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이 그렇게 우습나?'
축구팬들이 매우 화가 났다. 볼권리를 박탈 당했기 때문이다. 한 두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방송사의 무성의한 편성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들 있다.
지난 9월 30일 저녁. 19세 이하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태국과 조별예선 3차전을 치렀다.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3-0으로 완패한 한국에게 태국전은 8강진출이 걸린 중요한 한판이었다. 경기 전 각종 스포츠뉴스와 신문 지상에서도 '벼랑 끝 승부'라며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TV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려던 축구팬들은 애꿎은 리모콘만을 신경질적으로 누를 뿐이었다. 아무리 채널을 돌리고 또 돌려보아도 축구중계를 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공중파는 물론이고, 스포츠 채널에서도 태극전사들의 경기장면은 잡히지를 않았다. 그 시간에 공중파는 드라마와 기획물, 스포츠 채널은 이미 방영된 적이 있는 격투 종목을 내보냈다. 경기 결과가 이미 나온 자정을 넘긴 시간에야 비로소 녹화중계로 태극전사들의 경기모습이 전해졌다.
아쉬움과 황당함으로 가득찬 축구팬들은 각종 인터넷 축구게시판을 찾았다. 인터넷과 각종 사이트를 뒤지고 뒤진 네티즌들이 사이버 게시판에서 문자중계를 하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했다. 시청률 핑계를 대면서 자신들(축구팬)을 무시한 방송사들을 원망하면서 말이다.
스포츠서울닷컴 축구게시판에 글을 남긴 'jeiway'의 아이디를 사용하는 축구팬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선수들의 중요한 경기였다. 그런데 모든 방송사가 이를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방송·언론사들이 한국축구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축구팬을 무시(?)한 방송사들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아이디 'jrs444'의 네티즌 역시 "축구가 생중계가 아닌 사실을 알고 너무나도 화가 났다. 스포츠 채널까지 있는데 왜 녹화로 중계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방송사의 무성의한 편성에 성난 목소리를 드높였다.
생중계를 원하는 축구팬들이 TV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독일전에서 약 10분이 지연방송되며 축구팬들을 분노케 했고, 유로2004 때도 지연방송으로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그리고 최근 펼쳐진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도 또 녹화중계.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가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던 이유가 됐다.
"제 시간에 있는 그대로 축구를 보고 싶을 뿐이다."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하는 한 축구팬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다.
스포츠서울닷컴│심재희기자 kkamanom@
첫댓글 인기나 상업에 눈먼 방송사들은 각성하라.
축구장의 구름관중 아 옛날이여,꿈이여 다시한번 ! italy311님 저에게 많은관심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한국팀 경기와 K-League 전경기 TV 중계하는날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