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대봉과 분주령의 여름 야생화를 찾아서
"우중에 찾은 금대봉과 분주령의 많은 야생화들이 다행히 꽃을 피우고 반겨주어 행복했습니다"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출장을 마치고 상경길에 금대봉에서 대덕산까지 여름 야생화 탐사를 위해 태백에 들렀습니다. 며칠째 쏟아지는 비 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서울로 상경하려 했으나 강원도를 지나면서 또 오기도 힘이 들고 우리 카페를 찾아주시는 회원님들께 금대봉의 여름 야생화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소개하기 위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날이 밝아오자 다행히 비가 소강 상태를 보여 산행에 나섰는데 두문동재에 도착하자 다시 비가 거세게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산행을 포기하여야 할 것 같은 비였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돌아설 수는 없었습니다. 우의를 입고, 비를 맞으며 산을 올랐습니다. 제일 먼저 수레길 양옆으로 비를 맞으면서도 활짝 핀 동자꽃이 반겨 주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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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꽃: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지난 봄에 보았던 금대봉 야생화 탐방로는 여름 계절이 바뀌면서 봄과는 전혀 다른 또 다른 길이었습니다. 역시 금대봉은 야생화 천국이 맞다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더군요. 비록 비로 인해 활짝핀 고운 색감의 꽃을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는 예쁜 야생화들의 향연에 푹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금대봉 야생화 탐방로에서 만난 꽃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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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일월비비추의 꽃대들이 온산을 아름답게 수놓아 절경을 이루고 있어 환호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이 예쁜 절경을 망원 줌으로 당기어 담아보고 비 때문에 겨우 똑딱이 디카로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애카가(니콘 S-70) 비로 인해 오동작을 일으켜 속을 썩이더군요.
터치스크린 카메라인데 LCD 액정에 빗방울 떨어질 때마다. 셔터가 제멋대로 눌려져 찍히고 플래시가 아무 때나 펑펑 터지질 않나, 초점은 제멋대로 잡히지도 않고, 조작을 하려 해도 액정에 비가 묻어 조작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사진 한장 겨우 찍고 액정에 묻은 비를 타올로 연신 딱아야하는 상황, 정말 비오는날은 애카가 아니라 웬 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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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비비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빗줄기가 거셀 때는 잠시 나무 밑에서 비를 피했다가 약해지면 다시 디카를 달래며 사진찍기에 바빴죠, 그래도 이곳은 초원지역으로 사방이 탁 트여 어둡지가 않아 카메라가 작동해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며 꽃들과의 만남에 감사했습니다. 우중이라서 이곳을 찾은 사람은 꼴랑 저 한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주변에 신경을 쓸 것도 없어 자유로워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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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봉에는 야생화 천국이기도 하지만 곤충들이 천국이기도 하였습니다
금대봉에는 이질풀과 까치수염, 솔나물, 마타리, 병조희풀, 나리꽃, 일월비비추들이 어울려 꽃밭을 장식했고 여기저기서 수리취, 당귀, 궁궁이들이 누가 키가 클까? 키재기를 하는 광경은 아름다운 여름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지만 역시 금대봉에 들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소강 상태에 젖어들면 어느새 잠자리떼들이 나타나 숲을 비행하였고, 풀잎을 갉아먹고 있는 메뚜기들이 여기저기서 뛰어놀고 나비들이 꽃을 찾아 날개짓에 빠쁜 금대봉은 환경오염이 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정말 아름다운 야생화 천국에 걸 맞는 청정지역이 맞았습니다.
▲ 꿩의다리: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꿩의 다리는 금대봉 야생화 탐방소 에서부터 금대봉 오르면서 계속하여 볼 수 있었으며 분주령 오를 때까지도 산에 지천으로 자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꿩의다리 꽃이 빗물을 머금고 있어 꿩의 날씬한 다리를 선명하게 잡을 수 없음이 안타깝더군요. 꿩의다리의 꽃말은 "순간의 행복" 무슨 뜻일까 아직 이해가 되지 않고 있는 꽃입니다. 금대봉 여름 야생화로 많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일월비비추, 참나리, 까치수염, 노랑물봉선화, 동자꽃, 꿩의다리, 흰송이풀, 붉은여로, 병조희풀 등이 서식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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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나리: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빗물을 머금은 중나리의 화려한 모습입니다. 꽃잎에 송송 뿌려진 주근깨는 70년대 모 방송국이 수입 방영한 가족드라마 말괄량이 삐삐의 얼굴을 연상케 합니다. 당시 말괄량이 삐삐는 엉뚱한 생각의 괴력을 가진 쾌활한 여자아이 주인공으로 나와 폭팔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어린 말괄량이 삐삐의 얼굴이 이렇게 중나리처럼 주근깨가 엄청나게 뿌려진 익살스런 모습이었지요.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추억의 말괄량이 삐삐는 이제 거의 할머니의 모습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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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으로 날이 흐리다 보니 한 낮에 비를 맞으면서 활짝핀 달맞이 꽃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달맞이꽃이 아닌 해맞이 꽃으로 보여집니다. 비로 인해 사진 마다 색감이 선명치 못하고 뿌연 습기가 보이죠, 하지만 이렇게라도 꽃을 담을 수 있어 다행 이었습니다. 길은 온통 흙탕물과 뻘로 신에 물이고여 발이 퉁퉁 부른튼것이 느껴져 옵니다. 이런때 팻션 장화라도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 노랑물봉선화: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 가는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등산로 따라 많은 노랑물봉선화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특이하게도 이곳 금대봉은 노랑물봉선화만이 군락을 이루고 있더군요, 저 가냘픈 꽃대에 의지 매달려 있는 물봉선화를 보면 단아한 여인네의 고운 자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죽하면 물봉선의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일까 음미해 봅니다. 가냘픈 허리와 얌전한 몸매에 우아함까지, 뭐 하나 흠잡을 것 없는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의 청초(靑草)한 모습에 푹 빠져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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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비비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주변에 온통 일월비비추의 꽃줄기가 꽃망울을 맺고 있지만 날씨가 흐려 꽃잎을 연 일월비비추는 찾기 힘들었는데 드디어 꽃잎을 연 일월비비추를 만났습니다. 꼭 다문 꽃잎을 열고 하나씩 꽃술을 내밀려고 움츠리는 녀석이 예쁜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이죠, 꽃말이 "신비한 사랑" 인 만큼이나 신비한 이녀석을 만나 내심 기뻣습니다. 일월비비추는 꽃줄기의 윗부분 끝에서 여러개의 꽃들이 모여(두상화)피웁니다. 반면 일반 비비추는 꽃줄기에서 위에서 부터 서로 어긋나며 하나씩 달려 피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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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오줌: 국화과 여러해살이 풀
금대봉에서 분주령가는 길에 만난 여우오줌입니다. 왜하필이면 이름이 여우오줌일까요? 꽃이나 잎의 모양에서 전혀 여우를 닮은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지요. 여우의 오줌은 뿌리에서 여우오줌냄새가 난다 하여 여우오줌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열매는 구충제로도 쓰이며, 예전에 잎은 담배대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깨끗한 잎을 담고 싶었지만 유독 여우오줌 잎에만 메뚜기가 집단 서식하며 잎을 모두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비록 여기저기 구멍이 난 잎이지만 이곳에 메뚜기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만도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혹, 메뚜기도 담배를 좋아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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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총나무(열매):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꼭두서니목 인동과의 낙엽활엽 관목
금대봉에서 분주령과 대덕산 오르는 좁고 가파른 등산길엔 딱총나무의 붉은 열매가 우중충한 날씨에 빛이 가려져 어두운 숲속에서도 예쁜 열매를 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정말 많은 딱총나무들이 서식 하고 있었습니다.
딱총나무는 이른봄 부터 자주색의 어린 꽃망울이 꼬물꼬물 자라다가 5월경에 하얀 연녹색의 꽃을 피웁니다.
우리도 꽃이랍니다. 제발 예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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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를 흠뻑 먹고 제철을 만난 여름 버섯들이 제각기 예쁜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버섯들의 앙증맞음이 야생화보다도 더 예쁠 때가 있지요, 고온다습한 계절엔 나무 위에나 땅 위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숲 속의 작은 요정들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 도둑놈의갈고리: 장미목 콩과의 쌍떡잎식물. 여러해살이풀
예전엔 들이나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도둑놈의갈고리입니다. 초가을 산이나 들을 거닐다 집에 와보면 언제 붙어왔는지 바짓가랑이나 양말 등에 수십 개씩 다닥다닥 붙어 떼어내느라 고생했던 추억이 어리게 하는 식물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붙어 아주 먼 곳까지 이동하여 종자 번식을 시키는 똑똑한 녀석이지요. 가을날 떨어진 알밤을 줍다 보면 어느새 옷가지에 귀찬니즘으로 붙던 도둑놈의갈고리가 이제는 환경변화로 들이나 야산 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깊은 산에나 와야 볼 수가 있는 것 같아요.
속단이 앙증맞은 모습을 하고 있죠? 이곳엔 등산로를 따라 속단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날씨만 흐리지 않았다면 더욱 선명하고 예쁜 모습을 담을 수가 있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분주령에 가까워지면서 산세가 험해지고 숲이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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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단: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속단의 앙증맞은 모습을 담고 이동하던중 갑자기 앞에서 꿰엑꿱 하면서 멧돼지 두 마리가 쏜살같이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내 숨소리만 들리는 적막한 숲 속에서 갑작스러운 멧돼지 출현은 당연히 나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줌카메라는 가방에 있었고 쏜살같이 도망가는 멧돼지는 하도 빨라 디카로는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곳곳에 땅이 깊게 파헤친 흔적이 많이 보였고 그곳에는 여지없이 무슨 야생초인지는 모르지만, 뿌리째 없어져 있었습니다. 멧돼지의 흔적입니다. 최근 들어 멧돼지의 개체 수가 많아지면서 많은 산림이 훼손되어 가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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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천연기념물인 올빼미를 만났습다
금대봉에서 약 3.6Km를 지나 분주령 도착 검룡소와 대덕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다시 거센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순식간에 위에서 흘러 내려오는 흙탕물에 더는 산행이 곤란하였습니다.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아 분주령에서 대덕산에 오르는 야생화 군락지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제 약 1.3km만 산행하면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오늘처럼 야속한 비가 이렇게 원망스러운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허탈한감 갈등을 겨우 진정시키면서 등산화에 고인 물을 쏟아내고 하는 수 없이 하산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약 1시간정도를 야생화와 친구하며 하산 물봉선 군락지에 도착 간식을 먹고 있을때 우후 우후~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나무위에 올빼미가 하늘색 우의를 입고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였는지 큰눈이 나를 응시 하고 있었습니다. 오웃~ 이곳에서 올빼미를 만나다니 너무 신이났습니다. 녀석은 멀리서 나를 주시하며 다행히 도망 가지는 않았습니다.
조심 조심 올빼미가 놀라지 않도록 최대한 부동자세로 나무에 붙어 배낭을 내려 줌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전원을 켜자 올빼미가 이상함을 감지하였는지 옆나무로 옮겨 몸을 숨기며 계속 나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멀리 날아 가는줄 알았는데 천만 다행 옆나무로 옮겨 앉은 녀석을 카메라에 담는데 드디어 성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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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빼미: 천연기념물 제 324-1호 (1982.11.04 지정), 올빼미목, 올빼미과 맹금류
올빼미는 나무에서 생활하는 흔하지 않은 텃새로, 낮에는 나뭇가지에서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 활동을 시작합니다. 들쥐, 작은 조류, 곤충류를 먹고 살며,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오염된 먹이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번식지를 비롯한 월동지와 서식지의 파괴, 인간에 의한 마구잡이 등의 원인으로 나날이 그 수가 감소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한국 특산물입니다. 오늘 올빼미와의 첫 만남은 좋은 행운으로 영원히 간직되었으면 합니다.
▼ 올빼미 동영상 보기
![](http://i1.tvpot.daumcdn.net/svc/image/U03/tvpot_thumb/MdnOdBTb81k$/thumb.jpg.edit)
드디어 5년만에 핀다는 조릿대 꽃도 보았습니다
하산길에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조릿대에 꽃이 맺혀 있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숲이 어두워 더욱 하얀 연녹색의 꽃이 빛을 발하더군요. 와,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조릿대의 꽃을 대덕산에서 보다니 아마도 오늘 만난 올빼미의 행운의 덕이 아닐까? 그동안 많은 산을 찾아다니며 조릿대를 관찰해 왔지만, 그 꽃을 보기는 좀처럼 힘이 들었습니다. 봄 까지만 해도 등산로 그 자리에 있던 조릿대 군락지가 여름에 가보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를 관찰 황당한 경우를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조릿대는 군락을 이루며 5년 만에 일시에 꽃을 피우고 지상부가 모두 사라져 군락지 자체가 없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항간에는 조릿대 꽃을 대나무꽃으로 생각하고 60년 만에 피었느니, 100년 만에 피는 행운의 꽃이라고 하지만 잘못된 정보이며, 조릿대는 5년 만에 봄에 꽃을 피우고 꽃이 지고 여름에 지상부의 잎과 가지가 모두 말라 죽어 버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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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릿대: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대나무
그 밖의 언급하지 못한 들꽃탐방 등산로에서 만난 여름꽃들을 소개해 드리며 금대봉과 분주령의 여름 야생화를 찾아서 탐방 소개를 마칩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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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야생도감 내실려나? 조릿대에도 꽃이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