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일주기(逸走記) ( 맹오따라 살방살방…)
내 친구 맹오가 걸어서 고향일주를 한다고 한다. 가급적 해안가를 따라 영종도와 용유도를 9회(9일)에 걸쳐서 일주를 한다고 지도에다가 빨간색 펜으로 표시까지 해 놓고 날짜를 기다리고 있나보다. 왜 하필?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난리부르스를 칠까? 생각해 보니 다 깊은 생각이 있는 듯 하다. 춥다고 집에서 웅크리고 있거나 TV앞에 죽치고 앉아서 시간 죽이는 일보다 얼마나 생산적이던가!
젊은이(?)여! 어깨를 활짝 펴고 밖으로 나서자 ‘까짓 추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활기차게 걸어보자. 그런 심오한 뜻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첫 날, 한번 동참해 볼까 한다.
요즘, 며칠동안 때아닌 한파(寒波) 몰아치고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 버렸다.
어제는 고향의 친목모임이 인천에서 있었다. 어린시절 태어나 자란 동네의 이름을 딴 모임인데 추위에도 불구하고 불원천리(不遠千里) 모임에 참석 했다. 개구쟁이 시절 함께 뛰놀던 동네의 선,후배이니 만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해피하다.
우리 또래는 거의 정년퇴직을 하고 일부는 계약직으로 1년단위 계약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진석이라는 친구가 이런말을 했다. “난, 오래전에 고향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왔는데 요즘 와서 웬지 자꾸만 고향이 그리워지네. 정년을 하고 나니 쓸쓸한 마음에 가끔씩 하염없이 고향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깜짝깜짝 놀랜다고 한다.
그래, 나이를 먹어서 그런걸거야. 인생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마치고 이제야 여유로운 일상을 맞이하고 보니 불현 듯 잊고살았던 시절이 그리워지는거겠지. 말 끝에 쓸쓸함이 꼬리를 잇는다.
나도 고향이 그립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고향을 간다는 대 전제하에 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렇게 될 날도 멀지 않은 듯 하지만…
어쨌거나 그 고향의 산하(山河)를 살방살방 걸어서 일주를 한다니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몇일간의 맹추위와 내일은 눈까지 온다고 하니 아니 그러하겠는가? 하지만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내고향을 카메라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설레임으로 기다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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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날씨도 춥고 미끄러운길 조심해서 내고향 일주하시길 바래봅니다
시간 되시면 같이 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전총무님!
60 대라면 누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공유하게 되나봅니다
그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마저도 고맙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맹오님의 계획에 마음의 응원을 보냅니다
걍 바라만 보아도 좋아요 고향에 향기가 날아옵니다
내고향 해안길은 어떤 아름다운 모습일까요?
고향친구와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며
고향길을 걷는건 뜻깊은 행사가 될것같아요
맹호님께 힘을 실어주시고자
동행해주시는 우정이 귀하게 느껴지네요,
화이팅!! 하세요
드디어 어제 첫 구간을 무사히 완주했답니다.
울씨년 스럽던 겨울날씨도 오후가 되면서 풀리기 시작하여
걷기에 딱 좋은 날이었지요.
오후 1시쯤에, 영종대교가 잘 보이는 곳에서
우동에 떡국떡 넣고 버너에 끓여서 점심을 때우고 또 출발했지요.
바람이 좀 불기에 어떤집 고추말리는 비닐하우스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땀까지 흘리면서 맛있게 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1구간 끝나는 지점, 논골 어디쯤...에서 내일을 약속하면서
잘 마무리하고 왔습니다. 내 친구 맹오, 홧팅!!!
와아 ~!!!진짜 멋지고 보는이도 행복한 고향 도보순례길 저는 너무 부럽기만하네요.
함께 고향을 돌아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함께 하시는 우정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건강도 챙기시고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