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즐농에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올렸던 글을 다시 정리하여 올린 것입니다.
텃밭에 화덕이 있고, 그 화덕을 활용하여 음식을 만들면서 여럿이 즐긴다는 건 참으로 재미나고 멋진 일일 것이다.
그리고 해가 질 무렵부터 어두울 때까지 화덕 불 아궁이 앞에 앉아서 타오르는 불빛을 쬐이면서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텃밭은 한층 낭만적일 것이며, 화덕의 불길은 텃밭주인과 텃밭을 찾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줄 것이다.
전기프라이팬 위에 고기를 올리기 보다는 숯불화로 위에 올려서 냄새를 풍기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며, 숯불화로 보다는 투박한 화덕에 불을 땐 후에 가마솥을 내리고 석쇠를 얹어 운치 있게 불을 쪼이면서 알맞게 익어가는 고기를 안주로 한잔 술을 걸치면 더욱 낭만적이고 자연적인 풍취를 느끼지 않을까한다.
마늘과 양파를 심고, 무와 배추를 거두니 텃밭주인이 한결 여유롭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작물들 어루만지는 시간을 가지기 보다는 밭 만들고 도랑내면서 돌밭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급할 일이 없어 잠시 한눈을 팔고 텃밭에 어울리는 솥 걸이 화덕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왕이면 시중에서 흔하게 파는 쇠붙이로 만든 화덕보다는 직접 내 손으로 만든 화덕을 쓰고 싶고, 벽돌로 각을 밋밋하게 맞추어 보기에 싫증나기 쉬운 화덕보다는 돌밭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모양의 화덕을 만들고 싶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결과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을 정하였다.
*화덕자리는 농막 뒤쪽 돌 축대를 활용하여 주변과 조화롭게 어울리게 함.
*텃밭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돌로 만들 것.
*가마솥은 지름 40센티미터 내외의 크기로 함.
*가마솥과 석쇠를 겸용할 수 있도록 함.
*화구와 굴뚝을 제대로 설치하여 불씨가 주변으로 날아갈 수 없도록 함.
# 화덕자리
#화덕 틀
첫 작업으로 예전에 쓰던 헛간에서 나온 고물앵글을 잘라서 화덕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화덕자리에 놓아보았다.
화덕 틀을 고정하고 돌멩이를 적절하게 붙이면 되는데 돌멩이를 붙이는 시멘트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많이 투입되어야할 것이다.
두 번째 작업으로 연못 옆에 다섯 평 밭 만들기를 하면서 돌을 많이 캐냈다.
모자라면 더 캐내고 남으면 굴뚝도 작고 큰 여러 가지 모양의 돌을 활용해 보려고 한다.
(2018.11.12.)
작년 11월 농막 뒤편 돌 축대에 붙이는 가마솥 화덕을 만들겠다고 고물앵글로 간단히 뼈대를 만들어 놓은 이후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진전이 없었다.
들깨를 베어 말린 후에 다른 일도 별로 없이 지내면서 가을을 즐기다가 예전에 만들어놓았던 화덕뼈대가 눈에 들어왔다.
놀아도 너무 놀았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는 즉시 들깨 밭에 골라놓았던 돌들을 농막 뒤뜰에 옮겨놓고 작업을 시작했다.
작은 바위축대 위에 화덕의 위치를 다시 정하면서 자리를 정리하고 화덕뼈대에 큰 돌, 작은 돌들을 붙였다 떼었다하면서 시멘트작업을 3일간 하고나니 화덕의 모양이 나오긴 했으나 공정은 60% 정도에 지나질 않는다.
솥단지는 지름40cm 내외로 하고 굴뚝은 1.5M높이로 할 예정이며, 굴뚝밑쪽에서 목초액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기에 공정을 잠시 쉬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고 멋이 있을까하고 생각을 정리 중이다.
사실은 로켓보일러의 원리를 적용하거나 벽돌로 깔끔하게 만들기보다도 모양은 좀 우스꽝스럽게 보일지라도 텃밭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움과 친환경적인 화덕을 생각하느라 작업을 미루면서 작업을 미뤄왔다.
그리고 돈을 절약하면서 마음에 드는 화덕을 만드느라, 텃밭에서 무진장으로 나오는 돌과 폐자재인 앵글을 이용하면서 시멘트몰탈 몇 포만으로 흔하지 않고 개성적인 모양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또, 더하여 부수적으로 농사에 활용할 수 있는 목초액과 재를 얻을 수 있는 간단시설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진도로 보아 3일간의 수고로 돌밭스타일의 멋진 화덕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니 올겨울 텃밭 문을 닫기 전에는 돌밭정원에 낙엽과 나무 타는 냄새와 연기를 퍼지게 할 것 같다.
돌밭정원의 명물이 하나 더 늘어나는 풍요로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그리고 벗 한 둘 같이하며 가마솥에 토종닭 푸욱 삶아서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2019.10.22.)
새벽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개수대에 얼음이 살짝 얼면서 계속하여 서리가 내린다.
새벽에 춥다고는 하지만 무와 배추가 아직도 성장을 하고 방울토마토가 꾸준하게 달리고 익어가고 있다.
고추가 막바지로 맛좋은 풋고추를 만들고 있지만 딱히 바쁘게 일할 필요는 없는 날이다.
아니, 일 할 일이 있어도 게으르게 뒹굴면서 가을을 즐기기에 알맞은 날의 연속이다.
한 이틀 뒹굴다보니 뒤뜰의 만들다 만 화덕이 눈앞에 다가온다.
한 번 손을 대었다하면 며칠 손가락, 손목, 허리가 아플 정도로 일을 하는 성미인지라 이번에도 여지없이 체중이 반관쯤 빠지며 중노동을 하였다.
지난번에 돌화덕 만드느라 작업하다가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열흘도 못 지나서 또 돌 쌓는 재미에 몰입을 하였다.
돌화덕의 기초를 만들어 놓았기에 생각대로 삼일간의 작업으로 오랫동안 미뤄오던 가마솥화덕 만들기를 완료하였다.
밭에 무진장 묻혀있는 돌멩이와 예전의 헛간을 철거하며 나온 폐자재인 앵글을 활용하였고,
돈이 들어간 건 시멘트몰탈 6포대(4,500원*6=27,000원), 자바라연통 10,000원으로 합 37,000원으로 멋들어진 화덕이 탄생되었다.
굴뚝위에 멋없는 T자 연통대신에 고물 프라이팬을 위에 붙였고, 목초액을 얻기 위하여 굴뚝개자리에 고물 전골냄비를 설치하고 구멍을 뚫어 놓았다.
아내가 김장거리 배추와 무를 거두느라 텃밭에 와서 가마솥화덕 완공기념 불 지피기를 한지라 더욱 의미 있는 하루였다.
불 지피기는 신문지 세장을 간단히 태워 연기가 아궁이에서 굴뚝으로 잘 빨려서 나가는가를 시멘트 양생 전에 시험한 것으로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생각하고 시작하면서 일 년 만에 돌밭정원에 명물하나 탄생하였다
(2019.11,2)
첫댓글 너무 멋져요ㆍ저도 천안밭에 공사 끝나면 만들생각인데 석전님 올리신글 참조하겠습니다ㆍ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네요ㆍ건강관리 잘 하시고 오늘도 건행하세요ㆍ
고맙습니다. 더 예쁘고 효율적인 화덕 만드세요! 꼰지님~~ 항상 행복하시길~~^^
지금도 많이 활용하고 계십니까?>..
웬걸요! ㅎㅎ 몇 번 못 했습니다.
마누라는 텃밭에 안 온 지 2년이 넘었고, 제가 술을 못하니 술꾼이 안 옵니다아! 나이 들은 노땅들은 텃밭에 오기도 힘들고 와도 직접 닭잡으라하니 안 먹고 맙니다.ㅎㅎㅎㅎ.
명물이 분명해보입니다.
불시에 고기 댓 근 끊어 찾아뵙고 싶어집니다.
청향님은 그냥 오세유. 닭 한 마리면 족하니 말이죠. ㅎ
청정지역이라 금주금연구역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