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동반하지 않아 침수피해 적고…정전 등 강풍 사고 많아 울산시교육청 전격 원격수업 전환에…학생ㆍ학부모 혼란 겪어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인한 울산지역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폭우를 동반한 강풍으로 외곽지역 산사태와 도심 건물ㆍ시설물의 안전이 우려됐으나 일부지역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이 남해안 지역에 근접하면서 세기가 강(强)에서 중(中)으로 약해진데다 폭우를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오후 2시 기준 울산 소방본부에 접수된 119 신고 건수는 총 792건이고 소방본부는 차량 66대와 인력 267명을 동원, 피해 63건에 대해 안전 조치를 취한 상태다.
울산시는 태풍에 사전대비하기 위해 지난 18일 오후 6시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근무인력 2천272명을 동원,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선 상습침수지역인 중구 태화시장에 대형 수중 펌프 7대와 양수기 20대, 모래주머니 4천700개를 비치하고 침수예방에 나섰다. 또 언양 반천 마을에는 차수판을 설치하는 한편 지하주차장을 일시 폐쇄했다. 이와 함께 언양 무동마을에 대형 양수기 2대를 설치하고 주민들에 일시 대피를 준비시켰다. 울산시는 이달 초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반지하방 인명피해와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 지하주차장 인명 피해를 의식해 지하주차장과 지하영업장 안전 조치에도 나섰다. 울산시는 밤 9시를 기해 하천변 아파트 지하주차장 46개소에 대해 차수판 설치를 독려하고 태풍 근접기간 지하주차장 주차 금지를 집중 안내했다. 또 지하에서 영업 중인 노래방, 카페, 게임장에 대해 영업 중지를 요청했다.
이외 재난취약시설 점검에도 나서 배수펌프장, 인명피해 우려지역, 지하차도, 둔치주차장 등에 대해 사전예찰(621건)을 실시하고 395개소에 대한 배수구 덮개 및 이물질 제거 작업을 실시했으며 91가구에 차수판 326개를 지원했다.
이후 태풍이 남해안에 근접하면서 같은 날 오전 2시부터 주로 강풍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5시15분 북구 중산동의 도로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어 오전 7시27분에는 동구 방어동에서 주차된 차량 위로 나무가 쓰러졌다.
오전 7시13분에는 울산대교 남구 방향에서 동구 방향으로 달리던 화물차의 화물칸 지붕이 벗겨져 차량 운행이 중단되자 울산시는 울산대교 동구방향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오전 9시30분 다시 해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오전 3시54분 북구의 아파트에서는 강풍으로 베란다 새시가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북구에서는 전날 오후 11시50분에도 산하동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북구가 안전조치를 취한 바 있었다.
정전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17분 북구 명촌동의 단독주택 등 53 가구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3시간20여분 만에 복구됐다. 전날 오후 10시10분에는 남구 야음동ㆍ대현동ㆍ달동 일원 아파트 965호가 정전됐다.
태풍 영향으로 항공편이 결항되고,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19일 울산공항에서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왕복 4편이 모두 결항했다. 동해선 일반열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4편이 운행 중단됐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이 이날 오전 8시 전체 유ㆍ초ㆍ중ㆍ특수학교의 전면 원격수업을 결정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시교육청이 전날 전체 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운영을 조정하라고 방침을 내렸었다.
시교육청의 학사일정 변경 공지가 늦어진 게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학교 급식 납품에 차질이 생겨 부득이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교원단체는 시교육청의 안일한 대처로 학사 업무에 혼란이 빚어졌다고 주장한다. 이날 정오 기준 초등학교는 121개교 중 48개교(39.7%), 중학교는 65개교 중 6개교(9.2%)가, 고등학교는 57개교 중 12개교(21.1%)가 정상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