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역학입문 (4)
제2장 알기쉬운 역학 입문
6. 사주 구성하는 방법
우리는 어머니로부터 세상에 나올 때 사주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 사람이 죽고 난 뒤에도 팔자는 남아 있다.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주 팔자는 불변이라고 한다. 그렇게 변함이 없는데 왜 사람은 살면서 고생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도 하고, 성공도 하는 등 변화가 무쌍할까? 그 해답은 다음에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10년마다 들어오는 대운이라고 있다. 가장 적은 운은 시간에서 비롯되는 운이다. 두 시간마다 운이 바뀐다. 그래서 아주 재수 없는 날을 우리는 일진이 사납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모여 월운이 된다. 그리고 열두 달이 합쳐져서 1년이 된다. 1년을 연운 또는 세운이라 한다. 이렇게 해서 10년 운이 뭉치게 되는데 이게 제일 크다. 이걸 대운이라고 한다. 이러한 대운과 세운, 월운, 시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를 맛보고 산다.
그러면 사주 팔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주(日柱)를 살펴보기로 하자. 일진(日辰)은 일주를 기준으로 해서 본다. 예를 들어 노태우 대통령의 일주가 경술(庚戌)인데 경술은 괴강(괴강) 혹은 괴강 백호(白虎)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의 직업으로는 군인, 정치가들이 많다. 여기에서 보면 개인의 운과 국가의 운이 똑같이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술이 되는 것은, 경(庚)이 신(辛)에서 돌아가고 인(寅)에서도 돌아가기 때문이다. 때와 국운이 맞아서 돌아가야 되는데 포태양생(胞胎養生) 욕대관왕(浴帶冠旺) 쇠병사묘(衰病死墓)를 12운성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12일 속에는 나쁜 주기가 항상 있기 마련이므로 늘 수행하고, 정진하고, 조심하고, 항상 마음을 다스리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 이를 보기 위해서는 대응 계산 방법을 먼저 익혀야 하는데 여기서는
이 개념에 대한 것만 이해하도록 한다.
포태양생은 시작해서 잘 나가다가 한 번 걸리게 되면 내리막으로 간다. 그러다가 다시 올라가는데 이것을 두고 절초봉생(絶初逢生)이라고 한다. 이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가 다시 좋은 것을 만난다는 뜻이다. 그러면 여기서 포(포)는 절(절)이라 한다. 항상 이렇게 운명이 변화하는 이치를 터득하고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이것은 일주 천간을 기준으로 해서 본다. 육십갑자(六十甲子)에는 기가 많이 서려 있다.
갑자(甲子), 을축(乙丑), 병인(丙寅), 정묘(丁卯),
무진(戊辰), 기사(己巳), 병오(丙午), 신미(辛未),
임신(壬申), 계유(癸酉), 갑술(甲戌), 을해(乙亥),
병자(丙子), 정축(丁丑), 무인(戊寅), 기묘(己卯),
경지(庚之), 신사(辛巳), 임오(壬午), 계미(癸未),
갑신(甲申), 을유(乙酉), 병술(丙戌), 정해(丁亥),
무자(戊子), 기축(己丑), 경인(庚寅), 신묘(辛卯),
임진(壬辰), 계사(癸巳), 갑오(甲午), 을미(乙未),
병신(丙申), 정유(丁酉), 무술(戊戌), 기해(己亥),
경진(庚辰), 신축(辛丑), 임인(壬寅), 계묘(癸卯),
갑진(甲辰), 을사(乙巳), 병오(丙午), 정미(丁未),
무신(戊申), 기유(己酉), 경술(庚戌), 신해(辛亥),
임자(壬子), 계축(癸丑), 갑인(甲寅), 을묘(乙卯),
병진(丙辰), 정사(丁巳), 무오(戊午), 기미(己未)_,
경신(庚申), 신유(辛酉), 임술(壬戌), 계해(癸亥).
이제 사주 구성을 다 뽑아 보았다. 여기서 보면 갑과 을은 청룡이라고 하는데 청룡이란 희열지신(喜悅之神)을 의미한다. 일주(日柱)가 갑이나 을에 태어난 사람은 낙천주의자가 많으며 놀기를 좋아하고 뻗어 가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건 나무의 속성을 닮았기 때문이다.
병정에 태어난 사람은 주책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흔히 듣는데 심장에 열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뭔가 발산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고 표현력이 뛰어나며 발표력이나 문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리고 사치스러운 걸 좋아한다. 또 말이 많아 실수도 많으며 소란한 편이다. 병화일에 태어난 여자는 대부분 매우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다. 피부도 뽀얗고 하얀데 예전에 궁합을 볼 때 이에 해당하는 여자는 얼굴을 따로 볼 것도 없다고까지 했다.
정화가 들어 있는 사람은 연애 감정이 풍부하여 스캔들을 잘 일으킨다. 남자인 경우는 비록 성교를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얽매이고 싶지 않아 하는 성향이 있는 반면에 여자는 성교를 나눈 남자에게 안정을 찾으려는 본능이 있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되는 남자들은 도덕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무(戊)에 해당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지 태만하며 신경이 둔해 살이 찐다. 남자나 여자나 거구가 많은데 젊어서 날씬한 여자라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뚱뚱해진다. 다음 기(己)는 머리가 좋고 두뇌 회전이 빠르다. 경신(庚辛)은 백호대살(白虎大煞)이라고 하는데 대립, 반목, 투쟁이 강한 특징이 있다. 임계(壬癸)는 현무(玄武)라고 하는데 이는 음흉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주 하나만 봐도 이런 모든 것이 다 나타나고 청주구사백이라고 해서 일주 천간을 봐도 다 나타나 있게 마련이다. 사주를 배워 하나하나씩 풀어 가면 앞으로 더욱 잘 알 수 있게 된다.
시주(時柱)는 자식 중에서 시간(時干)은 아들자리, 시지(時地)는 딸자리로 정한 것이다. 왜냐면 사람은 천간(天干)에 속하기 때문에, 양이어서 남자를 뜻하고, 지지(地支)는 음에 속하기 때문에 여자를 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리가 각각 정해져 있다. 시는 자식 자리라고 했는데 여기서 주인공은 본인이 된다. 사람은 조상에 의해서 뿌리가 만들어지고 부모에 의해서 싹이 트이며 본인은 꽃으로 피어난다. 그래서 자신이 부모님에 의해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다. 그 까닭은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내가 있고서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면 따라서 나를 있게 해 준 부모님에 대한 효의 본분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류 역사는 부모가 자식한테 베풀어주는 것으로 시작해 그것으로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부모는 자식한테 아낌없이, 부담 없이, 조건 없이 다 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식한테 무엇을 바라고 주는 것은 아니다. 그 자식도 자기의 자식한테 그렇게 하는데 그것은 자기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인류의 역사는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자식한테 충실한 것의 1/10만 부모한테 해도 효도가 되는 것이다. 절대 부모와 자식에게 하는 것이 같을 수가 없다. 천간은 하늘에 쓰는 글자이고 지지는 땅에 쓰는 글자인데 인간은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내가 없다면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는데 나는 어머니에 의해서 태어났기 때문에 본인 외에 가장 중요한 자리는 어머니 자리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음식을 잘 먹었을 때는 건강한 애를 낳을 수 있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낳은 경우에는 빈약한 아이를 낳게 된다. 따라서 사람은 어머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사주팔자에서는 어머니가 중요한 것이다.
입춘이 시작되면서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고 날이 바뀐다. 역학에서는 입춘이 곧 설날이다. 입춘을 기점으로 입춘 전에 태어난 사람은 그 전 해에 태어난 것이고, 입춘이 지나서 태어난 사람은 그 다음 해에 태어난 셈이 된다. 입춘이 지나서 경칩까지가 1월에 해당된다. 또 경칩이 지나 청명까지가 2월, 청명에서 입하까지가 3월이다.
다음은 만세력 보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온라인상으로는 만세력을 도표로 보여 주기 어려우니 서점에서 만세력을 하나 구해서 일단 1991년을 장을 펼쳐 주기 바란다. 1991년은 단기 4324년 신미년이다. 그렇게 해서 한 쪽이 여섯 칸이 되어 있다. 1월부터 6월까지 여섯 칸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7월부터 12월까지 여섯 칸이 나뉘어져 있다. 왼쪽의 다섯번째 칸을 보자. 만세력을 들춰보면 각 연도가 쓰여 있고, 제일 왼쪽 줄을 보면 위에 양월이라고 쓰여져 있다. 양월이란 양력으로 월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양월로 되어 있는 밑에는 양력월이 나와 있다.
제일 처음을 보자. 1월 소한 묘초하고 쓰여 있을 것이다. 첫줄 전체가 1월 달인데 절기는 소한이며, 그 소한이 들어오는 시간이 묘시초라는 뜻이다. 다음에 우측으로 두번째 칸을 보면 거기에는 음력이라고 되어 있다. 즉 제일 왼쪽 것은 양력월이고, 오른쪽은 음력 월을 가리키는 것이다. 음력으로는 4월이며 계사월이다. 4월은 여기서 사가 들어가야 된다.그래서 계사가 되고, 소라는 것은 작은 달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음력은 29일까지만 있다. 그 옆으로 가면 월, 일, 일진, 절기, 남녀 이렇게 되어 있다. 여기에서 월은 음력을 말한다. 양력으로 16일을 보자. 양력 1일, 2일, 3, 4, 5, 6 해서 31일까지 있고, 2월달은 28일까지 되어 있다. 이렇게 달마다 날이 표시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제일 위는 1월이다.
신미년의 경우 양력 1월 1일은 음력으로 11월 16일이다. 양력 1월 16일은 음력으로 12월 1일이며, 양력 2월 15일은 음력으로 1월 1일이다. 그리고 양력 3월 16일은 음력으로 3월 1일이다. 오늘은 양력 5월 17일인데, 5월 17일은 음력으로 4월 4일 정해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오늘이 정해일이다. 그리고 그 왼쪽을 보면 입하라고 쓰여 있다. 입하는 3월 22일날 들어왔다. 만세력은 3일씩 묶어져 있고, 3일씩 간격이 떨어져 있다. 이렇게 해서 양력과 음력 보는 법을 알면 된다.
만세력을 볼 때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날짜이다. 태어난 날짜를 먼저 찾아 그 날짜가 어떤 절 사이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령 태어난 날이 입하가 지났지만 망종은 아직 안 되었다면 아무리 달은 5월로 바뀌어도 사주력에서는 바뀐 것으로 보지 않는다. 입하와 망종 사이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는 4월생이 된다. 사람은 연월일시를 갖고 태어난다. 음력이든 양력이든 자기가 태어난 날을 알아야 정확하게 다른 걸 알 수 있다. 태어난 날짜를 먼저 찾아 그 날짜가 어떤 절기 사이에 태어났는지를 알아야 태어난 달이 결정된다. 일상 생활에서는 양력이든 음력이든 몇 월 며칠이다 하면 되겠지만, 막상 사주 팔자를 뽑을 때면 양력이나 음력에 관계없이 절기로 월이 결정된다. 또 해는 입춘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 가운데 제일 까다로운 게 월이다. 일은 태어난 날, 그날의 일이니까 변함이 없다. 그런데 월이 좀 복잡하다.
그러므로 먼저 쉬운 것부터 설명해 보겠다. 오늘 날짜로 지금 시간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 팔자를 뽑아 보겠다. 지금은 양력으로1991년 5월 17일 낮 3시 30분이다. 동경 시각간의 차이 32분을 빼면 2시 58분이 된다. 오후 1-3시까지는 미시이다. 그러므로 지금 태어난 사람의 시는 미시이다. 다음은 날짜를 찾아보자. 방금 찾아보았듯이 다섯번째 칸에 5월 17일을 찾으면 음력으로 4월 4일이다. 그러나 생일이 양력이든 음력이든 이 날짜를 절기로 찾아보면 입하가 양력으로는 4월 6일에 들어왔고, 음력으로는 3월 22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입하가 지나서 태어났다. 일단 입춘이 지났으니 태어난 해는 신미년이고, 입하가 지나고 망종이 되기 전에 태어났으므로 태어난 달은 4월이 된다.
이렇게 해서 사주가 뽑아지면 이 사람이 태어난 날짜의 왼쪽을 찾아본다. 음력 난에 4월 계사 소라고 쓰여 있다. 즉 계사월이 된다. 태어난 날, 일진은 정해로 되어 있다. 신미년, 계사월, 정해일 시가 이 사람의 사주 팔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난 날인 일간이다. 일간은 가정으로 말할 것 같으면 가장에 해당된다. 즉 사주 팔자의 중심이다. 일간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사주에서 일간에 해당하는 글자는 정이다. 천간합을 보면 갑기토, 올경금, 병신수, 정인모 이렇게 되어 있다. 이 글자가 있는 밑으로 첫칸이 자시에 해당되고, 두번째가 축시, 세번째가 인시, 그 다음 묘시, 진시, 사시 이렇게 되어 있다. 거기에 사시에 해당되는 게 을사이다. 그래서 사는 을사, 이 사람이 태어난 시간은 미시이다. 을사 밑에 병오, 그 밑에 정미, 이렇게 되다. 그래서 시는 정미시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1947년 음력 10월 1일 신시, 여자. 여자는 곤명이다. 우선 1947년을 찾아보자.
1947년은 정해년이다. 이 사람은 음력으로 10월 1일에 태어났으므로 입춘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러므로 무조건 정해년이다. 다음은 날짜이다. 음력으로 10월 1일은 양력으로 11월 13일이다. 그러면 이 날짜가 어느 절기 사이에 들어 있는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이 사람은 입동이 지나서 태어났다. 입동이 지났으므로 10월이고, 따라서 해월이 된다. 따라서 그 줄 왼쪽으로 쭉 가 보면 해자가 들어 있는 달이 나온다. 1월 신해라고 쓰여 있다. 그러므로 신해월이 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날을 살펴 보면 병신일이다. 시는 신시라고 하였다. 시간지 조견표를 보자. 일간은 병자였다. 이 병자가 들어 있는 칸을 찾으면 병신시라고 나온다. 이렇게 해서 사주 팔자가 나왔다.
상기했듯이 일주에서 일간은 남녀를 불문하고 자기 자리이며 일지는 배우자가 된다. 연주는 조상 자리, 월주는 부모 자리, 일주는 본인과 배우자 자리, 시주는 자식 자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주를 하나 더 살펴보자. 음력으로 1943년 12월 30일 축시에 태어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입춘이 되기 전에 태어났으므로 임오년 생이 된다. 입춘을 넘겼다면 계미년 생이 되는데, 입춘이 되기 전이니까 임오년 12월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연은 임오년이며, 12월은 계축월이 되고, 태어난 날은 계사일이 된다. 그리고 축시니까 계축시가 된다.
다음 예는 1943년 음력 1월 1일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이다. 그러니까 위에서 살펴본 사람의 바로 다음 날 태어난 사람이다. 음력 1월 1일은 입춘이다. 그날 입춘이 축시초에 들어왔다. 축시면 1-3시까지이다. 그래서 1시에 들어오는 게 초가 되고 1-3시 중간 2시가 바로 정이 된다. 1시 이후에 출생한 사람은 입춘이 지났기 때문에 계미년이 된다. 그러나 같은 날이라도 시간이 입춘이 되기 전, 즉 1시 전에 태어난 사람은 임오년 생이다. 이 사람은 1943년 음력 1월 1일 1시 20분에 출생했으므로 32분을 빼면 12시 48분이 된다. 그러므로 임오년 생이다. 달은 12월 계축, 날은 갑오, 시간은 자시이므로 갑자시이다.
그 다음 1954년을 보라. 1954년 단기 4287년 갑오년에는 양쪽으로 삼각 표시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금년 3월 21일 음력 2월 17일 자시부터 종래의 12시 30분을 정오 12시로 작정하여 국내 표준시로 시행한다'고 쓰여 있다. 이승만 박사는 정권을 잡은 후 우리가 일본 시간을 쓰는 걸 알았다. 그리고 왜 그 지긋지긋한 일본 시간을 쓰느냐 해서 한국 시간으로 고쳤다. 그 결과 1954년 양력 3월 21일 자시부터는 국내 표준 시간이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그때 태어난 사람은 32분을 빼면 안 된다.
그 다음 1955년에도 삼각 표시가 되어 있다. 그리고 '동경 129도 30분을 국내 표준시로 삼던 해'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이때는 서머타임이 실시되고 있었다. 서머타임은 4월 6일, 음력으로 3월 14일 자시부터 9월 21일, 음력 8월 6일 해시까지 실시되었다. 이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한 시간만 빼 주면 된다. 32분을 더 빼면 안 된다. 이 박사 명령으로 계속 우리 나라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1956년에도 서머타임 기간이 적혀 있다. 이 기간에 태어난 사람은 한 시간을 빼 주면 되고, 보통 사람은 32분을 빼 주면 된다. 57년, 58년, 59년, 60년도 마찬가지이다.
1961년 보라. '신축년 8월 10일, 음력으로 6월 29일 자시부터 표준시간을 현행 시간으로 환원함'이라고 되어 있다. 즉 일본 시간으로 다시 환원한 것이다. 그러므로 8월 11일 자시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32분을 빼 주어 한다. 그렇게 오늘날까지 왔다. 여기서 문제 하나를 내겠다. 1988년 음력으로 3월 20일 오후 4시 30분에 태어난 사람이 있다. 이 문제는 시간 계산을 잘 해야 된다. 즉 이 사람은 입하날에 태어났다. 서머타임은 5월 8일, 음력으로 3월 23일 축시부터 실시됐으므로, 이 사람은 서머타임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32분만 빼 주면 된다. 그렇게 하면 3시 58분에 출생했으므로 신시가 된다. 신시는 3-5시까지이다. 그런데 입하가 신시 정각에 들어왔으므로 4시를 기점으로 입하가 시작된다. 이 사람은 3시 58분에 태어났으므로 입하에 2분이 모자라므로, 태어난 해는 무진년 병진월이며, 태어난 날은 경신일이, 시는 갑신시가 된다.
하나 더 해보자. 1988년 4월 21일 밤 9시 30분. 이 사람은 서머타임 기간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1시간 32분을 빼야 한다. 즉 7시 58분에 출생한 셈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날은 망종날이다. 망종은 술시 정각에 들어왔다. 술시는 7-9시까지인데, 7시는 초가 되고 8시는 정이 된다. 그러므로 8시가 기점이다. 그러므로 8시 이전에 출생한 사람은 4월생이 되고, 8시 이후에 출생한 사람은 5월생이 된다. 8시가 달의 기점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8시에 2분이 부족하므로 4월생이 된다. 그렇게 해서 찾아보면 정사월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사람은 무진년 정사월, 태어난 날은 시묘일, 술시이니까 무술시가 된다.
어려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밤 12시를 자정으로 하고 12시 이후는 다음 날로 하자는 규칙을 정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절기를 기준으로 월이 결정된다는 것, 이것만 염두에 두면 된다. 만약 위에 예로 든 사람이 밤 9시 34분에 태어났다면 8시에 망종이 들어오니까 4분 차이로 월만 무오월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면 윤달은 어떻게 되는가. 1971년은 신해년이다. 그러므로 그 해에 태어난 이는 신해년 생이 된다. 그런데 5월의 경우, 음력 5월도 있고, 윤 5월도 있다. 만세력을 찾아보면 제일 밑칸에 윤 5월 6일이라고 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음력으로 윤 5월 16일에는 소서가 들어 있다. 소서가 지나면 6월이 된다. 달은 관계없이 태어난 날을 찾아 그 날짜가 어떤 절기와 어떤 절기 사이에 있는지를 보자. 소서가 지났으므로 6월생이고 6월생이면 미자가 들어가야 한다. 을미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람은 을미월에 태어났다. 또 날짜는 정미월이다. 시는 오시이므로 병오시가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주를 세우는 공부를 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표준 만세력]에는 그런 문제가 아주 쉽게 풀이되어 있다. 절입 일자에 따라 처음부터 월건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그런 번거로운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어 있다. 초보자들에게는 아주 편리하다. 우리는 어머니로부터 세상에 나올 때 이런 사주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 사람이 죽고 난 뒤에도 팔자는 남아 있다.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주 팔자는 불변이라고 한다. 그렇게 변함이 없는데 왜 사람은 살면서 고생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도 하고, 성공도 하는 등 변화 무쌍하느냐? 그 해답은 다음에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10년마다 들어오는 대운이라고 있다. 가장 적은 운은 시간에서 비롯되는 운이다. 두 시간마다 운이 바뀐다. 그래서 아주 재수 없는 날을 우리는 일진이 사납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모여 월운이 된다. 그리고 열두 달이 합쳐져서 1년이 된다. 1년을 연운 또는 세운이라 한다. 이렇게 해서 10년 운이 뭉치게 되는데 이게 제일 크다. 이걸 대운이라고 한다. 이러한 대운과 세운, 월운, 시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를 맛보고 산다.
대운을 알아야 사주를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만 인생을 잘 경영하여 성공적인 인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때를 모르고 일을 벌이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고 아무리 일을 잘 해 놓아도 운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우주 공전 주기가 몇 년인지는 다 알 것이다. 바로 10년이다. 그러므로 별들의 운행도 십 년을 한 주기고 그 운행을 반복하는 것이다. 역학이 원래 태양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다섯 별에서 시작되었음을 과학을 아는 역학자라면 다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태양의 흑점 운동이 10년을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도 이와 일치하며 대체로 10진법이 나온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에게도 자연과 같은 계절이 있다는 것이다. 봄이 있고, 여름이 있고, 가을이 있고, 겨울이 있다. 자연의 계절이야 눈으로 보면 알 수 있지만 인간의 계절은 계산을 해서 알아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지금 어떤 계절에 처해 있는가를 알면 인생을 살아 나가기가 훨씬 쉽다. 즉 봄인 사람은 열심히 씨를 뿌리고, 거름을 내면 된다. 그러나 겨울인 사람이 자꾸만 수확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운은 십 년 단위로 잘리는데, 그것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시 찾아야 한다. 계산법은 일반 이론서에 다 나오므로 생략하는데, 일반인들도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을 알려 주는 게 오히려 실용적일 것 같아서 그 비결을 말한다.
우선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놓고 나이별로 대략 사건을 적어 본다. 그러다 보면 이상하게도 운이 좋고 나쁨이 같은 해가 나타날 거이다. 예를 들어 77년에는 대학에 합격했고, 87년에는 승진을 했다든가 하는 게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에게는 7자가 들어간 해가 가을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런데 69년에는 아버지를 잃고 79년에는 어머니를 잃고 89년에는 교통 사고를 당했다면 이 9자가 들어가는 해는 겨울이라고 보면 된다. 이 방법으로 각자의 대운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역이란 복잡한 계산을 통하지 않고도 자연 상태에서 그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7. 지지의 삼합, 방합
역학은 아주 많이 응용된다. 우리는 역학이라는 학문을 수학이나 과학이나 기타 여러 가지 다른 학문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공전한다. 자전하면서는 낮과 밤이 생기고, 공전하면서는 춘하추동이 생긴다. 낮과 밤으로 음양이 나타난다. 지금 이 세상에 남자만이 존재하거나, 아니면 여자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자. 아찔하다. 살맛이 안 난다. 그러므로 음양이 첫째고, 다음이 오행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중심으로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이 태양을 돌고 있다. 그래서 지구는 목화토금수 오행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우리 지구에 있는 물질로 오행을 본다면 목은 나무고, 화는 불, 토는 흙, 금은 모든 쇠붙이를 가리킨다. 수는 물이다. 이 다섯 가지 요소 없이는 아무 것도 안 된다. 이 오행에 의해서 모든 것이 변화하고 또 달라진다.
우리는 이런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태어날 때 가진 것을 죽을 때까지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그 사람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밖에는 안 된다. 사람들은 더러 '나는 이러이러한 고집이 있으며, 이런 성격이 나의 장점이다'고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본위대로 생각하니까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남의 팔자는 볼 줄 알면서 자기 죽을 날은 모른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운명을 감정하듯이 자신의 운명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았다면 틀림없이 운명의 흐름을 파악했을 텐데, 자기 것을 미화시키려는 마음 때문에 똑바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왜곡하여 인식한다. 이런 생각은 결과적으로 남을 무시하는 상황까지 몰고 간다. 그러나 무시 당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 역시 자기 본위이기 때문에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 경시한다, 그럼 나도 저 사람을 무시하고 경시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결국은 누구 손해인가? 자기 손해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위한다면 먼저 남을 사랑하고 남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사물을 그대로 비춰 주는 거울처럼, 모든 것은 자기가 한 대로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자기가 다른 사람한테 잘해 주면 잘해 준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하면 잘못한 것만큼 자기에게 해가 돌아온다.
정말 자기를 위해 사는 사람은 자기를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곧 자기를 위한 길이다. 이런 것이 모두 역(易)의 사상이다. 하나의 공식, 또 지금 배우는 삼합, 이런 것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는 지금 세상의 모든 이치를 역학을 통해서 캐내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더운 계절이다. 가장 더운 시간이 하루에 오시, 미시이고 또 달로는 4월, 5월, 6월이다. 역학 용어로 사오미가 여름인데, 이제 망종이 됐으니 가장 더운 계절이 온 셈이다. 자연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음도 변한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과 강의가 끝났을 5시 즈음의 마음이 다를 것이다. 달라지는 것이 원칙이다.
다음으로 지지(地支)는 합해지고 충해진 정도에 따라 합과 충의 종류도 많다. 그 원리만 알면 합충도 어려운 게 아니다. 띠별 성격을 잘 외웠다가 맞추어 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것을 보면 합을 찾는 일이 쉬워진다. 이웃끼리 친한 경우도 합이 잘 맞는 경우이며, 쥐띠는 소띠와 합이 맞다. 한 가지 특이한 일은 어떤 협조자나, 도움이 되는 사람, 주변에서 유난히 가까워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서 띠를 물어 보면 대개의 경우 호랑이띠와 돼지띠가 많다. 이것만 보더라도 각자의 자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거기에는 영(靈)이 들어 있어서 영과 자력이 부딪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결혼도 엄청난 음과 양의 자력이 합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궁합 볼 때 많이 참고가 된다. 호흡이 잘 맞는 잉꼬부부들은 보통 이렇게 자력이 합해진다.
그 다음은 지지(地支)에 충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반대되는 게 충이다.
예를 들면
자시(子時)는 밤 11- 새벽 1시,
축시(丑時)는 1-3시,
인시(寅時)는 새벽 3-5시,
묘시(卯時)는 새벽 5-7시,
진시(辰時)는 아침 7-9시,
사시(巳時)는 아침 9-11시,
오시(午時)는 오전11-오후1시,
미시(未時)는 오후 1-3시,
신시(申時)는 오후 3-5시,
유시(酉時)는 오후 5-7시,
술시(戌時)는 저녁 7-밤9시,
해시(亥時)는 밤 9-11시,
이렇게 보면 같은 시간이 충이 된다. 이를테면 밤 11-1시, 낮 11-1 밤낮이 시간이 똑같이 시간이 충이 되는 것이다. 정반대 되는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든 게 정반대이고 따라서 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반대 되는 사람이 만나면 늘상 부딪히고 싸우게 된다. 지도자가 되는 사람은 자기하고 상충이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좋다. 상충이 되는 사람에게 별도로 기획실을 만들어서 직언을 하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주의해야 할 사실은 그런 사람이 조직 내에 있으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불평불만 세력이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새벽 1-3시가 사람의 체온이 가장 낮은 때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오후 1-3시는 하루 중에서 사람의 체온이 가장 높은 시간이다. 체온이 낮은 시간은 낮의 활동을 식혀 주는 시간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에너지가 비축된다. 이 시간에 태어난 사람은 에너지가 많이 저장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매사 의욕이 많고 파워가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할 만반의 준비 태세가 갖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강하고 무섭기 때문에 극단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팔자가 맞는 것이다.
인시(寅時)는 체온이 가장 낮은 상태에서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그 때문에 1월에 태어난 호랑이띠인 사람이나 인(寅)이 많은 사람은 신앙생활을 해야 된다. 체온이 낮은 상태에서 체온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새벽 3-5시가 사람의 정신이 가장 맑아지는 때이다. 그래서 이 시간에 태어난 사람은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며 어떤 경우에는 영감(靈感)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까 인월(寅月)에 태어나거나, 인(寅)이 있는 사람은 정신생활이 풍요로운 사람이다.
오후 3-5시는 높은 체온이 다시 낮아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이 풀어지고 나른하며 느슨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에 태만해 지고, 여유까지 생기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까지 살피게 된다. 그러니 자연 다른 사람의 결점이 눈에 잘 띄게 되어서 불평불만이 생긴다. 그래서 신월(申月)에 태어난 사람은 말이 많고 시끄럽다. 까닭에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을날 낙엽 떨어지듯 사람들이 떠나가게 되고, 이별이 많아져서 쓸쓸하고 고독하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의 결점, 단점을 보고 말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 딸 교육시킬 때 절대로 남의 잘못 단점 결점을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그 다음에 새벽 5-7시는 체온이 적당히 올라가기 때문에 기(氣)가 산다. 그래서 깡패 대장 중에서는 토끼띠가 제일 많은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비슷비슷해 보여서 무슨 띠인지 잘 모를 경우에도, 체격이 좀 우락부락하다 싶으면 토끼띠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용띠가 아침 7-9시이다. 3,4월 신록은 울창해지기 때문에 용띠가 세다. 용띠에는 괴강살, 백호대살이 많다. 괴강살이란 무조건 남을 깔보는 타인 멸시를 두고 말한다. 예를 들어 말하면 '지가 대통령이라고 웃기고 있네. 내가 뭐할 때 넌 겨우 소령이었는데'이런 식이다. 또, 이창호가 스승인 조훈현을 바둑으로 이겼을 때 조훈현이 스승인데......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라는 말이다. 세상일이란 늦게 된 자가 먼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괴강살이 있으면 남을 깔보거나 무시하기도 하고 상대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뿐 아니라, 독선적이기 까지 하다. 이런 것은 모두 팔자에 타고 나는 것이다.
삼합(三合)은 매우 중요하다.
삼합은 세 가지 오행이, 즉 세 가지 글자가 합이 되어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어떤 세 가지가 합쳐져서 하나의 강력한 집단이 되는 것을 말한다. 빌딩은 물을 중심으로 모래와 시멘트가 합쳐진 것이다. 모래는 가루이므로 단단한 물건이 아니고, 물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시멘트 또한 밀가루 같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합치면 강력한 콘크리트가 된다. 이처럼 오행의 세 글자를 합쳐져서 전혀 다른 강력한 하나의 집단이 되는 것, 이것이 삼합이다. 각각 하나씩 있을 때보다 세 개가 합쳐졌을 때 엄청난 힘이 생긴다.
먼저 인오술(寅午戌)을 보겠다. 인은 목, 오는 화, 술은 토이다. 띠로 본다면 호랑이띠와 말띠는 네 살 차이이고, 말띠와 개띠도 네 살, 개띠와 호랑이띠도 네 살 차이이다. 따라서 연지로 보는 겉궁합에서는 네 살 차이가 어울린다고 한다. 이렇게 인오술이 합쳐져서 삼합이 된다. 물과 모래와 시멘트가 뒤섞여 콘크리트가 되듯이, 인오술이 오를 중심으로 합쳐져 강력한 힘이 생긴다. 오는 불이다. 군대에 비유하면 불의 사단이 되고, 정부로 보면 장관 밑에 있는 국 정도의 자리이다. 그래서 이를 화국(火局)이라 한다. 엄청나게 강한 불바다가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전부 가운데 있는 것을 중심으로 힘이 생긴다.
다음의 신자진(申子辰)의 경우에 신은 오행상 금이고 자는 수, 진은 토이다. 신자진이 합쳐서 가운데 있는 물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집단, 즉 물바다가 된다. 이를 수국(水局)이라 한다. 사유축(巳酉丑), 사는 화이고, 유는 금이고 축은 토이다. 이들이 합쳐지면 가운데 유를 중심으로 금국(金局)이 된다. 또 해묘미(亥卯未)에서 해는 물이고 묘는 초목이고 미는 토인데, 이 셋이 합쳐져 가운데 있는 묘를 중심으로 강력한 목의 사단, 즉 목국(木局)이 된다. 위에서 보듯이 모든 것은 처음 글자에서 생겨난다.
불이라는 것은 인에서 생겨났고, 오에서 가장 왕성한 기운을 띠었다가, 술이라는 창고 속으로 들어간다. 진술축미는 토를 가리킨다. 12가지 지지 중에서 다른 것은 모두 2개씩이지만 토는 4개이다. 진술축미를 창고라고 한다. 신자진도 신에서 물이 생겨나, 자에서 가장 왕성했다가, 진이라는 물창고 속으로 들어간다. 사유축도 사에서 금이 생겨나, 유에서 왕성했다가, 축이라는 창고로 들어간다. 또 여름이 시작되는 달은 사, 즉 4월이고, 가을은 해, 즉 10월이다. 따라서 인신 사해가 생지이며, 동시에 각 계절이 시작되는 달임을 알 수 있다.
가운데 있는 글자는 자오묘유이다. 4생지에서 지지로 보면 인신은 충이고, 사해는 충이다.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자오가 충, 묘유가 충이다. 이 가운데 오는 불이, 자는 물이, 유는 금이, 묘는 목이 가장 왕성하다 하여 4왕지(旺地)라고 한다. 진술축미도 각각 충으로 되어 있다. 진은 물이, 술은 불이, 축은 금이, 미는 목이 들어 있는 창고라 하여 이를 4고지(庫地)라 한다. 이 고지는 다른 말로 사람이 죽어서 갇혀 있는 묘지(墓地)라고도 할 수 있다. 감방에 갇힌 죄수, 수감할 때의 수(囚)가 되듯이 여기서 말하는 고지라는 것은 창고를 말한다.
인신사해는 각 계절이 시작되는 달이다. 인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10월부터가 겨울인데, 이 겨울이 곧장 가다 90 각도로 꺾여 돌아간다. 그 모서리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인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모서리는 사이며, 가을로 변화하는 모서리가 신, 겨울로 접어드는 모서리가 해이다. 이것이 뿔과 같다 하여 4각(四角)이라고 일컫는다. 각 계절의 시작이면서, 변화가 오는 곳이다.
자오묘유는 각각 계절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 양쪽에 하나씩 거느리고 중간에 와 있는 것이다. 텐트를 치지 않고 야산에서 세 사람이 노숙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가운데 있는 사람은 편안하게 자겠지만, 양쪽에 누운 사람은 혹 뱀이나 물지 않을까, 도둑이나 오지 않을까 불안해서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가운데에 있는 사람은 양쪽에 한 사람씩 있기 때문에 편안하다. 그래서 가장 왕성하다. 그래서 이곳을 4정(四正), 즉 가장 안전한 상태라고 해서 바를 정(正)자를 쓴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라는 뜻으로 말이다.
다음 진술축미는 창고에 해당하므로 사고라고 한다. 제일 앞에서 설명한 모서리에 해당하는 인신사해는 역마(驛馬)라고도 한다. 모서리란 각 계절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곳이기 때문에 역마인 것이다. 역마는 분주다사(奔走多事)하고 변화무쌍하다.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바뀌면서 변화하는데, 이렇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척 바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인신사해라는 글자가 사주 팔자에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람은 분주다사하고 변화가 심하다. 변화가 심하면 우선 고향을 떠나 살 수 밖에 없다. 고향에서 부모따라 농사를 짓는다면 그것은 변화가 아니다.
인신사해가 사주에 많은 사람이 가져야 할 직업의 첫째 조건은 바빠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크게 보아서 좋은 직업으로는 외교관을 들 수 있다. 조국을 떠나 외국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무역업, 외국 가서 장사해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나간다. 이것도 변화이고, 또 바쁘다. 국내에서 일하더라도, 예컨대 항공기 조종사나 스튜어디스 같은 직업이 좋다. 이런 사람들은 집에 있는 것보다 나가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다. 작게는 고속버스 기사, 장거리 트럭 기사, 또 보험회사 영업 등이 있다. 이런 글자가 많은 사람은 같은 회사를 다녀도 내근보다는 밖에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이것이 바로 팔자 소관이다. 그래서 인신사해는 역마다.
앞에서 자오묘유를 4정이라고 하였다. 이는 가장 안정된 상태이다. 사람이 너무 안정된 삶을 살다 보면 자연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학창 시절, 무더운 양력 8월 즈음에 나는 버스를 타고 미아리 고개를 오르던 중이었다. 문득 창 밖으로 젊은 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앞에서는 남편이 연탄 리어카를 끌고, 뒤에서는 아내가 그것을 밀고 가던 중이었다. 두 사람은 너무 더운지 오르막길 중간에서 리어카를 멈추고 잠깐 쉬었다. 젊은 부부는 마주 앉아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럴 때마다 얼굴에 새까만 연탄 가루가 묻혀졌다. 두 사람은 그런 서로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를 띠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창문을 통해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내 가슴에 '아, 정말 행복한 부부상이로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왔다. 함께 일하고 함께 들어가 자고 또 함께 더워서 힘들어하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는 모습이 얼마나 행복하게 보였는지....
사주 팔자에 도화라는 글자가 있으면 인기가 좋은데, 한편으로는 바람 피울 소지도 있는 사람이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인기가 좋아야 바람도 피우는 것 아닌가. 사주 팔자 지지에 자오묘유 이 네 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람은 얼굴이 예쁘고, 귀염성이 있는가 하면, 인기가 좋다. 비슷하게 생겨도 어떤 사람은 남에게 귀염을 받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이 모두 팔자 때문이다.
사람이 창고 속에 갇히면 답답하다. 그래서 진술축미는 창고이기 때문에, 나쁘게 말하면 묘지이고 감옥이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화개(華蓋) 심리가 생긴다. 화개라는 것은 신앙심을 뜻한다. 자기가 편안하면 화개가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신앙을 생각하는 것은 이생을 살다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이다. 이럴 때 사람들은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신앙을 갖게 된다.
다음은 사주 팔자와 잠버릇과의 관계를 설명하겠다.
인신사해에 출생한 사람 가운데,
1)인신사해 시에 출생한 사람은 잠을 옆으로 잔다. 왜냐하면 불안하고 초조하기 때문이다.
2)자오묘유 시에 출생한 사람은 잠을 반듯하게 잔다. 앞의 예에서처럼 산에 가서 잠을 자는데 양쪽에 사람이 있으므로 자기는 똑바로 누워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이다. 양쪽 가에 있는 사람은 마음이 불안하여 똑바로 누워 잘 수가 없다.
3)진술축미 시에 출생한 사람은 잠버릇이 험하다. 엎치락 뒤치락거리며 잔다. 창고 속에 갇힌 형상이라 답답하니까 어쩔 수가 없다.
나이 많은 어른들은 새벽녘에 태어났다, 혹은 낮이나 저녁에 태어났다고만 말할 뿐 정확히 몇 시라는 것은 잘 모른다. 이런 사람은 평소의 잠버릇으로 태어난 시각을 알 수 있다. 내가 이를 적용해 보니까 거의 정확했다. 부선망이다, 모선망이다 하는 것 가지고는 잘 맞지 않았다. 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 그러므로 그런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 적어도 90퍼센트 이상 맞는 것을 써야지, 그렇지 않으면 실없는 사람이 된다. 좋은 학문만 버리는 꼴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을 다시 정리해 보겠다. 인신사해는 4생지이다. 사각이다. 그리고 변화를 의미하므로 역마에 해당된다. 역마라는 것은 분주다사하고 변화 이동을 말한다. 다음, 자오묘유는 4정이다. 안정된 상태이므로 도화 심리가 생기는데, 이는 4왕지에 해당된다. 진술축미는 4고이며, 이는 창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화개, 즉 신앙심이 생긴다. 잠버릇으로는 인신사해 시(時)에 태어난 사람은 옆으로 자고, 자오묘유 시에 태어난 사람은 반듯하게 자며, 진술축미 시에 태어난 사람은 엎치락뒤치락 잔다.
내 아이들 가운데 하나는 유시에, 하나는 미시에 태어났다. 큰 아이는 유시생이라 반듯하게 잔다. 그러나 작은애는 처음에 옆으로 누웠다가 나중에 보면 발하고 머리가 180도로 회전해 있다. 몸도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이런 사람하고 같이 자면 하도 발이 올라오고 난리가 쳐서 잠을 못 잔다. 그러므로 부부 궁합에는 시를 보아야 한다. 둘이 똑같이 옆으로 자도 재미가 없고, 두 사람 다 잠버릇이 험해도 서로 잠 못 자고 고생한다. 물론 이러한 것까지는 세세히 볼 필요는 없지만 참고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