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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7월 말, 본지 편집부로 책 한 권이 도착했다. 미래의창 출판사가 펴낸 <프리미엄 파워>란 신간이다. 이 책은 글로벌 인사이트 오토모티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동차 분석가 필립 G. 로젠가르텐과 크리스토프 B. 슈튀르머가 지 | 난 2004년 출판한 책을 들여온 번역서다. 이런 책이 국내에서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센세이셔널하다. 자동차와 관련한 서적이 희귀한 국내 실정을 고려할 때 ‘가뭄의 단비’ 같은 양서다. 꼭 사서 읽어보기 바란다. 느닷없이 책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번 호 본 코너에 책 제목과 비슷한 주제를 다루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이다. 기자는 아우디의 본거지 독일 잉골슈타트에서 현재 팔리고 있는 A4와 관련한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 파워포인트로 정성스럽게 작성한 자료에는 아우디가 전 세계 주요 메이커와 비교해 감성적ㆍ질적 측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나타내는 분석치가 있었다. 물론 아우디 자체 통계치인만큼 반론의 여지는 있다. 이 자리에서 아우디 관계자는 모든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았다. 유독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명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렉서스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왜 그럴까? 그들의 라이벌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뿐이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가 몰래 찍은 사진을 보면 이들 세 브랜드는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감성과 질에 있어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비슷한 자리에 있는 다른 브랜드는 포르쉐가 유일했다. 북미와 우리나라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토요타 렉서스의 경우 질적인 측면에서는 대등하지만 아직 감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나머지 메이커는 한참 뒤처진 상황이다. 한번 잘 살펴보기 바란다. 단, 2004년 기준 아우디의 내부 자료임을 거듭 밝힌다. 아무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로를 라이벌로 인정한다. 1970년대까지 메르세데스-벤츠가 확연히 선두였지만 BMW와 아우디가 꾸준히 추격한 결과 21세기 들어서는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판세다. 그렇다고 이들이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파워>에 따르면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새 차가 나오면 정식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상대방 메이커에 시험차를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이런 차를 만들었으니 한번 살펴보고 너희들도 참고하라’는 배려다. 또 이들 세 브랜드는 ‘AUTOSAR’라는 연합체를 구성, 부품 표준을 확정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납품 업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일종의 공동 구매를 통한 코스트다운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이 세 브랜드가 규모의 경제 논리를 만족시킬 수 있었던 해법으로 오늘날 독일차가 ‘최고의 자동차’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1990년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는 M&A의 태풍에 휘말렸다. 이는 자동차 공급이 과잉이기 때문에 덩치가 큰 상위 5, 6개 메이커만 생존할 수 있다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크라이슬러, 닛산, 마쓰다 등의 대중차 메이커는 물론 사브,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고급 차와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의 초고급 차까지 주인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때 여기에 반대한 현대, 기아, 대우, 쌍용의 다른 국내 메이커가 집중적으로 이런 논리를 내세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를 제외한 다른 모든 메이커가 인수합병되자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화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꺼풀 들춰보면 그렇지 않다. 아직도 10개 정도의 메이커가 독자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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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GM, 포드가 경영 부침 속에 버티고 있고 일본은 토요타, 혼다가 거침없이 잘 나간다. 한때 벼랑 끝에 몰렸던 미쓰비시는 다시 부활의 조짐이 보인다. 프랑스는 르노, 푸조가 여전히 건재하고 이태리는 피아트가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아를 인수한 현대가 나름대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포르쉐가 거침없이 순항 중이다. 사실 아우디의 모기업 폭스바겐이 최근 어려움에 빠졌지만 포르쉐가 대주주로 올라서며 M&A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이다. 독일 메이커는 과거 자동차 업계에 M&A 폭풍이 몰아닥칠 때도 특수 업체로 분류되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우토반이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조련된 독일차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와 품질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인정받았다. 따라서 다른 메이커보다 차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고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고 독일차를 구입한다.
2005년 애뉴얼 리포트를 가지고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현황을 살펴보자. 아우디의 경우 지난해 82만9천109대의 새 차를 판매했다. 미니, 롤스로이스를 제외한 순수 BMW 새 차는 2005년 한 해 동안 112만6천768대가 고객에게 인도되었다. 스마트를 포함해 메르세데스-벤츠 새 차 판매량은 121만6천838대(상용차 제외)였다.
자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통계치 가운데 스마트는 전체 벤츠 판매량의 10%인 12만4천300대로 순수 벤츠는 109만2천500대가 팔렸다. 따라서 판매량으로는 BMW가 1위이며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순이다.
2005년 아우디의 매출은 265억9천100만 유로(32조 원), BMW는 466억5천600만 유로(56조 원), 메르세데스-벤츠 500억1천500만 유로(60조 원)였다. 우리나라 현대, 기아차가 355만 대를 팔아 52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독일 3사는 평균 3배 이상 부가가치가 높은 차를 생산ㆍ판매하는 셈이다.
세후 이익은 아우디가 8억2천400만 유로(9천932억 원), BMW가 22억3천900만 유로(2조6천989억 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후 이익 대신 영업 이익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2005년 영업 이익은 5억500만 유로(6천87억 원) 적자. 참고로 세후 이익과 영업 이익은 통상 비슷하다. 따라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세후 이익이 6천억 원에 가까운 적자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룹 차원의 크라이슬러 회생 작업에 휘둘린 여파다. 또 상대적으로 아우디와 비교해 BMW의 매출 대비 이익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원 수는 아우디가 5만2천412명, BMW가 9만8천260명(자동차 부문), 메르세데스-벤츠가 10만4천345명이었다. 아우디는 폭스바겐 그룹,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에 속한 관계로 그룹 차원의 인력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벤츠의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과 비교한 판매 성장률은 아우디가 6.4%, BMW가 10.1%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1%로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렇다고 메르세데스-벤츠에 데미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익은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 전체 수익의 31%일 뿐이다. 연간 280만 대의 새 차를 만드는 크라이슬러가 수익의 33%, 82만 대의 트럭, 버스를 내놓는 상용차 부문이 26%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산하 이들 두 부문은 2005년에 전년 대비 각각 1%, 16% 판매가 늘어났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단단히 떠받치고 있는 셈.
지역별 판매량을 살펴보자. 먼저 세 브랜드의 본거지인 독일 시장이다. 아우디는 2005년 24만7천125대를 팔았다. BMW는 29만5천885대를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35만5천 대(스마트 3만5천 대 포함)다. 따라서 독일에서는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가 넘버원이고 BMW, 아우디 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어떨까? 아우디가 8만3천66대, BMW는 30만7천395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2만4천 대로 나왔다. 판매량 기준으로 BMW가 라이벌을 크게 앞선 상태다. |
참고로 아우디의 미국 판매량이 라이벌에 비해 부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1986년 미국 TV 프로그램인 ‘60분’(60Minutes)에서 당시 절찬리에 팔리던 아우디 5000이 ‘의도하지 않는 가속’으로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방영한 것이 시초였다. 이는 캐딜락과 같은 미국 차와 비교해 유럽 차인 아우디의 페달 포지션이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오너가 브레이크와 액셀의 위치를 혼돈해 급발진 사고를 내며 불거졌다.
아우디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했지만 당시 미국 소비자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아우디 차는 언제 급발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호텔, 레스토랑 등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었다. 연간 8만 대에 가까웠던 판매 실적이 무려 80%나 곤두박질쳤다.
소송도 125건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아우디는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승소했다. 또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시동이 걸리는 시프트 록 장치를 개발해 새 차는 물론 이미 팔린 아우디에도 무상으로 달아주었다. 또 기술 특허권을 풀어 다른 메이커도 아우디의 시프트 록 장치를 누구나 로열티 없이 쓸 수 있게 배려했다. 미국 시장에서 이런 우여곡절이 없었다면 아우디 역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처럼 현지 공장을 세웠을 것이고 현시점에서 라이벌 못지않은 판매치를 기록하고 있을지 모른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아우디가 5만8천878대로 1위이고 BMW는 3만3천60대, 메르세데스-벤츠 1만1천500대로 나왔다. 지난 1988년부터 현지합작 공장을 세우며 의욕적으로 도전한 아우디가 입지를 굳힌 상태.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는 아우디가 1만5천388대, BMW 5만8천811대, 메르세데스-벤츠 4만8천 대를 지난해에 판매했다. 미국처럼 BMW가 1위이고 메르세데스-벤츠가 그 뒤를 바싹 뒤따르며 아우디가 조금 처진 상황이다.
세 브랜드의 독일, 미국, 중국, 일본 시장 의존도를 살피면 아우디가 29.8%, 10.0% 7.1%, 1.9%이고 BMW는 22.3%, 23.1%, 2.9%, 4.4%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9%, 19%, 1.1%, 4%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아우디는 상대적으로 독일과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BMW는 독일과 미국에서 비슷하게,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에서 매출의 상당수를 내는 차이가 있다.
모델별 판매대수를 살펴보자. 아우디(표 1 참조)의 경우 A4(세단, 아반트, 카브리올레)의 연간 판매치가 34만 대에 달했다. A3(스포츠백 포함)가 21만 대, A6가 20만 대로 뒤를 이었다. 아우디 전체 판매량에서 세 가지 모델이 점유하는 비율은 90% 정도다. BMW(표 2 참조)는 3시리즈(세단ㆍ투어링ㆍ쿠페ㆍ컨버터블)가 연간 43만 대 이상 팔리고 있었다. 2위는 5시리즈로 약 24만 대다. 그 밖에 1시리즈 14만 대, X3 11만 대, X5 10만 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BMW의 경우 이들 5가지 모델이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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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표 3 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베스트셀링 모델은 C-클래스다. 연간 39만 대가 팔렸다. E-클래스(CLS 포함)는 26만 대로 두 번째로 인기가 좋았고 A와 B-클래스 역시 2005년 모두 26만 대가 판매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체 판매량의 70% 정도를 위의 모델들이 점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 인기 차종은 각각 A4, 3시리즈, C-클래스였다. 지난 1975년 BMW가 최초의 3시리즈를 내놓은 뒤 메르세데스-벤츠는 1982년 서둘러 C-클래스의 전신인 190 시리즈로 3시리즈를 견제했다. 참고로 최초의 C클래스는 1993년에 나왔다. 아우디는 라이벌들보다 앞선 지난 1972년 A4의 원조 모델인 80시리즈를 출시했고 1987년 당시 최고치인 공기저항계수(Cd) 0.30을 자랑했던 3세대 모델이 데뷔하며 전 세계에 에어로 다이내믹 열풍을 몰고 오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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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분류상 C세그먼트(미들 사이즈라고도 함)에 속하는 이들은 독특한 가치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들 모델의 성공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존재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코스트 절감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 생산 공장은 연간 40만 대의 차를 만들어낸다. 그 이유는 기계 공정의 한계 때문이다. 먼저 차체 패널을 찍어내는 프레스가 있다고 가정하다. 생산전문가에 따르면 100% 자동화시켜도 패널을 한 번 찍어내는 데 최소 35초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 완성된 패널을 프레스 금형에서 빼내고 새로운 철판을 집어넣는 데 5초가 걸린다. 모두 40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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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3인방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수많은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서로를 유일한 경쟁상대로 인정하는 이들은 코스트 절감을 위해 부품을 공동구매 | 하기도 하고 상대방 메이커에게 막 개발된 자신의 새 차를 비교ㆍ평가해볼 수 있게 배려하는 등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1970년대까지 메르세데스-벤츠가 다른 두 라이벌을 압도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BMW가 112만6천여 대(미니 제외)의 새 차를 판매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상용차를 제외하고 109만2천여 대(스마트 제외)의 실적을 올렸다. 아우디는 82만9천 대를 기록했다. 결국 판매량으로 순위를 따진다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다. 물론 3개 브랜드의 고향인 독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전통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에서 자국 브랜드 가운데 폭스바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대중(?) 메이커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은 메르세데스-벤츠가 32만여 대, BMW 29만5천여 대, 아우디 24만7천여 대로 경쟁자들을 앞선다. 독일에서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가 1위인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시장인 미국에서는 BMW(30만7천여 대), 메르세데스-벤츠(22만4천여 대), 아우디(8만3천여 대)의 순이다. 이런 순위는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져 BMW가 5만8천여 대로 가장 많이 팔리고 메르세데스-벤츠 4만8천여 대, 아우디 1만5천여 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아우디가 5만8천여 대로 3만3천여 대인 BMW와 1만1천여 대인 메르세데스-벤츠를 크게 누르고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A4, 3시리즈, C-클래스의 지난해 판매실적을 보면 A4 34만 대, 3시리즈 43만 대, C클래스 39만 대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다른 차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 세 브랜드는 중형, 대형 세그먼트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아우디의 경우 A6, A8이고 BMW는 5/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는 E/S-클래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밖에 소형차 시장은 아우디 A3, BMW 1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가 승부를 벌이고 있고 소형 로드스터 부문에서는 아우디 TT, BMW Z4, 메르세데스-벤츠 SLK가 한 치의 양보 없이 경합 중이다.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가 2파전을 벌이던 SUV는 올해부터 아우디 Q7의 가세로 3파전이 되었다. 사실 이처럼 다양한 차종이 서로 견제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기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공이 컸다. 1970~80년대 기존 세단 시장에서 아우디와 BMW가 맹추격해 오면서 위기감을 느낀 메르세데스-벤츠는 1990년대 차종 확대 전략을 내걸고 다양한 틈새 모델을 개발한다. 그 결과 기존 C/E/S/SL-클래스로 나오던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인업은 A-클래스(1997년), CLK(1997년), SLK(1998년), M-클래스(1998년)로 다양해졌다. 오늘날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라이벌 가운데 가장 먼저 크로스오버 성격의 다목적 자동차인 B/G/R-클래스를 내놓았고 CLS로 전 세계에 세단+쿠페 컨셉트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종 다양화 측면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신들의 역사가 곧 자동차 역사인 그들만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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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이런 차종 다양화 전략에 BMW는 맞불을 놓았다. M-클래스에 대항해 X5를 내놓았고 SLK는 Z3, Z4로 견제했다. BMW와 독립적인 브랜드지만 미니(2005년 20만여 대 판매)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보유하고 있는 시티 카 브랜드 스마트(2005년 12만4천여 대 판매)와 대적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교롭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초고급차 시장에서 동시에 격돌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60년 만에 독일 초고급차 마이바흐를 부활시켜 2002년 하반기 57과 62를 출시하자 BMW는 1999년 인수한 롤스로이스 브랜드로 2003년 초 뉴 팬텀을 내놓았다. 물론 독점하고 있는 그레이드도 있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오버 성격의 다목적 차 메르세데스-벤츠 B, GL, R-클래스는 라이벌 아우디와 BMW가 아직 경쟁 모델을 출시하지 못했다. BMW의 경우 2003년 라이벌 가운데 가장 먼저 소형 SUV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X3를 출시했고 여태껏 시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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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하고 있다. 단,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가경쟁 모델을 한창 개발 중인 까닭에 머지않아 경쟁 체제가 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랑 SLR 맥라렌은 라이벌 가운데 유일하게 수퍼 스포츠 영역에 속한다. SLR 맥라렌은 3천500여 대 한정 생산할 예정이다. 과거 BMW는 1999년 Z8으로 출사표를 던진 적이 있다. 하지만 수익이 나빠 5천500대를 판매하고 단종시켰다. 최근 BMW가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에 대응할 Z10을 개발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기도 하다. 반면 아우디는 공식적으로 수퍼 스포츠 세그먼트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 200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를 공개한 르망 콰트로가 그 주인공.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엔진, 플랫폼을 공유하는 르망 콰트로는 내년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연간 목표 판매대수는 5천 대. 전통적으로 아우디는 혁신적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때까지 메르세데스-벤츠와 더불어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승승장구한 아우디다. 구동독 지역에 본거지가 있었던 아우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잉골슈타트로 거점을 옮겼지만 복잡한 지분 구조로 제대로 활동하기가 어려웠다. 기술 연구소도 폭스바겐 그룹 산하로 체제가 정비된 1969년에야 착공했을 정도다.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danawa.com%2Fcms%2Fimg%2F2006%2F11%2F30%2Fcar_76_12_5%25281%2529.jpg) | 프레스 기계를 8시간씩 3교대로 24시간 가동할 때 식사?정비 시간을 빼면 실제로는 하루 20시간 정도 라인이 돌아간다. 앞서 40초마다 패널 한 장이 생산된다고 했으니 1시간에 80개를 만들 수 있고 하루 생산량은 1천800개다. 여기에 휴일을 뺀 연간 작업일 220일을 곱하면 결국 자동화된 라인 한 곳에서 1년에 40만 장의 패널을 찍어낸다는 얘기다. 이런 룰은 차체 용접과 도색 등 자동차와 관련된 자동화 공정에 모두 적용된다. 자동화 공정이 끝나면 사람이 나머지 부품을 조립할 차례다. 문제는 사람의 경우 기계와 달리 최소 한 가지 작업을 벌이는 데 2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빠르게 하면 몸이 견뎌 내질 못한다. 따라서 이를 위의 룰로 환산하면 맨 파워에 의존한 조립 라인에서는 연간 약 2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자동화 라인 1개에 반자동형 조립 라인 2개가 맞물려야 쉴 틈 없이 공장을 돌릴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연간 40만 대 규모의 프레스 자동화 라인이 있다면 여기에 연간 20만 대 규모의 조립 라인 2개를 붙여야 1년 동안 공장을 놀림 없이 가동할 수 있고 자동차 40만 대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 메이커의 장기인 린 생산 방식은 이런 생산 시스템의 한계를 최대한 끌어올려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코스트를 최대한 낮춘 차를 만들게 해준다. 잠시라도 라인이 멈추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에 심지어 한쪽에서는 생산 라인과 관련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한쪽에서는 차를 계속 만든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대중차에만 적용해오던 린 생산 시스템을 자신들의 실정에 맞게 고쳐 체계화시켰다. 실제로 값 비싼 고급차를 생산하는 메이커 가운데 이들 세 업체의 생산성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 그런 배경에는 대중차와 맞먹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자신들의 볼륨 모델(A4, 3시리즈, C-클래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메이커인 재규어를 보자. 브랜드 전통과 가치, 인지도를 볼 때 재규어는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비교해 한 치도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 사정은 다르다. 1988년 포드 그룹에 합병된 재규어는 그동안 경쟁력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전히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 가지 모델을 모두 합해 연간 10만 대를 생산하는 현재 구조로는 돌파구를 좀처럼 찾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 포르쉐도 이제 해마다 9만 대 정도의 새 차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세 라이벌의 높은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는 또 있다. 국내 모 메이커에서 내년 초 내놓을 새 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벤치마킹을 위해 BMW 모 세단을 티어다운한 개발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엔진, 서스펜션 등의 주요 부품은 물론 천장용 내장재에서 고무 실링까지 국내 메이커 및 부품업체의 현재 기술력으로는 양산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만약 부품 모두를 고스란히 내어주고 조립하라고 해도 생산 기술 부족으로 코스트 부담이 상당하고 그 결과 독일에서 만든 BMW보다 더 비싼 한국판 BMW가 나온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는 전언이다. 같은 부품으로 똑같은 차를 독일보다 인건비가 싼 한국에서 조립해도 오히려 더 비싸다니…. 좋고 싼 차 만드는 것만큼 비싼 차 만들어 제 값 받고 파는 것도 어렵다. 물론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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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견제로 영업, 마케팅 부서를 해체 당한 아우디 입장에서 본사보다 우월한 기술은 양보할 수 없는 생존의 조건이었다. 풀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 콰트로, 터보 디젤 직분사 시스템(TDI), 알루미늄 차체(AFS) 등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1990년대 들어 독자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아우디는 파격적인 광고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과거 콰트로 모델이 처음 등장했을 때 독일 최고의 레이서 발터 뢰를을 태워 랠리에 출전, 우승을 휩쓸며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았던 것처럼 아우디의 광고는 대히트했다. BMW는 거금을 들여 아우디의 광고 대행사가 자신들의 광고를 제작하게 하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 아우디가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이벌이라는 명제는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단, 라이벌에 비해 차종이 단순하지만 A1, A5, A7, Q5 등 다양한 신차종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기존 핸디캡을 보완할 전망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서는 아우디가 라인업을 완편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사세를 키워야 할 것이다. BMW는 판매량, 매출, 이익 면에서 지칠 줄 모르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BMW만의 다이내믹한 이미지는 어떤 프리미엄 브랜드도 넘볼 수 없다. BMW의 가치를 더욱 높인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 BMW의 신기술 연구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잘 달리는 차’를 만들기에 초점을 맞춘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앞뒤 오버행으로 차체 밸런스 5:5를 추구하는 독특한 레이아웃, 뒷바퀴굴림 구동계, 직렬 6기통 엔진 등 BMW만의 변하지 않는 옹고집은 브랜드 가치와 추종성을 높인다. 실제로 X5와 X3 및 승용 모델에 얹고 있는 네바퀴굴림 시스템 X드라이브를 개발할 때도 BMW는 다이내믹한 맛을 살리기 위해 앞뒤 구동비를 조절하는 등 BMW만의 전통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밖에 액티브 스티어링(AFS),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등의 다른 첨단 장비도 마찬가지로 잘 달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탄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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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안 되는 이유가 뭔데!’라고 반문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지닌 BMW. 박사(닥터)급 인재가 넘쳐나 BMW 병원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한다. 오랜 기간 BMW에서 근무했던 포르쉐의 홍보 고문 미하엘 쉼케 씨는 기자에게 ‘그만큼 BMW 직원의 수명은 짧다’는 견해를 남긴 적이 있다. 실제로 X5 개발과 미국 현지 공장 건립 등 최근 BMW의 황금기 구축에 큰 공을 세운 헬무트 판케 전 회장이 지난 8월 물러날 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단지 ‘정년이 되었다는 이유로 최고의 경영자가 퇴임하는 게 옳은가?’하는 것이었다. 단, 판케 전 회장이 차세대 라인업 구축과 관련해 대주주와 견해가 달라 임기를 연장하지 못했다는 루머가 있어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 아무튼 BMW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적극적인 마인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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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한 프리미엄 자동차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가장 오래된 메이커로 최고의 차 만들기에 힘써온 메르세데스-벤츠는 라이벌 가운데 유일하게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변속기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공을 더 들인 만큼 메르세데스-벤츠는 다른 두 브랜드보다 귀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라이벌에 비해 비싼 차값이 이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근거다. 그 결과 전 세계 부유층으로부터 안전하고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차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넘버 1 메이커로 자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 덕분이다. 특히 안전에 있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1952년 충돌 사고 때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을 개발했고 1976년 충격 흡수식 스티어링 컬럼을 만들었다. 1978년에는 ABS, 1981년 에어백을 선보였다. 능동형 주행안정장치인 ESP 역시 메르세데스-벤츠가 1995년 처음 개발했다. 모두 오늘날 자동차의 표준 장비로 채택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독일 최고의 인재가 몰려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 변화를 추구하던 하급자가 상급자의 권위에 눌려 이견을 풀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일이 흔하다. 디터 제체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 회장이 크라이슬러 사장을 맡고 있을 때다. 함께 파견된 메르세데스-벤츠 개발 이사 출신 볼프강 베른하르트가 디터 제체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 폭스바겐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도 했다. 그렇다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조직이 고리타분한 것은 아니다. 조직 내에 넘치는 엘리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나름의 노하우다. 실제로 최고 경영자를 중심으로 개발ㆍ생산ㆍ판매 파트 책임자가 있고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는 감독위원회가 있는 조직 구조는 다른 메이커에서도 차용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메르세데스-벤츠는 유일하게 독일 현지에서 딜러 외에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메이커처럼 판매망이 직영점과 딜러점으로 양분되어 있는 셈. 자사 영업망을 통해 고객을 직접 상대해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메르세데스-벤츠에게 가장 큰 시장인 독일에서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뒤 부침에 빠졌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선결 과제가 수익률 회복인 상황에선 더 그렇다. 라이벌의 강력한 도전과 최근의 채산성 악화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여유를 잃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궁극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를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저력이다. | | |
첫댓글 정말이지...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독일차... 구매충동을 느끼게 해야만.... 예전의 소니 워크맨이 그랬듯이요... 예전에 소니가 이쁘다가 아이와가 이쁘다가 그런대로 투박한 맛이 있는 도시바도 이뻤다가 새로치고 나온 파나소닉도 이뻣다가... 그때 생각이 나네요. 어쨌든... 구매충동을 느끼게 하는 제품. 그래야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요... 어떨땐 안락하고 조용하고 럭셔리한 벤츠가 더 좋아. 이런 생각이 들다가... 그래... 역시 내 스타일은 좀 더 스포티한 비엠이야... 여하튼... 벤츠-비엠 두대는 있어야겠어요... 나중에 여력안되면 팔더래도.. ㅋㅋㅋ
나름 재미있는 자료네요. 잘 읽었삼~! 땡큐~~
재미있네요ㅋㅋ 세 회사의 삼파전을 보면서 생각해 오던것이 맞아 떨어지는 글을 보니 신기할 따름...^^;
스트라다 잡지 괜찮은것같습니다.. 저두 요즘은 매달 사보는데.. 내용도 알찬것같고.. 값도 싸고요..^^ 또 알고싶었던 차에 대해서 다루는것같아서.. 너무너무 좋습니다..~
좋은 글이군요...^^
쟁쟁한 3파들의 무기없는 전쟁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