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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성경 영어찬양(영혼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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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그 시절 "탐구생활"을 기억하시나요?
suleja 추천 0 조회 101 06.01.27 08: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초등학교 때, 누구나 방학 숙제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만들기, 그리기, 일기쓰기, 편지쓰기 등 그 종류도 다양했던 방학 숙제의 백미는 바로 학교에서 나눠준 방학 교재, ‘탐구생활’이다.


이야기 읽기, 산수 문제 풀이 등 간단한 것에서부터 식물, 곤충채집, 과학 실험 같은 체험형 학습까지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방학 교재는 다양한 사고력과 창의성을 길러주며, 오랫동안 초등학생들에 의해 쓰여왔다.


학교 상을 타기 위해서 최대한 두껍게 만들려는 우등생들간의 치열한 경쟁, 개학을 하루 앞두고 온 가족을 동원해서 숙제를 했던 추억이 생생한 방학 교재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1993년, 탐구생활 6학년 1학기 교재

 

20여년간 초등학생들의 방학을 책임진 "탐구 생활"

 

1979년, 한국교육개발원이 ‘탐구생활’을 개발하면서 약 20년 가까이 전국 초등 학생들의 방학 교재로 사용되었다. 단순히 외우거나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닌 재미있는 과학 실험, 독특한 만들기, 시사 상식 등의 내용을 실어 학생들이 간단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TV, 라디오를 통한 일반 매체를 통해서도 탐구생활을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으며 말판놀이같은 독특한 내용도 눈에 띄었다.   

 

 

1979년, 한국교육개발원에 의해 첫 발간된 탐구생활 1학년 1학기 교재.

 

 

1979년 탐구생활 5-1

기생충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예방법을 소개했다. ‘채변 봉투를 나누어주고 배변을 받아 오는 일’이라는 말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짐작하게 해준다.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탐구생활 1학년 1학기 교재.

 

국민교육헌장

차례 부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교육헌장’. 1979년 발간될 때부터 사라질 때까지 고학년 교재 차례 부분을 항상 차지했다.

 

1981년 1학기 교육방송 라디오 시간표

1981년 7-8월 여름방학 기간의 KBS교육라디오(현 EBS 교육방송) 라디오 방송 시간표.

탐구생활은 한 학년당 10-15분씩 배정하여 방송했다. 아침 방송을 듣지 못하면 오후 1시대에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예전과 다르다면, 영어 관련 방송이 아예 없다는 것, 일요일에 "우리들의 신앙생활", "북한의 오늘" 등이 방송된다는 점이다.

 

 

1981년 탐구생활 6-2

간첩으로 내려오려다 우리 군에 생포된 북한 사람의 기자회견을 교재에 실었다. 고학년을 대상으로 공산화, 적화통일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는 북한의 모습을 만화, 수필, 논설문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해 반공 사상을 일깨우도록 했다.

 

 

1981년 탐구생활 5-2

에너지 절약 방법을 ‘말판 놀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가르치기도 했다.

 

1993년 탐구생활 6-2

92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에 대한 한국선수단의 모습을 2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설명했다.

어떤 선수가 금메달을 땄는지, 나라별 메달 순위 등도 보여주며 자랑스러운 모습을 초등학생들에 소개했다. 마라톤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 딴 것이 큰 영향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1994년 탐구생활 5-2

고구려의 기상을 본받자는 내용의 ‘고구려인의 기상’. 우리 선조에 대한 존경과 함께 이를 토대로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자고 소개한 것은 방학 교재의 단골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지방판 방학 교재 선보이다 98년에 완전히 자취 감춰...

 

판을 바꾸면서 명맥을 유지해오던 ‘탐구 생활’은 1995년에 시‧도별 지역특성을 담아 ‘방학 생활(서울, 경남)’, ‘여름‧ 겨울 방학(부산)’ 등의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1998년 여름방학에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지역의 특성을 담아 만든 방학 교재로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1995년에 발간한 ‘방학생활’ 2학년 1학기 교재.

 

1995년, 방학생활(경남) 2-1, 우리 고장의 볼모산

그 지역의 전설, 문화재 등을 소개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지방 방학 교재의 특징이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불모산의 전설에 대해 소개했다.

 

20여년간 전국의 초등학생들에 널리 쓰여진 탐구생활. 과연 그 이전의 "탐구생활"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었을까? 그 역사는 일제시대인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시대의 방학 교재

 

여름, 겨울 방학에 맞게 ‘하휴학습장(夏休學習帳), 동휴학습장(冬休學習帳)’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방학 교재는 읽기, 쓰기, 산수, 미술, 공작 등이 하루에 적당하게 공부할 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구성됐다. 일본어로 쓰여진 교재는 읽기, 쓰기에 부분적으로 우리말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동휴학습장 (1930년)

1930년, 조선교육회에서 발간한 ‘동휴학습장(冬休學習帳)’

 

동휴학습장 내용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의 교훈을 주는 내용인 만화가 인상적이다. 하루 일과를 정리할 수 있도록 일기(日記)란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우리말로 글쓰기

우리말을 함부로 쓰지 못하던 시절, 어쩔 수 없이 일본어로 된 교재를 만들어내야 했다. 그러나 읽기, 쓰기 등 부분적으로 우리말을 쓰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눈(雪)’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말로 시를 썼다.

 

해방 이후의 방학 교재

 

해방 직후에는 ‘겨울학교’, ‘여름공부’, ‘겨울공부’ 등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내용도 많이 다양해지면서 과학 실험, 음악, 상식, 보건 등이 추가되었다. 전쟁이 일어난 1950년대 초반에는 국군의 모습, 휴전회담 등의 전시(戰時) 상황을 담아 학생들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그밖에 1960년대에는 각 지방의 특색에 맞게 해당지역 교육청에서 발간한 방학 교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공부동무 겨울학교 (1946년)

1946년, 경기도 학무국 내 각도 초등학교 임시교재연구회에서 발간한 ‘공부동무 겨울학교’ 3학년 교재

 

내 버릇

어렸을 때와 지금의 버릇을 비교하거나 자신의 버릇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유 등을 물어보며 버릇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준다.

 

노래 곡조 맞추기

조선의 독립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만든 ‘축하 하러 갑니다’ 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에 곡조를 직접 지어 만들어 내도록 했다.

 

 

겨울공부 (1949년)

1949년, 대한교육연합회에서 만든 ‘겨울공부’ 6학년 교재.

 

 

무게 직접 재보기

병이나 빈 깡통을 이용하여 메스실린더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여러 그릇에 드는 물의 분량을 알아보도록 하고 있다.

 

 

편지공부

친구에게 새해 인사를 하거나 졸업을 축하하는 편지를 쓰도록 하고 있다. 선생님께 올리는 편지를 쓴 것 중에 우수한 작품을 골라 이를 시상하도록 하는 ‘상타기 문제’가 눈에 띈다.

 

 

UN에 가입한 나라 소개

UN(국제연합)에 가입한 나라 중 우리나라를 국제적으로 승인한 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부라질, 베네쥐라, 칠리" 등 지금과는 표기법이 다른 나라 이름들이 색달라 보인다.

 

여름공부 (1952년)

1952년, 대한교육연합회에서 발간한 ‘여름공부’ 6학년 교재.

 

 

결사대의 공훈

6.25 전쟁중 국군의 활약상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결사대의 공훈’. 이를 통해 ‘국군에 위문품, 위문편지를 보내며 감사해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의 세계

유리옷,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든 과학적인 이야기를 소개했다.

 

연구 문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조사를 직접 해보도록 하는 체험형 성격의 ‘연구 문제’

 

 

우리 조상 본받기...과학의 중요성도 강조...

 

해방 이후에 나온 방학 교재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우리 조상과 위인을 본받자’는 내용이 빠짐없이 나왔다는 점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한 내용은 거의 빠지지 않고 나왔으며, 을지문덕, 최영, 문익점 등 위인들의 생애를 다룬 것도 있었다.

 

1981년 탐구생활 1-1

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에 대해 소개했다. 이순신에 대한 내용은 해방 이후, 계속 이어져 온 방학교재 인기아이템 가운데 하나였다.

 

또한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에 관한 내용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인슈타인, 찰스 다윈, 우장춘, 석주명 등 국내외 과학자들의 일대기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 ‘과학자가 되는 방법’, ‘우주 개발의 미래’같은 내용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기초 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했다. 심지어 1990년 5학년 1학기 탐구생활에는 한 초등 학생이 학생 탐구 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물을 교재에 반영, 직접 체험해보는 과학을 권장하기도 했다.

 

 

1990년 탐구생활 5-1

한 어린이가 학생 탐구 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물을 정리해서 교재에 실었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을 탐구해보자는 의미에서 나온 내용으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늘날, 초등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부모와 함께 문화재, 박물관, 전시회같은 곳에 견학간 것에 대한 보고서를 써서 제출하거나 체험 학습 등을 통한 자율적인 방식으로 숙제를 대신하고 있다. 비록, 탐구생활의 명맥은 끊겼지만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탐구생활이 국민학생, 초등학생의 방학을 책임진 추억거리라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 페이지씩 채워 나가며 책을 두껍게 만들려는 순수했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

 

(자료 제공: 사이버 교과서 박물관)

 

* 더많은 방학 교재 열람을 원하면 사이버교과서박물관(www.textlib.net)을 이용하면 된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지난 해 12월 문을 연 이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특별테마 견학링크"란을 통해 방학교재 중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방학 교재 전체를 열람하고 싶으면 한국교육개발원 신관 3층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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