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3일 금요일 밤 청량리에서 이동녕 후배님을 만났다. 매년 이
맘때쯤 연례행사가 되어 버린 태백산 출사 때문이었다. 지난주에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올해도 좋은 사진 얻을거라
기대하면서 23:00 태백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태백까지는 4시간30분이
걸리고 요금은 13,200원이다.
예상대로
토요일 아침 03:30에 태백역에 도착했다. 이것 저것 짐을 정리하고
유일사 입구까지 택시를 탔다. 요금은 14,000원 ... 공식 가격이란다.
유일사 입구에서 04:30에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입장료는 2,000원.
작년에 여기 오를 때가 생각났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서 몇 번이고 쉬었다 올라갔던 기억을....!!
하지만 올해는 사뿐하다. 그동안 등산을 많이 했던 탓일까? 유일사에서
한번 쉬고 단숨에 정상까지 올랐다.
06:30
에 장군봉에 도착했지만 날씨는 잔뜩 흐린데다가 눈까지 간간히
뿌려대는 바람에 일단 망경사로 내려가 쉬기로 했다. 11시쯤이었을까
하늘이 조금 뚫리는 듯 하여 문수봉쪽으로 나섰다. 작년에 찍은
주목을 다시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날씨가 잔뜩 흐린 상태라 좋은
사진을 얻기는 어려웠다. 역시 사진은 내가 찍는게 아니라 자연이
내게 주는 선물이란걸 새삼 깨달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yupjin.co.kr%2FPhoto%2FTbm603.jpg) 천재단에
도착하니 수많은 등산객들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고사를
지내는 사람,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 그리고 단체로 등산을 온 산악회원들의
시끌벅적한 소음이 매서운 바람소리와 어우러져 정신이 없었다.
많은
눈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주목위에 눈이 쌓이지는 않았다. 아마 몇
번이 더 내리고 내려서 나뭇가지에 얼어 붙기 전까지는 작년처럼
멋진 설경을 찍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좌측에 보이는건 눈이 아니고
상고대다. 습기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있는 것으로 해가 나면 이내
녹아서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이 상고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yupjin.co.kr%2FPhoto%2FTbm608.jpg)
사진을 뒤로하고 모처럼의 설경을 즐겼다. 주변
경관도 둘러보고 준비해간 소주도 한잔 마시면서 동녕군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날씨는 점차 개이기 시작했지만 나뭇가지에
눈이 없으니 사진 찍을 맘도 없고해서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다가
망경사로 다시 내려왔다. 사진 오른쪽이 천재단에서 내려 오다가
찍은 망경사 모습이다. 하룻밤을 여기서 자기로 했다. 숙박 요금은
15,000원. 몸살기가 좀 있어서인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저녁을
먹자마자 깊은 꿈속에 빠졌다.
아침잠에
비몽사몽을 헤메는데 동녕군이 나를 깨운다. 아침 날씨가 무척 좋으니
일출을 찍으러 가자고 했다. 충분한 잠을 자서인지 어제 보다는
몸 상태가 좀 나아진 것 같아서 기꺼이 따라 나서기로 했다. 마침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라 산사에서 주는 아침 공양은 진수성찬이었다.
오곡밥에 갖은 나물들...!! 집 떠난 여행객에겐 무어라 할 수 없는
만찬이었다. 아침 공양 후 짐을 챙겨 부지런히 천재단을 다시 올랐다.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천재단은 다시 북새통.....!!!!
마침내
장엄한 해가 저 멀리 구름위로 솟아 올랐다. 삶들의 탄성을 뒤로하고
셨터를 눌러댔다. 일출이란 순식간에 끝나는 것이기에 미리 카메라
세팅을 잘 맞춰 놓지 않으면 정작 좋은 장면을 놓치기 쉽다. 아침
햇살을 받아 불그스럼해진 주목을 몇장 찍었다. 하늘이 너무 맑아
구름 한점 없는 것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쨍한 사진 몇장이라도
얻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08:40 망경사를 출발해 하산길에 올랐다. 당골
주차장에 도착하니 10:00 정각이었다. 태백에 오면 꼭 들러보길
권하고 싶은 한우 전문점이 시장통 안 축협 맞은편에 있다. 가격도
싸려니와 주인 내외분 인심 좋으시고 고기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배부르게 먹고 12:00 태백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한건
15:30 이었다. 올해는 별로 많은 눈을 구경하진 못했지만 내년엔
좀 더 멋진 사진을 기대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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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색이 너무좋습니다.
태백산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멋진사진으로 대신 하렵니다. 행복하세요 ^ ^*~
예전 눈꽃축제때 갔던 기억이... 사진은 내가 찍는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선물이란 말에 백배 공감합니다^^
태백산 설경이 좋아 스크랩해 갑니다.
태백산행후 기록을 못해 지명이나 명승등이 기억이 가물했는데 ......고마워요
와! 멋져요..그런데 이런거 어떻게 올리나요...아시는 분...주소좀 알려주세요..
좋은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태백의 주목나무와 설경 올려 주시어 감상 잘하고 담어갑니다.좋은 날 만 있으시길 기원 드립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하얀 눈이 정말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네요~! 멋진 사진 감상 잘 하고 가요~! 여포짱님!
내 고향이 태백인데 정말 끝내 주지요...12월31일 일출을 보기위해 태백산을 가족과 함께 올라갔다 날씨가 흐려 일출을 보지 몿하고 돌아 왔지요..예전에 주목나무가 훨 멋있었었는데......
멋진 태백산 후기 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