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詞 가을의 시문
劉禹錫(당나라의 시인)
自古逢秋悲寂廖 옛부터 가을을 맞으면 슬프고 적요롭다지만
我言秋日勝春朝 나는 가을 날이 봄의 아침보다 낫다 말한다
晴空一鶴排雲上 맑은 하늘에 학 한 마리가 구름을 솟구치면
便引詩情到碧霄 문득 시정을 푸른 하늘에 이르도록 이끈다
山明水净夜來霜 밝은 산에 물은 차갑고 밤이면 서리 내리니
數樹深紅出淺黄 서너 그루 붉어지고 엷게 누른 잎 돋보인다
試上高樓清入骨 시험삼아 고루 오르면 맑음이 뼈에 사무치니
岂如春色嗾人狂 어찌 봄빛이 사람을 부추기는 광기와 같을까
秋日 가을 날
金時習(조선의 시인)
庭際無人葉滿蹊 뜰가엔 사람 없고 좁은 길에 나뭇잎 가득하다
草堂秋色轉凄凄 초당엔 가을빛이 더욱 슬프도록 처량하여라
蛩如有意跳相咽 메뚜기도 뜻 있는 듯 서로 목메어 뛰어오르고
山似多情翠又低 산의 푸르름 또한 약해지니 다정한 듯 싶구나
世事到頭之者也 세상 일이 머리 꼭대기까지 이르는 자라야만
閑情輸却去來兮 도리어 오고 가는 한가로운 정념을 보내준다
欲談細話誰將伴 뉘와 더불어 세세한 속된 이야기를 나누리오
銷得南山一杖藜 남산에서 얻은 명아주 지팡이 하나 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