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박사 배출 50년 맞아 13가구 중 1가구 꼴 나와
한승수 전 총리 등 키워내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 등
백운회 후학 양성에 힘써
지난 23일 춘천시 서면 강원애니고교 강당. 70대의 원로 박사에서부터
30대의 신진 학자까지 수십여명의 박사가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이날 당림 금산 서상초교와 강서중, 애니고 등 지역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21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격려의
덕담을 건넸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서면 면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서면 출신 박사들의 모임인 백운회(白雲會)의 제17차
정기총회 및 제3회 백운포럼 현장의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서면의 1호 박사인 송병덕(78·미국 로마린다대
의학박사씨가 학위를 딴 1963년 이후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약 1,900여 가구가 사는 서면에서는 반세기 만에 무려 142명의 박사가 배출됐다.
13가구 중 한 가구에서 박사가 나온 꼴이다.
지난 22일 카이스트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아 영국 요크대 경제학 박사 등 정규와 명예 등 무려 4개의 학위를 보유한 서면의 3호 박사 한승수 전 국무총리에서부터, 같은 날 2013학년도 강원대 졸업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최신욱씨까지 142명이 그 주인공이다.
자랑스러운 이들의 이름은 1999년부터 금산리의 박사마을 선양탑에 새겨지고 있다. 당시만 해도 50명이던 박사가 10여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2011년부터는 후학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지역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는가하면, 선배들이 강서중학교를 찾거나 학생들이 선배의 직장을 방문하는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여차례 활동을 벌였다. 백운회 회장인 전수경 강원대 교수부터
정광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LG전자 신현권 박사, 유영길 춘천교대 교수,
박흥수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 황원중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등이 강의를 통해
후배들의 꿈과 용기를 북돋워 줬다. 백운회는 앞으로 재단법인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선화(78) 박사마을 관리위원장은 “142명의 박사뿐만 아니라 서면에서는
교장급 이상만 100여명, 행정에서는 사무관급 이상만 80여명이 배출됐다며
그만큼 면민들의 자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부단하게 노력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 후배들이, 더욱 원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새벽 배타고 학교 1등으로 가니 공부 잘 할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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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이 박사마을 된 비결? 부모 고된 뒷바라지 큰 영향 집집마다 경쟁 의식도 한몫
서면에서 왜 유독 박사가 많이 배출되는걸까. 어떤 이는 풍수지리로
해석하기도한다. 방동리 고구려 고분이나 고려의 개국공신 장절공 신숭겸의 묘소,
조선 현종의 장인 청풍부원군의 묘소, 임진왜란 충장공 한백록의 묘소 등
유명인사의 묘역이 많다는 걸 지목한다. 배산임수의 명당이 많다보니
인재도 많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이보다는 `어머니의 광주리'로 대변되는
`근면 성실, 학구열' 등과 같은 이유를 제시한다.
백운회 모임의 회장인 전수경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교수는
“북한강과 소양강으로 도심과 단절된 서면은 1970년대까지 어머니들은 새벽 일찍
시장에 내다팔 야채를 광주리에 담고, 자녀들과 배를 타고 시내로 나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학급마다 가장 먼저 나오는 학생들이 서면 출신이었고,
어려서부터 어머니 아버지의 고된 뒷바라지를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에 더
열성적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통학이 불가능해 도심에서 하숙을 했던 춘천댐 부근의
오월리 출신 박사는 140여명 중 극소수에 불과한 반면, 배를 타고 통학했던
금산, 서상, 방동리 등에서 집중됐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교통이 편리해진 1980년대 이후 박사가 많이 배출되는 데에는 `건전한 경쟁의식'을
이유로 들고 있다. 전 교수는 “옆집과 앞집에서 박사가 나오고 선양탑에 이름을 새기면서, 우리 집에서도 나와야 되는것 아니냐는 건전한경쟁의식이 작용했을수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