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종댕이길 걷기 후기 <1>
<2023년 11월 25일>
아직은 11월, 가을이고 싶다. 아니 정녕 가을날씨다.
25일 날씨 예보, 영하 6도 첫 추위 우려로 TV마다 요란법석,
덕분에, 지나치게 따뜻하게 챙겨 입은 탓일까, 외려 덥기만 하구나.
충주호 종댕이길, 곳곳에 마련된 정자와 쉼터, 조망대와 전망대에서
충주호 풍광을 즐기며 낙엽 쌓인 오솔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는다.
걷다 보면, 적당한 오르내림도 있고 볼거리와 얘깃거리도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추의 속살을 온몸으로 느낀 하루,
소중하고 귀한 순간순간들을 사진으로 엮어 봅니다.
종댕이길 1구간,
*** 마즈막재 주차장에서 출발, 심항산 기슭따라 하트모양의 충주호 수변길을 걷고 상종마을에서 식당(샤브樂)으로 버스 이용.
[종댕이길]은 충주호가 선물한 수변길, '내륙의 바다'라 일컫는 충주호 중 단양, 제천을 거쳐 충주댐 근처 충주시 종민동 지역임.
충주댐은 1978년 6월에 공사를 시작해서 1985년에 완공했다.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조동리사이 남한강 물길을 막은 댐이다.
댐 높이는 97.5m, 저수량은 27억5000만 t, 유역면적은 6648km2다. 이 댐은 한강의 홍수 수위를 1m 이상 낮췄으며,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연간3380만 m2의 용수를 공급하고, 연간 884만 k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충주 관내 1개 동, 3개 면, 14개 리가 수몰되었다.(종민동 등 지역에 수몰 당시 1236가구 7203명 거주)
종댕이길 1구간 코스 상세 안내도
*** 우리는 1구간 코스 7.1km 중 상종마을에서 마즈막재 주차장까지 버스 이동구간을 제외하면 5km남짓 걸은 셈이다.
종댕이길은 3개 구간 코스로 구분,
점점 해뜨는 시간이 늦어지네. 지난 달과 같은 시각이건만 한강은 여태 여명 속에 잠자고 있다.
만남의 장소는 맨날 그 자리, 고속터미널 GS주유소 앞, 아침 8시. '춥다'는 예보에 모두가 한겨울 복장.
10시 50분 경, 대형차 주차가 가능한 충주 마즈막재 제1주차장 도착.
*** [마즈막재]는 계명산(774m)과 이어져 있는 남산(636m) 사이의 고개로 예전에 남산 아래에 처형장이 있어
죄수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 살아오지 못해 마지막으로 넘는 고개라는 뜻에서 붙여진 지명이다.
마즈막재 제1주차장에는 [무공수훈자공적비]가 있으며, 도로 건너편 언덕에 [대몽(對蒙)항쟁전승기념탑]이 있다
***높이 15m 탑 뒤 부조벽에는 '1253년 몽고의 5차 침입 시 충주성에서 70일간 전개된 치열한 공방전 모습'을 새김.(2003년 건립)
종댕이길 안내소와 화장실이 있는 마즈막재 제2주차장에서 조망한 충주호.
종댕이길 1구간 코스는 길이 '하트모양'이라 걸으면 걸을수록 사랑이 깊어진다네요.
'종댕이'는 인근 상종마을, 하종마을 즉 종댕이(宗堂)마을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심항산(心項山 385m)을 종댕이산이라
부르기도 한다는데, 종댕이( 종당)마을과 관련하여서는 정선 전씨 또는 충주 지씨와의 연관을 얘기하기도 한다.
*** '종댕이'의 사전적 의미는 '종다래끼'의 방언, 종다래끼는 짚이나 싸리 등으로 엮은 주둥이가 좁고 밑이 넓은 바구니를 말한다.
준비 체조
[충주 풍경길 안내판]
풍경길은 아름다운 호수길이 일품인 종댕이길(12㎞)을 비롯해 비내길(17㎞), 하늘재길(1.8㎞) 사래실 가는 길(12.4㎞),
중원문화길(23㎞), 새재넘어 소조령길(36㎞), 반기문 꿈자람길(9㎞), 대몽항쟁길(4㎞) 등이 있으며, 8개 코스에 총 115.2㎞.
[계명산]은 삼국시대엔 심항산, 그 뒤에 계족산으로 불리다가 아침을 알리는 희망적인 이름 [계명산(鷄鳴山)]으로 바뀌었다네요.
종댕이길 출발점, 작품명 [ㅋㅋㅋ ㅎㅎㅎ]
*** 오솔길 이정표까지 약 1km를 충주호수로 도로를 따라 데크길과 흙길을 차례로 걸어야한다.
오솔길 이정표
오솔길은 급경사 내리막 계단길로 시작한다.
만추답게 낙엽이 켜켜이 쌓여 있다.
돌탑, 아직 미완성인가.
오솔길 갈림길
다리
다리 앞 바위, 왼쪽 부분에 사람의 얼굴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눈, 코, 입이 제대로 ~~~.
산수유 열매가 영롱하게 ~~~. 한때는 자녀 공부를 시킬 수 있는 소득원으로 '대학나무'라고도 불렀다는데 요즈음은 엄청 흔하다.
충주호 수면이 마치 은비늘로 수놓은 듯, 가히 환상적이다. 사진으로 제대로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네.
[원터정] 원터정 바로 아래는 옛날 고을 원님이 살았던 곳으로 충주댐 건설로 인하여 1983년경 수몰됐단다.
[생태 연못]
[어류 인공 산란장] 붕어, 잉어류의 자연산란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인공수초섬(2018년 설치)
[삼형제나무]
[별을 찾아서]
2017년 별모양의 인공수초섬 설치. 신경림 시인의 '별을 찾아서' 시를 모티브로, 가운데 [혼천의](세종 15년 - 1433년)를 배치
이 대목에서 신경림 시인의 '별을 찾아서' 시 한 수 옮겨 봅니다.
*** 신경림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며 '별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소설인지, 시인지도 몰랐지만,
'별을 보러 간다. 별과 별 사이에 숨은 별들을 찾아서, 큰 별에 가려 빛을 잃은 별들을 찾아서' 란 시구가 오래 남는다.
별을 찾아서 / 신경림
소백산 풍시로 별을 보러 간다
별과 별 사이에 숨은 별들을 찿아서
큰 별에 가려 빛을 잃은 별들을 찿아서
낮아서 들리지 않는 그들 얘기를 듣기 위해서
별과 별 사이에 숨은 사람들을 찿아서
평생을 터벅터벅 아무것도 찿지 못한 사람들을 찿아서
작아서 보이지 않는 그들 춤을 보기 위해서
멀리서 큰 별을 우러르기만 하는 별들을 찿아서
그래서 슬프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별들을 찿아서
흐려서 보이지 않은 그들 웃음을 보기 위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숨은 별들을 찿아서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이 다 돼버린 별들을 찿아서
내 돌아가는 길에 동무될 노래를 듣기 위해서
히말라야 라다크로 별을 보러 간다
[제1조망대]
종댕이 다님길
[종댕이 고개] 한번 넘을 때마다 건강수명이 한달씩 늘어난다니 ~~~, 자주 와서 넘어야겠네.
고개를 넘어서면 시원한 호수가 바람과 함께 펼쳐지며, 경사 아래로 팔각정인 [밍계정]과 [모자나무]가 반긴다.
[밍계정] 팔각장 아래쪽에 수몰된 마을이 '밍계마을'이라 밍계정이라는데 ~~~, '밍계'가 무슨 뜻일까.
[모자(母子)나무]는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가지가 1m 높이에서 맞닿아 생긴 둥그런 공간이 마치 어머니의 뱃속을 연상시킨단다.
풍광도 좋고 따사로운 만추의 양광 아래 제법 긴 시간 쉬면서 간식도 즐기고 ~~~.
[충주나루]에서 [고향 가는 길 선착장] 가는 배인가, 관광선은 아닌가 보네.
어쨌거나 배만 보면 타고 싶다. 잔잔한 수면을 시원스레 가르며 달리고 싶다.
팔각정자인 밍계정 이후의 기록은 2편에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만추의 속살을 온몸으로 느낄랴, 작품사진 찍을랴, 차기 도보여행 해설할랴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덕분에 늦가을 즐거운 하루 보낼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모처럼 함께하여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자주자주 만나요.
멋진사진들 잘감상하고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도와주심에 감사드려요. ^^
종댕이길이 뭐지? 참 이름도 희한하네 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길이였어요
여름이었으면 못 보았을 잎이 떨어져버린 나무가지 사이로 충주호를 보면서 걷는길!
시까지 곁들이며 써주신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자연에 무한 감사!!!
함께라서 덕분에 즐겁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