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수도, 델리(Delhi)... (11월 7일/월요일-8일/화요일)
ㅇ 배낭여행자의 베이스캠프, 빠하르간지(PAHARGANJ)...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 씻고 짐정리후 7시 30분쯤 체크-아웃... 델리(Delhi)에서 이틀을 머물 계획인데 한곳에서 계속 잠자기보다는 숙소를 바꿔보기로 했다. 더구나 이곳은 서울에서 인터넷으로 신청한 숙소이기에 다음 숙소는 직접 다녀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다.
여기는 인도 배낭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라 불리우는 '빠하르간지(Paharganj)' 서울로 말하면 인사동이나 종로 뒷골목쯤 되는곳이랄까? 수많은 게스트하우스(Gest House)와 외국인 배낭여행객들... 그들을 상대하는 상가촌이 밀집한 곳... 컴컴한 새벽에 도착하여 아무것도 볼수 없었지만 아침에 나선 골목길은 이제 막 문을 열고 장사준비하는 사람들과 밤새 어질러진 쓰레기들로 복잡하고 더러워서 내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심지어 옛날 어렸을때 동네어귀에서 심심찮게 보았던 개들의 노상섹스가 일상처럼 벌어지는 풍경... 그래도 가게 앞마당을 부지런히 쓸고 물뿌리는 모습이 기특(?)하게 보였다.
먼지 쓰레기 한가운데는 그래도 곳곳에 행상들이 무언가를 팔고 있었는데 계란 후라이에 토스트를 부쳐주는곳이 있어 맛도 볼겸 인도에서의 첫 먹거리를 조심스레 테스트 해보았다. 다행이 토스트는 인도의 독톡한 향내가 없었지만 그래도 후추와 몇가지를 뿌려주어 그 맛이 맵고 자극적이었다.
<빠하르간지 골목길 새벽모습.... 좁고 복잡한 골목길에 넘치는 쓰레기... 얼키고 설킨 전기/전화줄들.... 마치 5, 60년대 서울 변두리의 모습이 연상되는 곳이다>
<마구 버리는게 인도... 그래도 부지런히 빗자루로 쓸고 청소한다>
<토스트 한조각을 아침으로... 인도는 인구가 많아서인지 먹거리 행상이나 가게들이 무척 많다. 그러나 신기한것은 그 대부분의 먹는 음식을 남자들이 만들고 남자들이 팔고 있다.... 여자 행상 보기가 어렵다..>
ㅇ 열차표 예약하기...
체크-아웃을 했기에 배낭을 전부 메고 숙소를 나온 나는 10분거리에 있다는 뉴델리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오늘밤 숙소보다는 내일 자이살메르로 떠날 기차표 예약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에서 '외국인 전용 예약센타'를 찾는게 너무너무 힘이 들었는데 바로 여행사 삐끼들의 방해 때문이었다. 많은 여행사 삐끼들이 포진해 있다가 외국인 여행객이 두리번거리면서 다가오면 그에게 접근하여 공작을 편다.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 무엇이 필요하냐?....는등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아예 발길을 가로 막거나 잡아끌기도 하는데외국인 전용 예약실을 찾는다고 하면 이쪽 건물에 있다. 저쪽 건물에 있다. 아직 문을 안열었다. 오늘은 쉰다는등을 남발하며 저 길건너 'Tour Center'가 거기라고 하기도 한다.... (그곳은 개인 영업점이고 그는 그 점포의 삐끼이다)
로비에 '외국인 여행객 예약사무소(International Tourist Bureau)'가 1층(1st Floor)이라고 환하게 불켜진 간판이 있는데도 그들은 아니라고 우기고 팔을 잡아끄는데 그들과 싱갱이하면서 아무리 찾아보아도 막상 사무실이 안보이는거다. 그렇게 밀고 당기고... 안으로 밖으로... 싱갱이하기를 십여분~ 막아서는 그들을 밀어제치고 2층으로 올라서니 그곳에 조용한 외국인 예약사무실이 있었고 벌써 여러 외국인들이 줄서서 기차표를 예약중에 있었다. (사무소가 1층이라는 간판에도 불구하고 왜 2층에 있었는지는 국립박물관 방문시에 그 궁금증이 풀리게 된다)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예약사무소를 찾아내어 기다리면서 바로 앞 순서의 독일인과 대화를 나누며 기차표 예약신청 방법, 특히 신청서 작성에 대하여 물어보고 도움을 받아 자이살메르까지 가는 SL (Second SLeeper) 열차를 예약하기로 하였다. 인도의 모든 열차예약은 신청서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해야하며 외국인은 이때 환전영수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 신청서를 접수한 인도인 직원이 영어로 대화하다가 갑자기 '환전영수증'하고 소리친다. 그는 한국말을 한건데 나는 그게 무슨 영어인지 한참 생각하고 있었으니....ㅎㅎ 물론 공항에서 입국시 사용한 환전영수증을 제출하여 무사히 예약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역에 있는 판매소에서 열차 스케쥴이 실려있는 책자를 한권 구입하여 그뒤 예약시 참고하였다.
<뉴델리 역 앞에서... 이 작은 차들은 '오토릭샤'라고 불리우는~ 오토바이 엔진을 이용, 세바퀴 차량으로 만든 서민들의 발... 자전거를 이용한 '싸이클 릭샤'와 함께 인도 대중교통의 주요수단이다....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공해는 없다. 그러나 구간별 요금체계가 일정치 않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니 협상을 잘 해야한다...>
<싸이클 릭샤....오토릭샤보다 약간 싸다... 그러나 멀리 가기에는 부적절... >
<외국인 예약사무소에서 신청서 작성중인 모습....앞에 있는 사람이 독일인 미스터 셰이퍼....>
인도에서의 첫 신고식(?)을 호되게 치룬 나는 그 독일인과 함께 밖으로 나와 빠하르간지에서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서로 인사도 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차 한잔을 함께 하였다. 그(Mr. SCHAFER/쉐이퍼)는 몇달을 예정으로 혼자서 인도를 여행중이었으며 벌써 여러번 방문한듯 하였다. 그곳 식당은 인도음식보다는 서양식 블랙훠스트를 먹으면서 편안하게(릴랙스-) 신문도 읽고 사람들을 만나 정보도 교환하고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는 만남의 공간인듯 했다.
그와 헤어진후 다음 순서는 우선 오늘 묵을 숙소를 정할 차례.... 그 이후에 시내관광을 하기로 했다. 이곳이 뉴델리 지역이므로 오늘은 올드델리 지역에서 하루 묵어보기로 하고 '티베트꼴로니'로 이동했다. 티베트꼴로니(Tibetan Colony)란 중국에서 망명한 티베트인들이 모여사는 곳... 분위기가 색다르고 비교적 싸고 깨끗한 숙소가 있다는 정보가 실린 곳... 가이드 북(100배즐기기)에 나온 용덴하우스(Wongden House)를 찾아 체크-인 하고 짐을 맡긴후 밖으로 나왔다.
ㅇ 델리(Delhi) 시내관광 1일차...
① '찬드니 촉'(Chandni Chowk) 오늘 저녁 잠잘곳과 내일 아침 기차표를 해결해 놓았으니 이제 본격적인 델리 시내관광 시작... 숙소가 올드델리 지역이므로 우선 올드델리 지역을 먼저 돌아보기로 했다.
200여년간 무굴제국의 수도였던 올드델리는 그 당시 도성이었던 '붉은 성'(Red Fort)과 그를 중심으로 길게 축을 이루어 형성된 '찬드니 촉'(Chandni Chowk) 시장거리,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인도최대 규모의 모스크인 '자미 마스지드'(Jami Masjid)등이 볼만한 곳이다.
찬드니 촉은 올드델리의 중심인 '붉은 성'(Red Fort) 앞으로 길게 이어진 시장통... 우리로 말하면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 같은 곳으로 수많은 인파와 조밀한 상점들이 몰려있어 그 혼잡함이 극에 달하였으며 그저 걸어다니며 현지인들을 부딪히며 겪어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붉은성은 마침 월요일에 휴관인지라 내일 보기로 하고 찬드니 촉을 먼저 둘러보았다.
<찬드니 촉 거리....>
<공중화장실... 제법 깨끗하고 잘 준비된 공중변소다. 인도에서 노상방뇨는 무죄?....ㅎㅎ 이처럼 복잡한곳에서 노상방뇨는 곤란~ 다행이도 공중변소가 있다. 그런데 여성용이 안보인다??....여자는 어쩌나??>
<학교가 끝났는지 학생들의 하교행열까지 보태져서 더더욱 복잡하다> 말 그대로 사람에 치이고 오토 릭샤나 싸이클 릭샤에 걸려서 걸어가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 넓은 대로에는 여러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서 주문같기도 하고 무슨 암송하는듯한 말이 계속 시끄럽게 흘러나왔고 특히 각자들이 저마다 눌러대는 크락숀소리는 두통이 칠 정도였으며, 여기저기서 음식을 만들고 파는 관계로 독특한 향내가 약간의 거부감으로 다가왔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이 지나 배도 고프고해서 처음으로 온전한 인도 음식....탈리를 시켜 먹었다.
ㅇ 인도 음식 이야기
인도에는 카레(카레라이스)가 없다. 커리가 있을뿐이다....ㅎㅎ 즉, 인도 현지에서는 커리라고 부르며 카레란 일본인들이 즉석요리로 만들면서 지은 이름이라는 상식은 갖고 떠난 인도에서 처음 만난 진짜 인도음식은 '탈리'였다.
탈리(Thali)는 인도말로 '큰 쟁반'을 말하며 인도식 백반으로 생각하면 되고 둥근쟁반이나 군대식 식판같은데에 쌀밥과 짜파티, 몇가지 커리와 반찬을 담아서 내놓는데 고급 탈리도 있다하지만 대부분 서민들의 기본음식이다.
<탈리를 만들어 파는 길거리 음식점...>
<내가 주문한 탈리 하나....쌀대신 짜파티 하나를 얹고 반찬이 둘러있다 짜파티(빵) 좌우 반찬이 무엇인지는 잊었고 앞에는 왼쪽이 마늘(갈릭), 오른쪽이 감자(알루)커리이다....>
짜파티(Chapatis) 탈리가 밥(백반)의 대명사라면 짜파티는 빵의 대명사이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이 짜파티는 모든 먹거리의 1순위로 주어지며 나중에는 이놈의 짜파티~ 하고 지겨울 정도가 되어버리고 마는데 밀가루를 반죽하여 손바닥으로 납작하게 만들어 뜨거운 화덕의 안쪽에 턱- 붙여서 익힌후에 커리나 다른것들을 싸먹는다.
그런데 음식점마다 이 짜파티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반죽을 화덕에 붙일때 (화덕 안이 무척 뜨거우므로) 헝겊을 둥글게 말아서 받침대로 사용하면서 안쪽에 잽싸게 붙이고 있으며 익은 짜파티를 떼어 낼때는 쇠젓가락 같은 길다란 철물을 이용하여 상당히 재주좋게 떼어낸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눌러서 화덕 안에 붙이는 모습... 뜨거우므로 헝겊 받침에 반죽을 올려서 화덕안에다 잽싸게 붙인다>
<잘 익은 짜파티를 떼어내는 모습.... 기술이 신기하다~>
짜이(Chai) 짜이는 인도식 차(茶)... 인도를 대표하는 음료라고 할수 있을정도로 가는곳 마다 짜이 한잔이다. 시도 때도 없고 장소구분, 남녀노소 구분없이 마시는 짜이는 우유나 다른 몇가지를 함께 끓이면서 설탕등을 넣어 맛을 낸후에 작은 채에 걸러서 잔에 따라 마시는데 작게는 3Rs(루피)에서 5Rs내외의 값으로 부담없이 마실수 있으며 우리 입맛에도 크게 거스르지 않는다.
<짜이를 끓여서 작은 채에 걸러 잔에 따르는 노점상 모습....>
사모사(Samosa) 감자를 양념하여 속으로 넣고 기름에 튀겨내는 만두. 값도 싸고 매우 대중적인 간식이다. <사모사 튀기는 모습....>
<사모사를 한입 베어 문 모습....테이크아웃이면 기름종이로 만든 접시에 담아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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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차예약사무소에서 직원이 한국말로 환전영수증이라고 말할 정도면 상당수의 우리나라사람들이 이곳을 들린다는 얘기인데.찬드니촉거리에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게 많네요.인도음식 공부 잘하고 갑니다.무거워도 팩소주 한박스 가지고 가야겠네요.ㅎㅎ.잘읽고 갑니다.
멋있는 ~님, 델리 어느 거리쯤에 내가 서있는 기분이 들어요. 여행가기전 준비하시느라 즐거운 공부, 여행스케즐 짜니라 힘드셨죠!! 고생하신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값진 보람이 하나둘씩 느껴집니다. 계속 기대하며....
두고두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네요,,울 아들놈 인도배냥 여행할때 공부할수 있는 좋은 정보네요,
짜이가 넘 그리워요....아직도 집에 짜이가루가 있어서 가끔 끊여 먹는데 인도에서 먹은 그 맛이 조금 부족해요...
참 철저하게 보시고 정리를 해 주셨네요~저는 맘에 담아오느라고 사진도, 기록도 안 남겼는뎅...그 크고 잔잔한 호수같은 눈망울의 인도인들...신비하기까지 한...영국식 영어를 잘 하는 인도인들의 영혼에는 신비한 그 무엇인가가 있더군요~저는 캘커타에 2번, 중붑부까지 기차로 간간이 내려서 학교와 대학에 가 보았지요
사진과 더불어 이렇게 자세하게....감탄하고 있어요 ^^
아..재밌네요~~사진도 좋고...무슨 소설 읽는거 같습니다...
인도 음식을 너무나 좋아해서 무지 먹고 싶습니다. 언제나 인도에 갈 수 있을지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로 어서 넘어 가야겠군요...
아,,사진뵈니 ...일전에 드빙에서 민도르 마부하이 가셨을때도 후기 올리셨었지요?...그때 인상깊게 읽었습니다...역시 꼼꼼하시네요...^^*
만두 속은 별로 알차보니지 않네요 ^^
공부많이 합니다.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빠하르 간지를 보니 다시 인도가 그립네요... 뒤범벅이가 되어 날아다니는 먼지들 ....거리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들,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소리....그래도 따뜻한 짜이 한잔과 얼음이 들어있는 라씨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복잡한 인도에서 나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 작년이 갑자기 그리워 지내요~~~
기록을 잘 하셨네요. 공부 잘 합니다.
왠지 먹을꺼리가 부실한듯...푸짐한게 좋은뎅..
지난 여름에 일본 록본기힐즈에서 먹어 본 짜파티...매콤한 살사소스랑 먹었더니..맛이 있더라구요~ ^^ 현지에서 먹으면 더 맛있겠네요~ 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짜파티(빵) 배웠네요...인상이 넘 좋으시네요...짜파티 살님 처럼...
다음도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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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당기고 안으로 밖으로 인도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 이네요 ㅎㅎㅎ 유익한 정보에 재미까지 좋아요.
ㅎㅎ 읽을 수록 맘이 바뀌고 있어요....인도! 언젠가 함 가고싶단 생각들이 사진과 글 보면서 충족 되는거 있져...안가고도 가본듯한 느낌이 들게끔 섬세하게 적어주신 자상함에 감탄을~~
선명한 큰 사진을 배경으로 해서그런 일상생활모습이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군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와~ 정말~ 대단해요.. 어찌 이리 잘 쓰셨는데. ㅎㅎ 엄청난 도움이 될꺼 같아요..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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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실감나게 적어주시니 현지에 있는 착각을 느낍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