 간적도 있죠.
하지만 면접관이 나를 왜 안뽑았는지 알 수 없는데
계속 떨어지는 상황은 너무나 힘들었어요.
영어점수가 부족하면 공부하면되고
자격증이 필요하면 따면 되지만,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채
그저 면접관 마음에 들길 기도할 수 밖에 없는
(종교도 없는데!)
지원과정은 너무 막막했습니다.
심지어 미모순도 아닙니다.
완전 예쁜데도 떨어지기도 하고,
평범~한데 임원까지 가기도 하고.. 참ㅎㅎ
정말 운이라고밖에는.....ㅎㅎ
결국은 어렵게 타직종에 입사했고
지금은 삶에 안정을 찾은 상태입니다.
내가 만약 3년전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타기업 취직을 90,
승무원 준비를 10으로 잡고 준비할겁니다.
타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준비해도 충분합니다.
(물론
영어점수가 컷트라인에 한참 못미치거나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비중을 크게 두고 준비하셔야겠죠 )
그리고 학원다닌 친구,
과외 받아본 친구,
정말 많이 만나봤지만
대단히 만족스럽고 도움됐다는 친구는
거의 못봤습니다.
스터디 몇 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가르친다더군요.
혹시 저와 같은 분들이.
전현차 내에서의 으쌰으싸하는 분위기만 보고
'열심히 하면 되겠지' 라는
착하지만 순진한 생각으로
아까운 취업황금기에
다양한 기회를 많이 가져보지 못하게 될까봐
염려스럽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어떤점이 탈락요인인지 알 수 없어
불안에 떨며 자존감을 해칠까 걱정됩니다.
저는 지금에 만족하게 된
어찌보면 운이 좋은 편인 사람이네요ㅎㅎ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글도 쓰고요.^^
마무리를 어찌해야할까요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ㅎㅎ
어떤 꿈이든
이루시면 너무 좋고,
못 이루더라도
행복의 길은 다양하다고 생각하시고
마음편하게 먹으시길....
첫댓글 장수생으로써 격한 공감이에요....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굿나잇!!!! :)
솔직하고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에요!! 따뜻한 마음 좋은 기운 얻고 갑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전 반대쪽 얘기를 해볼까 해요. 사무직 하고싶어서 진짜 서류 안넣은 대중소기업이 없는데 다 서탈했어요. 1년을 그렇게 백수로 지내다, 안되겠다 싶어서 직종불문 사람인 올라온 구인공고에 서류 전부 다 넣기 시작했어요.그런데 이상하게도 호텔쪽은 서류만 넣었다 하면 바로바로 연락오고 최종까지 가게되더라구요...요점은...본인을 원하는 곳은 다 따로 있으니...승무원이든 일반직이든 그외 기타 어떤 직업이든...올인은 절대 위험한거 같다는 생각입니당...ㅜ
우와 다른질문이지만.. 그후에 결국 어떤직종으로가셨는지 궁금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ㅠㅠ 경험에서 느껴지는 진심어린 글입니다..
항공과를 졸업하고.. 3년전까진 승무원을 꿈꾸며 살던 1인으로서... 본인을 원하는 곳은 다 따로있다는 천사님 말에 너무나 공감이 가네요...^^; 꿈을 향해 달려가시는 여러분들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