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남자입니다.
서태지씨의 음악을 듣다보면 그간 92년데뷔이래 숱하게 들은 음악 이지만 어떤부분에선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어서 새삼 놀라곤 합니다. 나름 서태지씨..아니 태지형아께서 계산적으로 일종
의 트릭을 심어 놓은것 마냥 들을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데..암튼...
고수님들께 조언 구합니다.
수만번도 더들었던 대장님의 음악이 어느순간 새롭게 다가온적이 있으시다면?
예를들어 저는 이렇습니다.좀길어요ㅋㅋ
<하여가>
(1절 너를 기다린다는 설렘에)
(2절 너를 기다린다는 설레임에)
사실 이건뭐 누구나 들으면 알수 있는 거라.ㅋ
그치만 처음들을땐 이런것들이 들렸을 리가 없지요.
필승에서 스크리밍창법이후 나오는 기타솔로가 1절과 2절이 조금씩 다르듯이
쉽게 구분이 가는 거라 뭐 자주 듣다보면 알게되어 지금은 그러려니 하는데,
교실이데아 같은경우는 십수년째들으면서도 몰랐다가 어느날 갑자기 색다른 점을 발견하고
좀 충격을 먹은 경우입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하여가를 93년도 부터 쭉 들어왔지만 하여가의 가사중 랩담에 이어지는 후
렴구에서 "가슴이 떨리는 그느낌이"를 가슴떨린그느낌이"로 알아듣고, "언제나기쁘게맘을"
을 "언제나깊게맘을"로 알아들었다는겁니다.;;ㅋ말이 워낙빠르다보니깐 들리는건 그렇게
들려서 가사집이 잘못됐나보다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날 6집나온 이후에 무심코듣다 알
아차리고 엄청난 충격에 빠진적이 있답니다. 그때 확깨이더군요;; 지금까지 왜몰랐을까 막
자책도하고 난 잘 되지도 않는 랩발음을 랩퍼도아니면서 글케 또박또박 구현하는 서태지가
대단해보인적이 있었답니다.ㅎㅎ그때당시 기분은 하여가가 다시 태어난느낌이랄까.
<교실이데아>
(1절에서 "됐어됐어이제그런가르침은됐어" 하는부분이
2절의 "됐어됐어~"보다 반음이 낮다.)
*의도적이라 생각하지만 라이브했던거 다 찾아봐도 1,2절 구별해서 부르진 않네요.ㅋ
("하나씩머리를밟고 올라서도록해 좀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
*이건의도적인지 아님 따로녹음하다 차이가 생긴건진 모르겠지만
"될수가있어"하는 부분에서 1절은 "될"하고 "있써"하는 부분을 둘다 높여 불럿지만 2절에
서는 "있써"이 부분만 높여 불렀네요.ㅋㅋ이건 뭐시덥잖은거라.ㅋㅋ
(1절에서 "그걸로 족해족해 내타트로 내가눌너놀왜")
(2절에선 "늘어 좋게좋게 내사투로 내가늘어놓을래")
* 이것도 라이브버전에선 1절이나2절이나 별반 다르지않게 얼버무려서 그냥 "내타트로내
가늘너놀왜"이렇게 부르더군요. 많은 팬들이 "내사투로내가늘어놀래"다 "내사투리로너와나
놀래"다 "내가듣고내가보고놀래"등등 의견이 분분하면서 이걸두고 막 나름 해석글도 올라
오고 하는걸 봤습니다.
어떤 인터뷰에선가 리포터가 6집 인터넷 전쟁을 두고 클라이막스에 알아들을수없는 가사로
(내가지금콱더콱더왜;;) 내지르는게 뭐냐고 물어보니깐 서태지형아께서 "걍 별뜻 없는거라
고 교실이데아에서도 그랬듯이 걍 보컬을 일종의 악기혹은 효과음으로 보고 무의미하게 내
밷은말"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만.ㅋ
암튼 교실이데아의 랩 일부분을 표절시비로 평가 절하하는 사람이 있던데;; 그러기엔 지나
치게 뛰어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게 정말 군더더기 없는 각 파트의 드럼베이스일렉+스크레
치등의 여러효과음들의 조화가 뛰어나고 거기에 절정이 보컬의 다양한 기교,강약조절등의
느낌을 잘 살려서 가사에 맞게 내질럿 다는 점등등. 태지형이 노래를 정말 잘하는가에 대
해선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보컬에 대한 이해도와 그것을 잘 레코딩해서 표현하는 건 정
말 대단하다는. 감탄을 금치 못할 따름입니다.ㅜ대중적인 인기, 사회적인 영향, 노래자체
의 완성도 등 모든걸 고려했을때 개인적으론 서태지 최고의 명곡은 이곡이 아닐까 생각합
니다.
<필승>
("아무도모르게 내속에서 살고 있는 널죽일거야")
*이부분에서 기타 백킹 말인데요~ 몇년전에 이곡을 가지고 동생들에게 기타레슨을 해준적
이 있는데, 평소엔 모르다 곡을 따다가 보니깐 1절과 2절의 백킹이 조금 다르더라구요. 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건데;; "내속에서 살고 있는 널죽일거야" 이부분에서 1절은 그냥 스
트로크만 가볍게 하는데 2절에선 팜뮤트(좀묵직하게막힌듯한소리;;)를 섞어서
쓰더군요..;;직접 들어보시면 아실듯;;
<발해를 꿈꾸며>
(1절에서 "시원스레 맘의 문을 열고"...)랑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들이 항상 바라 는건"...)
이 두가사에서 "~열고"랑 "~는건"의 음이 살짝 다름(반음의 미묘한차이);;;;
이거발견한지는 몇달안됐는데 좀 신기했었습니다.ㅋㅋ왜이런것까지 차이를 뒀을까나ㅋ
<널지우려해>
기타솔로가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타 다른곡에 비해 드럼이 가장 맘에
드는 곡이기도 합니다. 드럼 부분에 중점을 두고 들어보시면 강약 조절하며 잔잔히 나가다
가 적당히 터져줄때 터져주고 2절부분에서는 심벌이 강조되면서 한번 확 터졌다가 다시 또
적당히 절제 해가며 연주해 가는게 참 매력적으로 들리더군요. 제가 곡을 만들었더라면 전
체적으로 곡이 점점 고조되는 스타일이니깐 드럼부분에서도 1절2절 점점 고조되다가 마지
막 끝날 때 쯤에 확 터뜨려줬을거 같은데 이곡에선 2절의"가슴아픈일이지만"이부분에서만
심벌오버해가며 확 터져준담에 다시 1절과 같게 적당히 쭉 평범하게 나가는게 매력적입니
다..대신 신디 일렉에선 후반부로 갈수록 절정에 다다르는~~
뭐 개인적인 느낌을 적은거라 듣는 사람 마다 다르겠지만 참 잘만든 곡중 하나라 생각합니
다.
일단 요즘에 즐겨듣는 음악 위주로 적어봤습니다.
무슨 의도로 이렇게 차이를 둔건지는 모르겠지만 수만번도 넘게 들으면서
이런거 하나하나 새롭게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ㅋㅋ그당시엔 들으면서도 잘몰랐는데
듣고또 듣고 무한반복을 하다보니깐 이런차이가 있구나 새삼 놀래기도 하고..
암튼 저뿐만 아니라 여러 고수님들도 이런 작지만 미세한 차이를 경험해보신 분들이 있으
실텐데요..여러분들이 찾은 서태지 음악에서의 새로움은 없나요?ㅎㅎ궁금합니다.
첫댓글 상당히 꼼꼼하게 체크하며 노래를 들으신거 같군요.뭐~듣는 이에 다라 다르게 들리겠지만 지단님 말 들어보면 또 그런거 같고~ㅋ전 개인적으로 요즘 2집 수록곡 죽음의 늪을 듣는데 드럼 비트나 멜로디가 16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세련된 사운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마이클잭슨의 댄져러스를 연상케하는 곡이기도 한데 멋진 곡중에 하나죠~
죽음의늪.ㅎㅎ예전인터뷰에선가 댄져러스에 영향을받고 곡을 썻다는게 어렴풋이 기억이나네요.사실 좋은곡 딱히하나를 정하기가 어려운게 태지형님의 음악인듯.ㅠ 음악을 들을때마다 듣고있는 그곡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게 되니 이거원ㅎㅎ
너무 생각을 많이 하시고 음악을 들으시네요...가끔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들어보세요..그때가 정말좋던데....ㅋㅋㅋ 전그렇다구요!!!
음악을 들을땐 잡생각 없이 음악에 집중하는게 당연하겠죠..수도없이 듣다보면 어느순간 귀가 좀 트인달까?ㅎ그냥 그때의 감흥을 잊을수가 없어서 적어본거랍니다~음악 감상하는데 정답이없고 사람마다 다를수 있는것이니~ㅋ
굉장히 주의 깊게 들으셨네요. 저도 간혹 비슷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잠깐 궁금증을 품었다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서 딱히 기억나는 부분은 없네요. ^^: 제킬박사와 하이드도 1, 2절 도입부가 약간 다르죠. 근데 이건 미묘한 차이가 아니라서 다들 아실 듯 해요. 또 필승 같은 경우는 '아무도 모르게~' 이 구절에서 전 '아' 음절이 한 번도 '아' 로 들린 적이 없습니다. '롸~'나 '와~' 심지어는 '라~'로도 들리더라구요. 근데 실제로 문자 그대로 부르면 별로 맛깔나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자세히 연구해보면 위와 같은 유사한 경우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평소들을땐 굳이 그런거 신경않쓰는데, 어떨때는 무심코 듣다 차이를 확 느낄때가 있어요.ㅎㅎ님도 그런걸 느끼셨다니 신기하네요.ㅋ
님이 고수인데요
버뮤다 들을때 처음에는 가사에 집중해서 노래 좋다는생각 못햇는데
다음에 들으니까 기타소리에 반하고 또 다음에 들으니까
천상에서~~ 하고 속삭이는 부분이 신선하게 들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