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국도
방송일시 : 2012년 12월 31일 (월) ~ 2013년 1월 4일 (금)
기 획 : 김 현 주
촬 영 : 송 화 수
최 종 윤
구 성 : 최 경 아
연 출 : 김 종 관
(미디어 길)
대한민국의 낭만가도, 7번국도.
7번국도는 부산광역시 중구를 기점으로 경상남북도, 강원도를 거쳐
닿을 수 없는 북녘 땅, 함경북도 온성군 이르는 일반국도다.
현 사회를 반영하듯 빠르게 내달리는 고속도로와 달리
서두르지 않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일반국도.
7번국도는 아쉬운 2012년을 마무리하고,
다가올 2013년을 준비하기에 충분한 길목이다.
동해의 쪽빛 바다를 두르고 굽이굽이 산천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낭만가도.
그 길 위에 그려진 아름다운 비경과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1부. 부산, 시장과 사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 1의 무역항, 부산.
부산은 산 모양이 솥처럼 생긴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서울에서 남동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총 길이 154.3km에 이르는 7번국도의 긴 여정이 바로 부산에서 시작된다.
부산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가장 잘 녹아있는 도시다.
대한민국의 뼈아픈 역사로 각인된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 있던 국민은
최동단 도시인 부산으로 피란을 내려오게 된다.
그 당시 45만 명이었던 부산의 인구는 90만 명으로 2배이상 증가한다.
대청동, 보수동, 영수동 일대는 피란민의 판자촌으로 발 디딜 틈이 없게 된다.
물밀듯이 모여든 피란민들은 생계를 위해
미국군에서 흘러나오는 군수물자를 내다 팔게 되었고 깡통시장으로 발전하게 된다.
깡통시장은 부평국제시장의 전신으로, 한국전쟁 직후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통조림을 비롯한 깡통제품을 많이 판매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2013년을 하루 앞 둔 부평국제시장은 피란 당시만큼이나 북적인다.
부산의 명물 단팥죽과 유부주머니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62년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부평국제시장과
오래된 책 향기가 가득한 보수동 책방골목까지.
설레는 7번국도 여행의 시작점, 부산으로 떠나본다.
2부. 고래의 꿈, 울산
7번국도의 두 번째 여정, 울산.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한 울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업 도시다.
또한, 울산항·온산항·방어진항·장생포항을 품은 천혜의 항구도시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울산 남구의 서남쪽 해안에 위치한 장생포항은
울산의 심장 같은 존재다.
1986년 상업포경금지가 선언되기 전까지 울산은 고래산업의 메카로 명성이 자자했다.
현재는 2008년 8월에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돼 있다.
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 등 여전히 고래의 도시임을 내보이고 있다.
옛날 포경업 위주의 고래산업이 고래관광업으로 전환되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경업이 금지되었다고 해서 고래 고기를 맛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연히 그물에 걸린 혼획이나 좌초된 고래는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장들 사이에서 바다의 로또라 불리는 고래!
혼획된 밍크고래 경매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에 어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밍크고래의 등장에 경매현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찬란한 흙의 문화를 꽃 피운 외고산 옹기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남창막걸리 제조현장까지.
울산 간절곶 일출로 2013년 계사년의 문을 활짝 열어본다.
3부. 바다와 바람의 푸른 맛, 포항
경상북도의 중심에 위치한 풍요의 도시, 포항.
이곳에서 7번국도의 세 번째 여정이 시작된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되면 포항의 먹을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포항 호미곶.
한반도를 호랑이에 빗대면 꼬리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호미곶의 겨울은 매서운 추위에도 여전히 푸르다.
포항에서만 자라는 해풍 시금치, 포항초가 제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가 뜨니 긴 일조량과 호미곶 해풍을 맞고 자란 포항초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단맛을 낸다.
포항에서는 이 포항초를 국수의 고명으로 올려먹는다.
50년 된 국수기계로 직접 뽑은 면을 해풍과 햇빛의 조화 속에 건조시킨다.
해풍 맞은 면을 다시 한 번 실내에서 숙성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국수면이 완성된다.
해풍 맞은 국수면과 시금치로 만들어진 할매 국수는
진한 바다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포항의 겨울 별미에 과메기를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청어가 많이 잡혀서 청어로 시작한 과메기는 현재 꽁치가 주가 되고 있다.
밤낮의 일교차에 의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깊은 맛을 더하는
구룡포 과메기까지.
먹을거리가 가득한 포항은 겨울 찬바람이 반갑기만 하다.
4부. 푸른 꿈, 풍요의 영덕
쪽빛 동해안을 따라 53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두른 땅, 영덕.
경상북도의 동부에 자리한 영덕은
바다가 내어주는 싱싱한 산물들과 사람 사는 냄새로 가득하다.
7번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큰 대게 조형물과 함께
강구항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구항은 대게의 집산지로서, 대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게는 인근해산 대게와 박달대게 2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박달대게는 박달나무처럼 속이 살로 꽉 차 단단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영덕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명품대게다.
대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게찜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대게탕까지.
제철 맞은 대게로 강구항 거리가 대게 향으로 가득하다.
영덕에서 대게의 열기만큼 뜨거운 관심사는 바로 축구!
박태하, 신태용, 김진규 등 유명 프로선수를 배출한
강구초등학교 축구부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 축구협회장배 우승을 거머쥘 만큼 강구초등학교 축구부의 실력은 대단하다.
하교 뒤 강구초등학교 축구부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 축구장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간다.
바다가 곁에 있어 행복한 영덕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5. 다시 찾은 7번국도, 울진
길 위로 드리워진 이야기를 담는 7번국도의 다섯 번째 여정, 울진.
울진은 태백산맥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와 동해와 맞닿은 천혜의 땅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금강송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관동팔경의 월송정과 망양정을 끌어안은 절경이 이어진다.
울진 후포항 바닷길 위로는 어부의 삶이 펼쳐진다.
보양식으로 잘 알려진 바닷장어를 찾아 박종명 선장이 바닷길을 열었다.
소고기의 200배가 넘는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오장을 보호하고 피를 맑게 하는
대표 보양식, 후포항 바닷장어를 맛본다.
서울 여의도의 7배가 넘는 면적을 자랑하는 금강소나무숲길.
530년 된 소나무를 시작으로 신단수인 우주목까지...
금강소나무숲길은 최근 에코로드로 각광받고 있다.
이 뜻 깊은 여정에 소설 <7번국도>의 저자 김연수 작가가 동행했다.
1995년 처음 7번 국도를 여행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들었다.
실제 소설에서 다뤄졌던 매화초등학교 운동장과 매화리 삼일다방의 여정까지.
소설 <7번국도>의 저자 김연수 작가와 함께 다시 걷는
대한민국의 낭만가도로 떠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