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인공지능(AI)이 승리했다. 코로나19는 디지털로의 전환을 앞당겼다. 디지털 시대와 함께 AI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에 활용되며 내비게이션, 외국어 번역, 음악 추천에도 적용되어 우리 생활 가까이에 와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편견을 그대로 흡수한다고 한다. 존스홉킨스대, 조지아공대, 워싱턴대 연구원들은 인공지능 로봇에게 백인과 흑인, 라틴계, 동양인 남성과 여성 사진을 제시하고 의사, 주부, 범죄자를 구분하여 인식하도록 했다. 그 결과 흑인남성을 백인남성보다 10% 더 범죄자로 인식했고 라틴계 남성을 백인보다 10% 더 청소부로 인식했다. 인간이 제시한 알고리즘으로 구축된 인공지능 로봇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학습한 것이다.
2015년 구글 포토의 AI는 흑인 여성을 고릴라로 인식하였고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AI챗봇 테이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서비스를 중단하였다. 2020년 12월에 출시한 페이스북 메신저기반으로 한 AI챗봇 이루다는 국내스타트업 스캐터랩에서 만든 인공지능 챗봇서비스이다. 이루다는 20대 여대생 캐릭터로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 100억건을 확보하여 학습시켜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장애인ㆍ성차별적 혐오발언으로 출시 20일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AI의 핵심은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일정한 패턴을 찾아 예측하는 머신러닝에 있다. 이러한 학습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AI의 윤리는 개발자나 설계자인 인간의 윤리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사람 수준의 인공지능을 넘어사람다움을 갖춘 인공지능을 원하고 있다.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덥고 습한 장마가 이어지는 7월. 울산시교육청 정책관에서 주최하고 춘해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학교안전 행정실장 역량강화 연수를 다녀왔다. 생활 속 안전사고에 대한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 실습을 했던 1일차에 이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학교 전기소방설비 점검 실무를 배운 2일차 모두 학교 시설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방화셔터 작동실습, 지하기계실과 소방펌프실의 전기소방 장비 작동원리, 물탱크실의 누수 및 수도 배관 점검 등 재난상황 대처를 위한 현장중심의 실무 교육이었다. 보이스피싱 대처법 연수 또한 금융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였다.
점심 식사 후 연수 장소였던 대학 캠퍼스를 잠시 산책할 기회가 있었다. 울주군 웅촌에 위치한 춘해보건대는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으로 푸르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고즈넉한 공간을 자랑했다. 특히 이화관 건물 주변을 감싸고 있는 녹음이 짙게 우거진 나무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조경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고 벤치도 넉넉히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맑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마치 숲 속으로 여행 온 기분이었다.
얼마 전 강북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는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학교시설 유지관리 법정용역 및 시설관리 장비 대여 지원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전기, 소방, 승강기 점검과 물탱크 청소, 방역소독, 보일러 점검, 가스 점검에 대한 주요 확인 사항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리고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장비에 해당되는 고압세척기, 수중 배수펌프, 마루광택기, 낙엽 청소기 등 사용법을 안내하여 필요한 학교에서 대여해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학교 행정실 업무 지원을 위한 학교지원센터의 배려와 도움이 고맙게 느껴졌다.
인공지능이 날마다 진화하고 있다. 과연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학교시설 안전을 AI에 전적으로 맡길 수 있을까? 시설안전을 위한 시스템 기술영역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미세하고 섬세한 변화에 대한 관찰이 필요한 학교 시설안전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절실한 영역이다. 수도 설비를 예로 들어보자. 어느 배관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지, 복도 천장에서 왜 물이 떨어지는지, 화장실 소변기와 양변기 물이 왜 멈추지 않는지는 사람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야 그 이유를 빨리 찾아낼 수 있다.
월요일에 2주 연속으로 5층 복도가 물바다가 된 적이 있다. 학생들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복도를 정리하고 옥상 물탱크실을 확인하였다. 물탱크 속의 물이 가득 차서 넘친 것인지 아니면 물탱크가 새고 있는 누수인지를 판단해야 했다. 대형 물탱크 내부 방수공사와 물탱크실 배수구 추가 및 바닥 방수작업을 통해 일차적 누수 피해부터 막아보았다. 하지만 방수공사 후 일주일이 지난 월요일 아침 주말동안 미사용으로 인해 잔뜩 갇혀있던 물길이 또 다시 요동을 쳤다. 출근하니 복도가 또 한강이 되었고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했다. 급식소 직수 상수도 라인의 높은 수압으로 옥상 물탱크실까지 밀어올려 물이 넘치는 상황이 벌어졌음을 알게 되었고 감압밸브를 교체하고 수압을 낮추었다. 그러니 급식소 청소에 필요한 워터릴 수압이 낮아져 이전보다 물이 약해서 바닥청소가 제대로 안 된다는 불만이 나왔다. 그래서 물탱크 수도라인 설비와 급식소 수압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균형을 맞추니 해결되었다.
인공지능과 달리 그 어떤 편견도 차별도 없이 학교 건물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는 우리의 안전 감수성이 더욱 빛나는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