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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를 치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고 당구에 대한 욕심이 커져 가면 당구장에 구비된
하우스 큐를 사용하는 것이 왠지 찜찜해 지는 시기가 온다.
이럴 때에 일반적으로 동호인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자가 바로 ‘개인 큐 장만’ 이다.
큐에 대하여는 이전 호에서 이미 다룬 바가 있으나 최근에 들어 필자에게 개인 큐 구입에 대해 의뢰하는
지인들이 너무도 많아 새삼 거론해 볼까 한다.
최근 들어 부쩍 개인 큐의 공급과 수요가 급증한 것은 모든 당구 계 종사자 여러분들이 체감 하고 있을 것이다.
3쿠션의 A사 제품은 기백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정도라니 말이다.
선수나 동호인 너나 할 것 없이 개인 큐를 장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개인 큐를 장만할 때 유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로 개인 큐 장만의 의의를 짚어보려 한다.
물론 성능이 좋은 큐를 사용하면 기술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 큐의 탄력이 달라지고, 제작 공법에 따라 특별한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큐 인지라 그러하다.
그리고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낸 큐보다 고가인 수공 제품은 그 성능이 더욱 보장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그리고 보편타당한 의의이다.
그 밖에 필자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의의가 있다.
개인 큐를 장만하거나 개비하면 그 자체로 당구를 치는 시간과 흥미도가 유발, 증가한다.
실례로 며칠 전 필자가 친한 친구에게 큐를 한 자루 선물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그 친구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경험하고 필자에게 고백했다.
밤에 잠도 안 올 정도로 갑자기 포켓볼이 치고 싶어 졌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동호회 헨디 5점 정도의 실력인데 물론 한참 포켓볼에 재미를 느낄 만한 시기이긴 하지만,
개인 큐 장만이 어떤 새로운 기운을 느끼게 한 것 일게다.
친구의 말로는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하나 더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약간의 과장일까?
선수들의 경우에도 그렇다 큐를 바꾸면 기분만 바뀌는 것이 아니고 연습량도 늘어난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말이다.
둘째로 개인 큐 장만 시 유의 사항이다.
처음 개인 큐를 장만하는 동호인들이 필자에게 가장 많이 물어오는 질문이 ‘어떤 큐를 사야하는가?’ 라는
지극히 일차원적인 물음이다.
이에 필자는 ‘비싼 큐를 사야합니다.’ 라고 대답한다.
이는 필자의 못된 습관 때문인데 질문과 같은 글자 수로 대답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때의 피드백은 ‘제가 헨디 4점인데 비싼 큐를 사면 그 큐가 아깝지 않나요?’ 대부분 이런 식이다.
그도 일리는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하점자 일수로 약점이 많고, 좋은 큐는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첫 개인큐는 중저가 내지는 고점자들이 쓰던 중고 큐로 1년 정도 연마 한 후에
고가의 큐를 장만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곤 한다.
이는 일반적인 논지이고 필자가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큐의 성능과 자신의 단점을 고려해서 선택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큐 스피드 즉 배팅이 부족한 선수는 탄력이 좋기로 소문난 큐를 선택하고
회전 공에서 미스가 많다면 상대적으로 예리한 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각처에 활동 중인 프로 선수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편이 좋다.
한 개인의 당구 실력이 100 이라면 큐가 차지하는 부분은 5 내지 10 정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배팅이 안 나오고 큐 스피드가 떨어지고 회전을 잘 구사하지 못하면 그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즉 큐 탓하지 말라고 타박을 주는 주변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능력치 10을 올리는 것이 어디 쉬운가?
게다가 개인 큐를 장만하면 연습량이 저절로 늘어나는 동기 부여에 기분까지 살아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세상은 넓고 좋은 큐는 많고 사야할 이유도 분명하다.
단지 주머니 사정이 도움을 안 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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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지막 두줄이 제일 와닿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