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5년 반에 반등 … 도시화·소비 관련 유망 종목에 돈 묻어둘 만
상하이 종합지수가 최근 3개월 사이 20%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말 2000선이 무너진 상하이 지수는 최근 2300~2400포인트 사이를 회복했다. 중국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도 늘었다.
국내외 증권사는 ‘중국 증시에 봄날이 왔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잇따라 냈다. 대부분 올해 상하이 지수가 2500~300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3000포인트 이상 갈 것으로 보는 증권 전문가도 적지 않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중국 정부가 작년 11월 발표한 경기부양 자금 4조 위안(약 700조원)이다.
선례가 있다. 2008년 말에도 중국 정부는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해 증시에 불을 지폈다. 2008년 11월 초 1700선 붕괴 위기에 몰린 상하이 지수는 이후 2009년 중순까지 올라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긴축으로 돌아서고, 세계 경제 회복이 더뎌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일단 시진핑 체제 출범에 대한 기대로 중국 증시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금융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과 리커창 체제의 탄생은 주식시장에 굉장한 호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18차 당 대회 직후부터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증시 반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는 5년 만에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전병서 중국 금융경제연구소장은 “이번 중국 증시의 반등은 정책·펀더멘털·유동성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중국 펀드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평균 16.34%다. 홍콩H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5배에 달했다. 투자금도 몰린다. 에프엔가이드 관계자는 “연초 이후 홍콩H펀드에서 385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중국 본토 펀드에는 3200억원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는 A주·B주·H주로 나눠 개설돼있다. A주는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주식으로 위안화로 주문과 거래가 이뤄진다. 2002년부터 외국인 기관투자자(QFⅡ)에 개방됐다. B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매할 수 있는 주식이다. H주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홍콩 또는 중국 본토 기업의 주식으로 내·외국인이 모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인터넷·헬스케어·엔터테인먼트도 유망
중국 증시의 반등은 중국 새 지도부의 증시 부양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은 전형적인 정책의 나라다. 정부 정책이 시장과 증시를 좌우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순 이후 거의 사흘에 한 번씩 증시 부양 관련 정책을 발표할 정도로 증권 시장에 관심이 많다. 우선 외국인 투자 한도를 대폭 확대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전체 시가 총액의 1~2% 수준인 외국인 직접 투자를 15%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QFⅡ와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RQFⅡ)의 A주 비중을 현재보다 9~10배 증가시킬 계획이다. A주 거래 수수료는 20% 인하했다. 중국 본토인의 해외 투자도 시범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또한 상장기업의 현금배당을 유도하고, 배당소득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기금과 보험자금의 주식투자 한도 확대,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우대, 국유기업에 대한 자사주 매입 독려 등 지난해부터 잇따라 증시 부양책을 내놨다. 조용준 센터장은 “중국 경기 회복과 유동성 증가로 올 하반기 이후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 시진핑 시대 중국 투자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내수시장이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도시화·소비 관련주를 적극 추천한다. 중국 화융증권은 금융·자동차·가전·통신·음식료·정보기술·건자재·부동산을 유망산업으로 꼽았다. 중원증권은 도로교통·환경보호·도시화 관련주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한다. 골드먼삭스는 자동차·가전·보험·은행을 투자 유망산업으로 권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도시화·소비 관련주를 1순위로 꼽는다. 특히 경기에 덜 민감한 인터넷·게임·음식료·엔터테인먼트 관련업종이 유망하다. 헬스케어 산업도 전망이밝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04년 125억 달러에서 2011년 669억 달러로 7년 새 5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또한 1인당 의약품 지출액은 미국의 18분 1 수준이어서 향후 중산층 확대에 따라 성장 여지가 크다. 패션·의류 산업도 급성장했다. 중국 패션·의류시장은 2010년 4000억 위안에서 2015년 8000억 위안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문화콘텐트 관련 산업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2009년 문화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문화 창작·영화제작·출판·인쇄·엔터테인먼트·디지털 콘텐트·애니매이션 7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문화산업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인 3조 위안 수준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중국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시장은 2011~2015년 연평균 11.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산업에서도 특히 ‘내수 1등주’에 장기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 산업에서는 포털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바이두가 압권이다. 바이두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62%였다. 중국 온라인 게임 1등 기업인 탄센트와 전자상거래 시장 강자인 타오바오·징동몰도 유망 종목이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는 영화제작사인 화이브브라더스가 주목 받는다. 중국 영화시장 매출은 연평균 40%씩 성장한다.
화이브브라더스는 최근 4년간 이익이 5배로 늘었지만 주가는 제자리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는 하얼빈제약과 장쑤헝루이제약이 1~2등을 다툰다.
의류 업종에서는 유유엔·신주국제, 음식료 분야에서는 우량예·마오타이, 유통업에서는 다롄다샹과 선아트가 1등 내수주로 꼽힌다. 중국 내수 1등주들은 평균 40~50%의 높은 이익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는 한국 내수기업도 투자 유망 종목이다. 대표적인 곳이 CJ오쇼핑·롯데쇼핑(유통), 베이직하우스(의류), 한미약품·오스템임플란트(의약), 아모레퍼시픽·코스맥스·에이블씨엔씨(화장품), 오리온(음식료), 파라다이스·GKL(카니조) 등이다.
한국 우량 내수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통해 이미 고성장이 시작됐고 중국을 넘어 아시아 내수주로 거듭났다. 중국 내수 확대에 따른 소비 촉진과 민생 수준의 질적 개선으로 소비재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확산돼 이제는 소비재로 시선을 돌릴 시점이다.
* 자료출처 :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