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02-06 00:05:37
![]() ▲ 재계의 마도로스 성공 신화로 잘 알려진 동원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이어 받았다. 그는 현재 고급주택으로 알려진 서초동 ‘T 고급빌라’의 호실을 지난 2006년 50억원에 매입해 소유하고 있다. 사진은 김 부회장 소유 호실이 위치한 빌라 전경. ⓒ스카이데일리 전국 최고가를 자랑하는 서초동 ‘T 고급빌라’(공동주택)에는 정·재계를 비롯한 국내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 소유의 호실이 다수 있다. 그 중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소유의 호실도 속해 있다.
등기부등본(집합건물)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006년 10월 전용면적 273.86㎡(약 82.8평) 규모의 빌라 호실을 50억원에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T빌라의 경우 좀처럼 매물이 나오지 않지만 가장 최근에 나온 급매물의 시세가 약 70억원 가량이었다”고 전했다.
동원가(家) 혹독한 교육 후 장·차남 분리 경영
![]() ▲ 참치잡이배 선원으로 그룹의 경영수업을 쌓았다는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 2004년 동원증권 사장직에 오르며 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분리해 금융지주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금융지주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재계에서 김 회장의 자녀 교육은 매우 혹독하기로 유명한데, 김 부회장 역시 1987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참치잡이 배에 올라 약 6개월간 선원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룹에 입사한지 10년만인 1997년에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이사에 올랐다. 재벌가 자녀들이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한 기간이 평균 3.8년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김 부회장은 약 3배 가량 더 걸린 셈이다.
김 부회장은 2004년 동원증권 사장직에 오르며 그룹 내에서 금융계열사들이 분리됐고, 2005년 금융계열사들의 지주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직을 맡으며 금융계열사의 경영을 이끌었다.
또 2011년 당시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부본부장직에 있던 동생 김남정 부회장이 그룹 내 식품 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상무에 오르면서 사실상 동원그룹은 두 형제가 금융 및 식품 계열사를 분리해 운영하는 체제로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지주회사 사장직에 있던 김남정 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직으로 승진하면서 동원그룹의 후계는 당초 예상됐던 대로 장남 김남구 부회장 중심의 금융계열, 차남 김남정 부회장 중심의 식품·유통 계열로 각각 분리경영이 이뤄졌다.
창업주 두 아들, 각각 경영승계 완료 평가
![]() ▲ 동원그룹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동시에 식품계열과 금융계열로 각각 나뉘어져 경영승계가 이뤄졌다. 이에 장남은 금융계열사를, 차남은 식품계열사를 각각 이끌었다. 현재는 경영승계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개포동에 위치한 동원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동원그룹은 이미 지난 2000년대 중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과 동시에 지배구조 전환이 선행됐기 때문에 이번 김남정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사실상 경영승계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내 금융 및 식품·유통 계열사들의 지주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배구조는 각각 김남구 부회장과 김남정 부회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가 됐다.
이 같은 경영분리는 “동원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완료됐다”고 평가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식품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각각 지분의 20.23%, 67.98% 보유한 김남구 부회장과 김남정 부회장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 형제의 지배구조는 최근 몇 년 간 쭉 이어져 왔기 때문에 경영능력이 곧 잘 비교되곤 한다는 것이다.
동원그룹의 새로운 캐쉬카우로 부상한 김남구 부회장의 금융계열사와 동원그룹의 기반을 일궈낸 김남정 부회장의 식품계열사의 실적을 통해 부지불식간 두 형제의 능력이 자연스럽게 검증되고 있는 셈이다.
‘형 만한 아우 없다’ 3년간 이익실적 앞선 형
![]() ▲ 동원그룹 2세들이 물려 받은 계열사들의 최근 이익실적을 보면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이 이끄는 금융계열사들이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이끄는 식품계열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두 형제가 이끌고 있는 계열사들의 드러난 실적으로는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융계열사들의 실적이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이끄는 식품계열사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원그룹을 일궈낸 기반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한국투자금융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연결, 3월결산)의 실적을 살펴 보면 △FY2010년 영업이익 약 2301억원, 당기순이익 약 1754억원 △FY2011년 영업이익 약 3016억원, 당기순이익 약 2706억원 △FY2012년 영업이익 약 2378억원, 당기순이익 약 1869억원 등이었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같은 기간 동원그룹(동원엔터프라이즈 연결)의 실적은 △2010년 영업이익 약 2671억원, 당기순이익 약 1447억원 △2011년 영업이익 약 1936억원, 당기순이익 약 858억원 △2012년 영업이익 약 2012억원, 당기순이익 약 1242억원 등으로 집계돼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한국투자금융그룹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 시기 중 상당기간은 김남정 부회장이 지주회사의 부사장직으로 있었다. 이때부터 이미 그는 그룹의 전반적인 사안을 책임졌다”며 “이 기간의 실적을 통해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좋게 평가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그룹 간 계열사 성적 명암 속 벤처투자 주목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들 형제가 이끄는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과 동원그룹은 각각 계열사들의 행보에서도 명암이 교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벤처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 벤처캐피탈들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남구 부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업계의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12년(회계년도 기준) 약 944억원의 벤처투자를 실시해 2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에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한국투자파스너스가 최근 몇 년간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를 이끌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더욱이 올해는 신규 벤처 투자 및 조합결성자금이 각각 1조5000억원,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투자영역의 지속적인 확대’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콘텐츠 분야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문화콘텐츠는 예전에 불안정한 산업이었지만 향후 5년간 호황이 예상됨에 따라 이 분야의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반면 동원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동원홈푸드는 지난 2012년 377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91억원, 당기순손실 102억원 등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700%대에 달하면서 부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동원홈푸드 지분의 100%를 보유한 단독 최대주주이자 동원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동원F&B 마저 재무상태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됐고, 결국 동원그룹은 또 다른 계열사인 삼조쎌텍이 동원홈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동원F&B는 지난달 17일 삼조쎌텍이 동원홈푸드를 흡수합병하기로 한데 대해 △그룹 내 사업군 통합을 통한 B2B 식품시장 장악력 확대 △제조 및 물류·서비스 역량의 통합으로 밸류(Value Chain) 강화 △중복투자 요인을 제거해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합병목적으로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삼조쎌텍과 동원홈푸드가 1:0.0136000으로 결정됐다. 합병기일, 합병등기 예정일, 신주권교부 예정일 등은 모두 이달 28일로 잡혔다. 삼조쎌텍은 지난 2012년 매출액이 동원홈푸드의 33% 수준인 1210억원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9억원, 76억원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약 94%, 이잉잉여금은 322억원 가량으로 비교적 양호한 재무상태를 나타냈다.
이에 재계 관계자는 “동원그룹은 실적이 악화된 계열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가 어른을 품은 격인 이번 합병이 두 기업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사 동원F&B “원가·비용절감 수익증가” 밝혀 ![]() ▲ 동원그룹의 핵심계열사 중 한 곳인 동원F&B는 지난 4일 전사적 원가절감 활동을 통한 원가 및 비용 절감을 시도해 이익실적을 높히는 행보를 보였다. ⓒ스카이데일리 한편 지난 4일 동원F&B는 동원데어리푸드를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인적·물적자원의 공유를 통한 효율적인 조직운영 △별도법인 운영에 따른 중복투자 제거 및 관리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효율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등을 합병목적으로 발표했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동원F&B와 동원데어리푸드 1:0으로 결정됐고 합병기일은 내달 5일로 공시됐다. 이어 어제(5일)에는 결산배당(현금) 보통중 1주당 2000원씩 총 77억1824만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피지배회사의 잇단 합병과 흡수 등으로 주목된 동원F&B는 같은 날 작년 실적과 관련해 매출 1조6886억원, 영업이익 586억원, 당기순이익 366억원 등을 시현해 전년에 비해 1.6%, 70.3%, 72.8%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익이 증가한 배경과 관련해 동원F&B는 “전사적 원가절감 활동을 통한 원가 및 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 증가가 요인이다”고 공시했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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