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내 목양실에 낡고 해진 방석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낡은 방석이지만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흔적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는 매일 기도하는 소년을 긍휼히 여겨주셨다. 가난한 형편 때문에 남들 다니는 학원 한 번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지만 기도하는 소년에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만큼은 특별했다. 기도는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주시고 능력을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었지만 수많은 고난과 역경에 직면했던 사람이다. 시편 109편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시 109:4). 한글 번역은 “나는 기도할 뿐이라”라고 되어 있지만 원문으로 직역하면 “나는 기도이다”라고 한다.
이것이 나에게 기도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주었고 도전이 되었다. 다윗은 그의 삶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기도 자체가 된 것이다. 기도를 하기 위해 한두 시간을 내는 정도가 아닌, 삶이 기도가 된 것이다. 일상이 주님과의 대화이며 간구이고 의탁이었다. 그것이 그의 삶의 방식이었다.
다윗은 시편 19편에서도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시 19:14). 다윗은 매 순간 하나님을 기억하고 입술의 말과 마음 가운데 그분을 두었다. 자신의 삶과 하나님을 연결할 줄 아는 자였다.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하나님은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과 생각까지도 다 아시고 받으시며, 약속대로 응답하실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뛴다. 매일의 삶 가운데 다윗처럼 기도가 루틴이 되게 한다면 성령님께서 친히 하늘의 놀라운 세계로 인도해가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돌아보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빚어진 기적 같은 시간들이었다. 동생의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교통사고로부터 나를 구해주시고, ‘기도통장’의 원리를 알려주셨던 그 날 이후로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놀랍도록 이루어가셨고, 기도와 온전한 순종의 도구로 나를 써주셨다.
가장 더운 아프리카에서 7년, 동토의 땅 미국 알래스카 7년, 그리고 캘리포니아주 벤추라를 거쳐 지금의 서울 화양감리교회 목회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기도의 동력에 있었음을 믿는다. 코로나의 위기 상황에서도 ‘오직 기도’로 돌파하고 있기에 교회가 오히려 부흥하고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이 흘려보낼 수 있었다고 믿는다.
기도가 다일까? 그렇다!오직 기도만이 하나님의 큰 그림을 완성 시킬 놀라운 방법이다. 기도는 나의 삶 속에 모든 사역 가운데 가장 큰 힘이자 전부였다. 앞으로도 이미 하늘나라 기도통장에 저축된 기도, 쌓인 기도를 통해 풀어갈 하나님의 큰 그림을 기대한다. 그 그림은 늘 선하고 완전하시다.
-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