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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나의 독서일기방 또하나의 세계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이카로스 추천 0 조회 115 23.11.03 22:52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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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3.11.04 05:55

    첫댓글 요요마의 연주를 들으며 가을속 깊이 걸어 들어가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서있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던 부석사.

    그다음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였든거 같네요.

    건축기행, 미학에 더해 문학이라 평하시니 더욱 궁금해 집니다.

    오랜만에 이카로스님의 멋진 글 읽으며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내세우려 쓰는 글이 아니라 마음에 듣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여 읽는이가 고스란히 감정이입이 되게하는......

    감사드리며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기를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 작성자 23.11.04 00:59

    뭐하나가 눈에 들어오면
    습관적 무례를 범하기 일쑤고
    보헤미안의 피가 흘러
    얽매이지 않고 어느날
    문득 사라지기 일쑤인데..

    또 이렇게
    긴 댓글까지 친절히 주시고
    칭찬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어느새 까맣게 잊었는데^^.. 옛 책이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새롭게 안겨주네요.

    언젠가 부석사를 가서 이 책대로
    동선을 그리며 이 글을 음미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나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요~"

    길가의 낙엽구르는 소리에도
    돌아보게 되는 늦가을입니다.

    이 계절에 독서를 통해서 여행을 통해서
    더 많은 감동과 여운이 함께 하시기를요.

    감사합니다.

  • 23.11.04 21:34

    우린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보지만
    모셔진 건물주 입장에서 보자면,

    서방극락정토를 관장하시는 아미타부처님이
    무량수전 금대에 앉아 첩첩히 낮게 쌓여진
    서쪽 소백산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
    자체가 극락이네요.

  • 작성자 23.11.05 15:14

    책에 나온 또다른 문장으로
    댓글에 화답합니다.


    1.
    부석사는 건축하는 이들에게는 순례지다.
    어떤 이는
    가을에 좋다고 한다.
    어떤 이는 비 오는 날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해 지는 저녁
    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2.
    무량수전 앞마당에서
    멀리 굽어보면
    소백산맥의 준봉들이 아스라히 보인다.
    그 서쪽 모서리에서
    해가 질 때까지 있어
    보자.

    3.
    시간이 더욱 흘러 해가 점점 낮아지면 서쪽 하늘이 물들면서 우리는 뭔가 범상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해가 지는 위치는 매일 조금씩 바뀐다.
    그러다가 자개봉의 정봉 끝으로 해가 지는 날이 있다. 그 날이 바로 춘분이다.

    4.
    당연히 추분일 때도 마찬가지다.
    춘분날 저녁에 마당 모서리에 서 보라.
    그렇다. 뾰족이 솟은 바로 그 봉우리 끝으로 해가 진다. 해가 진 그 곳,
    서방 정토와 자개봉과 세사에 찌들었던
    내가 일직선 위에 서는 것이다.

    5.
    그 순간 다시 뒤를 돌아보라.
    석등과 석탑도 바로
    그 선 위에 도열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방 정토을 향해 있는 우리의 뒤편을
    석가의 현신인 석탑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 23.11.07 16:39

    한국의 미술은 언제나 담담하다.
    그리고 욕심이 없어서 좋다.
    없으면 없는 대로의 재료, 있으면 있는 대로의 솜씨가 별로 꾸밈없이 드러난 것,
    다채롭지도 수다스럽지도 않은 그다지 슬플 것도 즐거울 것도 없는
    덤덤한 매무새가 한국미술의 마음씨이다.

    -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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