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란 꽃 씨/ 강명숙
문주란 꽃 씨/ 강명숙
90년 겨울
신혼여행지 제주도에서 사온
문주란 꽃 씨
밤톨만 한 것 여섯 개
정성스레 씨를 파종해
싹이 트고 잎과 가지가 자라 풍성하더니
어느 날
꽃봉오리를 뾰족하게 품고
꽃대가 쑥쑥 올라와 입 벌린
오리입모양
꽃봉은
다섯손가락 모양으로
한가닥씩 팡 팡 불꽃 향연을 벌인다
활짝 핀 꽃모양의 황홀함이 느껴지고
하늘거리는 가냘픈 노란 꽃수술은
수줍은 신부에 떨리는 입술처럼
수줍게 하늘거린다
란 향의 은은함은
엄마품을 그리워하는
갓난아기 그리움의 향기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향기를 품고
나에게로 와 꽃 피운 너
얼마나 기다려온 인고에 시간인가
너를 만난 기쁨은
하늘을 날아오르듯 기쁘다
매일 너를 확인하고 너의 향기를 맡는다
나의 마음은 영롱한 이슬이 되어 녹아내리고
너의 우아한 잣대가 다 피고 지고 나면
그 속에서
또 너의 형상을 품은 씨 하나
품고 있겠지
자연의 아름답고
고고함과 숭고함을
빛바랜 추억 속에 그림자로 얹어본다
꼿꼿한 푸른 잎과 꽃 봉오리
우아하게 피어난 꽃잎이
사그라지는 날
난
슬프지 않으리
또다시 나에게 찾아올
너를 품고 있는
나의 마음이 너를 향해 있기에
난 행복의 노래를 부르리
다시 보게 될 너를 그리며
천천히 너를 보게 될
그날을 위해
안단테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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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창작마을
문주란 꽃씨
강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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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
24.06.20 16:2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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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귀한 꽃 문주란을 꽃피우기까지 기다림과 인내를 높이 삽니다~예쁜꽃은 사진으로 보았지만 향기를 맡아보지 못하여 아쉽습니다~^^
사진도 올려주시지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감사하게도 답글에 사진도
올려주시지 해서 늦게나마 사진 올렸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