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삼월삼짓날(4월4일)이 우리아버지 기일입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서울에 사는 심순애 세자매는
어린이 소풍날 기다리듯....들뜬 마음으로 이날을 기다린다.
평소에 딸들을 예뻐하시던 느그 아버지.
..
딸들 오가며 꽃구경하라고 꽃피는 춘삼월에
좋은날 잡아 돌아가셨으니 맘껏 꽃구경하라는 울 대비마마의 명이어서
우리는 이때를 계기로 지리산계곡이며, 구례산수유축제...
화개장터..하동쌍계사...내장사...무주등등 구경삼아 다닌다.
순천팀(대비와 아들 삼형제)은 쌍계사 벗꽃터널을 만개일인 지난 2일날
다녀 왔으니 서울팀은 젯상 차리기 전에만 도착하게 실컷 구경하고 오란다.
룰루랄라~~우리는 4일아침 언니집에 모여서 출발을 했다.
울 옆지기는 익산에서 합류키로하고...1번 기사는 형부....
강남에서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노란 개나리와 하얀 목련들이
꽃잔치 서장을 연다....하지만 다른해와는 달리 배꽃과 복사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하기야 순천에 꽃소식이 다른때보다 1주일쯤 늦어 이제 개나리
벗꽃이 만개라 하였으니.....
아기자기한 국도가 더 좋다는 모두의 의견에 천안으로 들어가 1번 국도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천안쪽은 의외로 꽃소식이 좀 늦어 벗꽃이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고산에서 만난 울 옆지기 바쁜일 관계로 다시 회사로 들어가고
우리는 퇴근시간까지 원래 예정인 군산간 벗꽃 백리길을 찿아 갔다.
그러나, 오호통제라!...
그 환상적인 벗꽃길을 다시 보겠구나~~했던 기대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세상에...어쩜 그렇게 차이가 날까?...아직 꽃망울이 터지지도 않았고
적어도 일주일은 기다려야 할것 같았다....
아쉬움을 가득 안고 어두워진 뒤에야 겨우 친정에 도착했다....
젯상은 이미 차려져 있었고 상앞에 도열해 계시는 고모님, 작은 아버지,
당숙등 윗분들께 인사올리고 나니...우르르 몰려나와 인사하는 조카들...
막내동생 딸내미가 나와 키재지를 한다...
"솔아! 좀 천천히 커라~~무슨 초등3년생이 이렇게 크니?..."
하하호호~~이건 제사가 아니라 무슨 잔치집 분위기다.
다음날 혼인날을 2주 앞둔 큰강아지(장조카 애칭)가 함을 들여가는 날이란다.
예물을 구경하고 함을 포장하고 멜빵을 엮는 과정은 마치 화개장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시끌법적 하였다...
미스코리아 같은 경상도 아가씨 예비 신부와 함께 우인들 약속장소로 떠나보내고
우리는 차 3대에 나눠타고 여수 돌산도 향일암으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우리나라 일곱번째로 큰 섬이며 갓김치로 많이 알려진 돌산도는 20여년전에
돌산대교가 세워진 이후 관광객이 늘어난데다 황금연휴이니 차나 사람들이
엄청 붐볐다.
"여기는 1호차, 3호차 응답하라..어디메쯤 왔나?..."
"여기는 ooo쯤 지나고 있슴 오버!.."
"여기는 전남수산종합관옆 도요새식당...주문 완료...도착즉시 손씻고 들어오기
바람..오버!"
돌산읍 평사리에 있는 전남수산종합관은 2층 건물에 63빌딩지하에 있는 것과 비슷한
수족관, 수산과학 전시실, 수산물 가공관, 화석관, 미래의 바다 이용관 등 희귀어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와 교육적인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뒷편에는 해안에 둥근돌로만 이루어진 무슬목 유원지가 있어 바닷물에 손도
담그어보고 산책도 할수있어 너무 좋았다.
또한 길건너 앞쪽엔 3년전만해도 온통 코스모스밭이었는데 바이킹과 몇가지 탈것을
설치하여 놀이공원으로 탈바꿈해 어린고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농어 우럭 광어..산낙지와 멍게..푸짐한 회와 매운탕으로
실컷 배를 채운 우리는 방죽포 해수욕장을 지나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익목대사가 개명한 향일암으로 달렸다.
지방문화재 제40호인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의 하나인데
기암절벽 위에 동백나무와 아열대 식물의 숲이 장관이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남해 수평선의 일출광경이 특히 빼어난곳이다.
또 주위의 바위들이 거북등처럼 되어 있어 영구암이라고도 한단다.
앞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은 보면 볼수록 거북이를 너무 닮아 신기할 정도!
큰거북과 작은거북이 맞보고있는 형국이다.
어느곳에서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을 지르며 돌아오는길,
오동도 입구는 벌써 만개된 벗꽃잎이 바람에 휘날리고
온시가지에서 흔히 볼수있는 시화인 동백꽃은 섬처녀 그리움을
피빛 꽃잎으로 발산한듯 검붉게 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일찍부터 서둘러 역전새벽시장에 가서 특산물과
싱싱한 정어리와 햇고사리, 쑥과 조개등 궁합맞춰 구입을 하고...
들렸다 가라는 둘째오빠집에 가서 한바탕 수선을 떨며
콩란을 분양받고 올케들이 싸주시는 선물을 가득 싣고서
2주후에 서울에서 큰강아지 결혼식때 만나기로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시내에서 15분거리 용수동에 있는 언니네 과수원에 들렸는데...
아버지께서 살아계실때 심심풀이로 가꾸신 갖가지 흔적들이...새삼스럽게
눈앞을 흐리게 하였다....
꽃맺은배나무 밤나무 감나무 매화나무 무화과 대추나무을 비롯해서
두릅나무 대나무....없는게 없어서 계절마다 갖가지 수확물을 보내주시곤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연로하시니 2년째 묵혀 있다.
형부와 언니가 근처 자기부모님 산소를 돌보는동안
나는 야생화 엘레지와 까치무릇, 하얀 민들레를 캐느라고 땀을 뻘뻘 흘렸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 꽃들은 내 혼을 쏙 빼고도 남았다....
소풍겸 나물도 캐고 하신다며 여기까지 따라나오신 우리의 대비마마.
배불러 마다해도 기여코 참외를 깍아 입에 넣어주고 밭에서 딴 두릅도 나눠주신다.
평생을 받기만 하는 우리....가없는 어머니의 사랑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드디어 상경길!
산수유축제 흔적만 남은 구례는, 도로는 물론이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둑길에도
온통 벗꽃길을 조성해서 만개된 꽃잎이 눈처럼 휘날리고
어디를 둘러보아도 흐드러진 샛노란 개나리와 눈부신 목련꽃과
산속 나무 사이사이로 불꽃처럼 새빨간 진달래가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시종 "여기좀 봐!..." "아! 저기좀 봐!..."
"아 놀라워라! 저 화사한 색깔!..." " 저기는 어떻고!...."
감탄이 끝이질 않고...^ㅇ^
조금만 과속을 하거나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폐위를 시키느니...
폐비조치를 하겠다느니...삼진아웃... 운운해가며 차안에서 깔깔거리는 가운데
엔돌핀은 팍팍 차안을 메운다.
논산 호국의 요람 육군훈련소 담장에 개나리, 경부고속도로 기흥IC를 4KM 전후로
잘 가꾸어진 개나리꽃밭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언니네 주차장에서 짐을 갈아싣고
연일 먹고 구경만 하는데도 뭐가 그리 피곤한지...
천근같은 몸으로 집으로오니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파바박! 펑펑!!~~~ 축포가 터진다...깜짝놀라 아들방 창문을 열고보니
롯데월드 석촌호수에서 우리의 귀성을 축하하듯 불꽃놀이를 시작하였다....
시간은 저녁 8시 30분....
시장봐 온것 정리하고 나니 그동안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
카페 문만 열어보고 나는 그대로 잠자리에 빠져들었다....
지루한글 읽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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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이야기
날마다 좋은날
꽃길따라 유정천리 ~~~다녀왔습니다!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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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9
03.04.08 02:49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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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을 읽는동안 ~ 님의 덕분에 좋은 여행을 한듯 마음이 즐거워집니다....좋은날 되세요....^^*
세상 사는것 처럼 사시네요....이렇게 식구들이 버글버글 할때가 좋지요...^^*
참 멋지게 사시네요. 여운과 운치가 있어 좋네요.행복한 나날이 계속되시길~~
역시 스텔라님~! ....멋쟁이~! 이 한마디로 표현할께요~ ^0^......
정말 부러운 광경이었습니다. 늘 행복한 시간들 되소서..!
스텔라님 덕분에 고향길 잘 다녀왔읍니다. 여수는 잘있죠? 늘 건강하세요.
행복한 시간 보내셨군요~~!! 정말 좋은때 가족이 모일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 돌아가신분도 멋쟁이~~~ 더욱더 행복한 날들 되세요~~~*^^*
증말 신나셨었나부네 신날땐 글이 팍 팍 잘나가거든요. 스텔라님 형제분들이 효자 효녀이셨나봐요. 지는 불효자라서 울 아버님이 무지 추운 날 돌아가셨는데... 같이 차타고 못오게 진눈깨비 팍팍 내리는 날. 아버님 이제 기회는 다시 없는거지유? 아녀 아녀~~ 울 아버님 미오 미오 엉 엉 엉~~ 스텔라님 저 슬포요
지루한글 읽고 꼬리까지 달아주신 여러님들! 정말 고맙고 또 사랑해요~~~^^* 그리고 해병님!~~아버님 미워하지 마세요~~~그리고 슬프다고 엄살부리지도 말아요~~~적어도 해병님은 행복한 사람이니까요...45방 가족들에게 사랑받는것만 해도 얼마인데~~????ㅋㅋㅋㅋㅋ 모두 행복해야해요~~~^^
꽃을 무지하게 사랑하시니 시간마다 길목마다 모두를 암기하셨네요,전요 일주일 내내 이곳저곳을 다녀도 그런가보다하고 멍해요, 시간도 쪼들리고 맘도 쪼들리니....참조은 여행 하셨네요, 부럽슴니다,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