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수표를 읽는 밤-
양재건
어느 날 밤
난해한 나를 곁에 두고
또 다른 내가 다가왔다.
넌 누구니?
그렇게 난수표를 읽듯
나를 헤집는 밤.
잠은 어느덧 새벽을 향해 줄행낭을 치고
난해한 나도 행방이 모연 하다.
난 누굴까?
내 곁으로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어오고 눈도 쌓였다.
사시사철이 변덕이며 아집 같았다.
그렇다고
나 역시 변덕이며, 아집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한땐 사랑이 있었고 이별도 함께 했으니
분명 변덕이고 아집이 분명하다.
나는 난해한 나를 곁에 두고 이유도 없이 자주 싸운다.
해묵은 세월 속의 못다 푼 숙제를
난수표를 읽듯 헤집으며 격렬하게 싸운다.
난해한 세월을 쉼 없이 건너온 사람
변덕과 아집 속에서 썰물처럼 씻겨가도
오뚝이 같이 버텨온 사람.
난수표를 읽듯 난해한 나를 헤집어
제대로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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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건의 詩
난수표를 읽는 밤
양재건
추천 1
조회 24
24.07.07 10:2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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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인은 해독할 수 없는 자신을 붙잡고 살고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