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박구리새의 죽음 > 흐린 겨울날, 누가 대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니 건너편 집에 사는 아이가 서 있었다 몇 번 마주친 적 있는,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아이였다
나를 보자 아이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작은 손에 죽은 직박구리새가 쥐어져 있었다 어디서 발견했냐고 물을 틈도 없이 아이는 약간 더듬거리는 말투로 그 새를 작업실 마당에 묻어달라고 했다 자기 집에는 마당이 없어서 묻어 줄 곳이 없다며...
봄이면 자목련 꽃술을 따먹는 새가 직박구리이다 직박구리는 늘 암수가 함께 다닌다 혼자 왔나 싶어 두리번거리면 살구나무에 짝이 앉아 있는..
호미를 가져다 살구나무 아래를 파기 시작하자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났다 나가 보니 아이가 다시 서 있었다 내게 아이는 자신의 낡은 신발 한 짝을 내밀었다 "추우니까 새를 이 신발 안에 넣어서 묻어 주세요" 그리고는 나머지 신발 하나만 신은 채로 약간 절뚝거리며 돌아갔다 이 추운 겨울에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로.
구덩이를 파는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운동화 속에 안장된 직박구리를 내려놓자 훍도 덮기도 전에 눈송이들이 먼저 새의 무덤을 덮었다 눈은 계속 내려서 마당을 덮고 작업실을 덮고 그 다운증후군 아이의 집과 온 세상을 덮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신성한 상태로 끌어올리는가? 인간은 불안전하지만 아름다운 존재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슴 안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슴을 연 채로 살면 상처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슴을 닫은 채로 사는 것만큼 많이 상처받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곳에 무엇을 배우러 왔을까? 사랑이었을까? 우리의 문제는 단 한 가지일 것이다 '나'의 범위를 '나'에게로 한정 짓는 것. 그래서 '나' 이외는 모두 타인이며 타자라고 믿는 것. 반면에 공감과 연민은 우리를 더 큰 '나'로 만든다
어느 명상 센터에서는 이렇게 기도한다
'내가 가능한 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갖기를. 만약 내가 이 순간에 사랑과 연민을 가질 수 없다면 친절하기를. 만약 내가 친절할 수 없다면 판단하지 않기를. 만약 내가 판단할 수 없다면 해를 끼치지 않기를. 그리고 만약 내가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없다면 가능한 한 최소한의 해를 끼치기를.'
첫댓글 사랑의글 고맙습니다 ~^^
주말 잘 보내세요 ~~
좋은글귀읽으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즐주말 보내세요^^
고마운 글과그림 감사합니다.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이쁜글 잘 읽구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