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DA no.71 2006.06 ] |
지난 1990년대 초로 기억한다. 조그&셔틀(Jog&Shuttle) 방식 리모컨 스위치가 달린 VCR이 처음 등장했다. 국내 가전 업체는 수많은 스위치를 1개의 컨트롤러로 통합해 조작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며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쳤다. 사실 평상시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편의성은 크지 않았던 기억이난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자동차에도 조그&셔틀이 등장했다. 2001년 데뷔한 BMW 4세대 7시리즈(E65)가 첫 테이프를 끊은 주인공이다. BMW는 수백 개 기능을 하나의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i드라이브를 선보였다. 실제로 1995년 출시된 3세대 7시리즈(E38)의 경우 센터페시아에만 무려 50여 개의 스위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반면 4세대는 i드라이브 컨트롤러를 제외하고 15개로 줄었다. 3세대 7시리즈보다 4세대가 분명 더 많은 편의장비와 기능을 갖추었음에도 그만큼 조작 스위치가 단순해진 것이다. 문제는 생소한 조작 방법. 하나의 컨트롤러로 수많은 기능을 다루다 보니 i드라이브 컨트롤러에 익숙지 않은 이는 조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BMW의 새로운 7시리즈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미국 유명 식당, 호텔은 발레 파킹 스태프들에게 특별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또 해외 모 저널리스트는 i드라이브 컨트롤러의 난해함을 빗대어 ‘넌 운전을 해, 난 i-드라이브를 만질 테니’라는 비난을 던지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2005년 스페인 말라가 일대에서 벌어진 BMW 4세대 7시리즈 페이스 리프트 모델 론칭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프로젝트 매니저인 아르민 힐디쉬(Armin Hildisch)는 i드라이브에 대해 “PC용 마우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익숙한 키보드에 비해 마우스는 매우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나 마우스의 편의성과 실용성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i드라이브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언급은 매우 타당하다. BMW에 이어 아우디가 2002년 2세대 A8(D3)에 MMI(Multi Media Interface)를 얹었고,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지난해 8세대 S-클래스(W221)에 커맨드(Cockpit Management and Navigation Display, COMAND) 시스템을 달았기 때문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있어서 통합형 컨트롤러는 이제 확실한 대세가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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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CD 플레이어를 조작한다고 가정하자. 먼저 8가지 주요 기능 버튼 가운데 CD/TV를 누른다. 디스플레이 중앙에 재생 중인 CD 넘버와 트랙이 표시된다. 다이얼식 컨트롤러를 돌리고 누르는 방식으로 트랙을 변화시킨다. 또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는 체인저, CD/TV, CD 컨트롤, 음향으로 4가지 영역이 나뉘어 있다. 각각 다이얼식 컨트롤러 주위에 있는 보조 선택 스위치로 해당 메뉴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MMI는 심플한 레이아웃과 조작 방법이 처음 접하는 이도 쓰기 편하다. 다이얼식 컨트롤러는 정교하게 ‘딸깍’거리며 회전한다. 정교한 움직임 그 자체로 아우디만의 높은 감성품질을 짐작해볼 수 있을 정도다. 유일하게 수납 기능을 갖춘 디스플레이는 사이즈가 7인치로 가장 작다. 또 그래픽보다 텍스트 위주의 화면 설계로 화려함이 다소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경쟁 모델과 달리 오너가 기능을 메모리시켜 쓸 수 있는 단축 버튼이 없다는 점도 흠이다. MMI의 단순한 조작 방법을 고려하면 굳이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MI의 가장 큰 가치는 간편하고 손쉬운 조작 방법이다. 굳이 매뉴얼을 뒤적이지 않아도 약간의 센스가 있는 오너라면 조작 방법을 금세 마스터할 수 있다. 너저분하고 골치 아픈 것 딱 질색인 이라면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참고로 아우디 코리아는 MMI의 기능 가운데 내비게이션, TV, DVD를 국내 실정에 맞게 인스톨링시켰다. 전화와 텔레매틱스 기능은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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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새로운 시스템이 기존 i드라이브보다 컬러를 차별화시키고 그래픽을 다듬었다고 밝혔다. 커서의 움직임도 더욱 뚜렷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기존 음성안내에 신호음을 통한 알람 기능을 추가해 시인성과 인식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i드라이브는 유일하게 한글화가 되어 있다. 게다가 도움말 기능도 갖췄다. i드라이브는 자주 쓰는 기능을 메모리시켜 일종의 단축키로 조작할 수 있다. 도움말 기능을 단축키에 메모리 시키고 이것저것 조작할 때마다 요령을 안내 받으니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해 기계치의 경우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선입감만 갖지 않는다면 i드라이브는 큰 만족감을 준다. 내비게이션과 TV, DVD는 물론 전화, BMW 어시스트 기능까지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글로 말이다. 이처럼 국내에 수입하는 모델의 모든 기능을 한국화시킨 업체는 BMW 코리아가 유일하다. ![]() |
경쟁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실사에 가까운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또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공조장치와 AV 버튼을 가장 깔끔하게 배치한 점도 눈길을 모은다. 또 주차용 후방 감시 카메라가 달린 점도 가치가 크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전화, 내비게이션, TV, DVD 등을 국내 실정에 맞게 인스톨링했다. 전화의 경우 삼성의 블루투스 방식 휴대폰을 활용했다. 전체적으로 다른 경쟁 모델의 아이디어는 차용했으나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방식으로 잘 다듬어냈다. 만약 한글화가 되었다면 가장 호평 받았을 것이다. ![]() JUDGEMENT 아우디 MMI : 조작 편의성이 매우 좋다. 끄고 켜는 것만 아는 기계치도 손쉽게 100% 활용할 수 있다. 수납형 디스플레이도 MMI만의 자랑이다. 그래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BMW i드라이브 : BMW 어시스트 기능을 포함해 가장 다양한 장비를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글화시킨 점이 맘에 든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가장 크지만 2:1 분할 방식으로 다소 답답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커맨드 : 다양한 기능과 편리한 조작성이 매력적이다. 넘볼 수 없는 프리미엄성도 가치가 크다. 단, 한글화가 절실하다. |
첫댓글 벤츠..한글화가 절실하다에 절대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