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환 기자= '빛나는 조연이 아닌 당당한 주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탱크' 박지성이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간) 올드트라포드에서 개최될 예정인 AS로마와의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앞두고 '맨유의 간판'으로 나설 전망이다.
맨유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 스포탈코리아 > 와의 전화 통화에서 " 이변이 없다면 퍼거슨과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 며 경기를 하루 앞두고 유럽축구연맹이 주최하는 공식 기자회견에 퍼거슨 감독과 함께 참석, 맨유를 대표해 전세계 언론을 상대로 AS로마전에 대한 각오를 밝힐 예정임을 알렸다.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하루 앞두고 펼쳐지는 기자회견(Pre-Match Media Conference)에 참가는 단순한 기자회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기싸움 앞둔 맨유의 '대표 선수', 박지성
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월드컵, 대륙별 선수권 대회 등 모든 권위있는 축구대회는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의 감독과 선수 1인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언론매체를 상대로 합동기자회견 형식의 행사를 갖는다. 당연히 이 자리에 참석한 감독과 선수는 경기를 앞둔 심정과 필승의 각오를 밝히고, 상대에 대한 탐색을 펼친다.
경기를 하루 앞둔 시점인 만큼 상대팀과의 기싸움이 펼쳐지기도 하는데, 종종 이 자리에서 양 팀의 감독이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하는 감독과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상대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선수단 내부와 팬들의 결속을 이끌어내기 위해 화려한 언변을 늘어놓기도 한다.
△ 늘어나는 퍼거슨 감독의 신뢰
바로 이 자리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해 박지성이 나선다. 팀 내에서 박지성의 입지가 달라졌음을 나타낸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는 선수를 결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팀에서 감독의 권한이다. 감독은 선수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서 해당 선수가 펼칠 활약에 대한 기대를 담아 선수를 결정한다.
박지성은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는 출전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팬들은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등 다른 프리미어리거들과 함께 '박지성의 입지도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지만, 박지성은 오히려 담담했다. 박지성은 구단 홈페이지(http://www.ManUtd.kr)와의 인터뷰를 통해 " 아직 어떤 스킬도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며 겸손한 자세로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때 최선을 다 할 뜻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2일 AS로마와의 1차전에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루니의 두 번째 골에 도움을 주었고, 이어 6일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 교체 출전, 감각적인 헤딩 패스로 루니의 골을 도우며 퍼거슨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맨유의 현지 팬들은 이 경기 최고의 선수로 판 데 사르와 박지성을 놓고 인터넷 상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 언어의 장벽은 없다
예정대로 박지성이 이 자리에 나타난다면 한국 선수로는 최로로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게 된다.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은 송종국, 설기현, 이영표 박지성 등 4명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팀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서지 못했다.
때때로 이들이 팀 내에서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경기의 키워드가 될 만한 활약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바로 '언어'였다. 현지의 모든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며, 통역이 있다고 해도 심도있는 대화는 주고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에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은 현지의 언론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왔고 또 외면을 받았다.
이 자리에 박지성이 나선다는 것은 더 이상 박지성에게 영어는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박지성이 영어를 한국어처럼 완벽히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이미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수준은 뛰어넘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팀 동료인 하그리브스와 캐릭은 팀이 발행하는 월간지 < 인사이드 유나이티드 한국판 > 4월호를 통해 " 박지성은 매일 락커룸에서 에브라와 장난을 칠 정도이다 " 며 박지성과의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 '빛나는 조연'에서 '당당한 주연'으로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동시 석권을 노리는 맨유는 9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위해 올드트라포드에서 '이탈리아의 자존심' AS로마와 일전을 벌인다.
시즌 중반까지 '트레블(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동시 석권)'달성의 꿈을 꿨지만 FA컵 8강에서 포츠머스에게 발목을 잡혀 좌절했고, AS로마와의 일전은 챔피언스리그 정복에 중한 고비이다.
맨유는 상대 팀에게 '맨유의 거대한 벽'으로 인식된 퍼디난드가 지난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발등 부상을 당해 출장이 불투명하고, 비디치 역시 무릎 부상으로 3주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 다행히 지난 해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득점왕을 기록한 AS로마의 '정신적 지주' 토티가 지난 주말 제노아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맨체스터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 다리의 결투'를 앞둔 양 팀의 감독에게 전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의 결장은 적지않은 부담이고, 어려운 상황에 빠질수록 승리에 대한 의욕은 커진다. 승리가 간절한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 퍼거슨은 박지성을 내세우고, 이는 9일 경기에 박지성을 출전시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가능케 한다.
박지성은 PSV아인트호벤 시절이던 2005년,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AC밀란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유럽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퍼거슨 감독의 눈에 들어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까지 다섯 시즌 연속 '꿈의 무대'를 밟은 박지성이 이제 더 이상 맨유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위)= AS로마와의 1차전에서 루니의 득점을 도운 후 기뻐하는 박지성 ⓒCopyright Manchester United/ManUtd.kr/스포탈코리아
사진(아래)= 아인트호벤시절 이영표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박지성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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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