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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시인님의 시를 접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시인님이 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제가 늘 원하는 것이 바로 사진과 시의 접목이었어요. 그런데 시인님이 먼저 사진과 시가 접목된 책을 내셨더라고요. 처음엔 질투심이 일었지요. 사진은 제가 시인님보다 먼저 시작했고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으며 역시 시는 아무나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주제 파악하고 나니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문학 중 시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해요. 만나게 돼서 영광입니다." 신현림의 매력이 솔직함과 당당함에 있듯이 그를 사랑하는 독자 역시 거리낌 없고 솔직 담백하다.
신현림, 한비야, 장영희 교수 등 여러 펜카페 운영자를 맡고 있다는 홍퀸은 역시나 달변가였다. 모임의 분위기를 쥐었다 놨다 한다. 강릉에서 오전 8시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는 임경아씨는 <해질녘의 아픔>을 읽고 신현림이 매력 있는 시인임을 알았고, <시간 창고로 가는 길>을 읽으며 진솔해서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빵은 유쾌하다> <세기말 블루스> 등 그의 책을 모두 읽었다고. "정모가 있다는 공지를 보고 바쁜데도 시간을 내서 왔다. 글을 통해 배운 것보다 직접 보며 배운 것이 무척 많아 퍽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다음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고 싶다."
광주서 온 운영자 머루님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이어지는 인연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그가 신현림 시인을 알게 된 계기는 그림이었다고 한다. 한젬마의 책에서 신현림 시인의 시를 알게 되어 신현림 시인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그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충고한다. 개인적으로 그는 신현림 시인이 자기 자신에게 무척 솔직하고 진실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 그를 좋아한단다. "지속적으로 신현림과 신사사 카페를 사랑해 달라"는 운영자다운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해든솔숲'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카페에서 진선이 엄마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진선이를 찾아 주세요>는 글을 올렸고 많은 이들이 글을 옮겨 주어 진선이를 찾았다는 것. 그것이 고마워 눈인사라도 하려고 왔다고 한다. 사실 그녀는 신현림 시인의 이력을 보고 이 분의 똑똑함은 가계로부터 오고 당당함도 배경에서 온다, 그래서 똑똑한 여자는 싫다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해질녘의 아픔>을 읽고, 소름끼치도록 절절한 아픔을 아는 사람은 제대로 인생을 산 것이다. 그가 인생을 제대로 살았구나 감동을 받아 사랑하게 되었다"고 '아는 여자'라는 아이디의 이희선씨는 신현림의 <인생사 유구무언>이란 글을 읽고 너무 좋아 다른 글도 읽게 되었다고. 그는 신현림의 글을 읽으면 가슴이 따뜻해져서 카페를 찾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옥으로 이사 와서 집들이를 4번 했다는 신현림 시인. 신나게 또래 아이들과 뛰어 놀다 신 시인에게 안기는 서윤을 감싸 안으며 신현림은 말한다. "벌써 집들이가 4번째인데요. 서윤이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는데 외로움을 많이 타요. 사람이 없을 때를 못 견뎌 해서 나를 괴롭혀요." 신현림 시인의 이런 말에 서윤이는 "엄마, 그런 말을 왜 해!"라며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인생의 정수에서 느끼는 슬픔, 외로움, 고독과 행복감은 아마도 누구에게나 비슷한 색채가 아닐까? 다만 그 감정의 정수에서 쏟아져 나온 엑기스를 가장 적절한 문학적 언어로 아름답게 형상화해내는 재주를 누구나 지니지는 못했기에 시인의 이름이 빛나고 문학이 향기로운 것이리라.
그랬다. 자신의 상처를 밑바닥까지 드러내 보인 시인은 이제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 또한 독자들과 함께 나눌 모양이다. 그가 가리키는 지붕 기왓장 사이에 핀 이름 모를 노란 꽃이 유난히 외로워 보였지만 왠지 슬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아마도 햇빛 맑은 날, 마당 한가득 햇살을 들여 놓고 유리문 덧창을 열어 놓은 채 보랏빛 외로움의 샘물을 한없이 길어 올리고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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