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아래로
곽희의 조춘도 - 서양화의 시각에서 설명하자면 3시점 그림이다.
시점
물체는 공간 속에 있다. 물체를 그리는 화가도 공간 속에 있다. 화가는 공간 속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어떠한 위치에서도 대상물을 바라보고, 형상을 그려낼 수 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위치에 따라 그려지는 형상은 달라진다.
그림을 어느 위치에서 그리냐, 어느 위치에서 대상물을 바라보느냐를, 시점이라고 한다.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또 비스듬히 바라보고 그릴 수도 있다. 시점에 따라서 형태는 상대적으로 나타난다. 서양화의 전통은 한 시점에서 고정해서 대상을 바라보고, 형태를 정하여 그림을 그린다.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다양한 형태를 한 화면에 그릴 수는 없을까.
서양의 풍경화는 화가의 눈을 한 시점에 고정한 후에 결정되는 형태를 화면에 옮긴다. 동양의 산수화는 세 시점에서 바라본 서로 다른 풍광을 한 화면에 그린다. 삼원법(三遠法)이라고 한다.
보기의 그림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바라보고 그렸다.
동양화((14)-3)는 곽희의 조춘도로 3시점에서 본 형상을 한 화면에 그렸다. 삼원법이다.
산봉우리는 아래에서 위를 바라 본 그림이고(高遠)
화면의 중간 쯤의 왼쪽은 저 멀리 바라 본 화면이고(平遠)
화면의 아래 쪽은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풍광을 상세하게 그렸다.(深遠)
평원은 멀고, 아득한 풍치를 맑고, 깨끗하게 그린다.
심원은 눈앞의 풍경을 작고, 세세하게 그린다.
이것이 삼원법(三遠法)이다. 3시점에서 바라 본 풍경을 한 화면에 그린다.
*동양화의 풍경은, 그림 밖에서 감상자가 바라보는 것이기보다는 그림 안의 인물이 바라보는 풍광을 그린 것이 많다.
첫댓글 나는 문학 이론에도 미술 이론을 가져와서 생각해 봅니다. 수필에서도 작가가 어느 시점(위치 또는 관점)에서 글을 쓰느냐는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시점과 독자인 나의 시점이 다를 것입니다. 어떻게 다른가를 생각해보는 것도 독서의 방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