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2.195 ㎞를 달리는 초(超)장거리 달리기.
현존하는 달리기 종목 중 그 거리가 가장 긴 종목이자 올림픽 육상에서 혼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종목이다.
영어 발음은 매러떤[mærəθən][2]. 전 세계에 존재하는 지명으로 그 중 그리스 아티키 주 마라톤이 가장 유명하며 이곳에서 벌어진 마라톤 전투에서 하술한 육상 종목이 유래했다.
당연하지만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 단순히 지구력만이 아니라 끈기로 대표되는 정신력 역시 중요한 요소다. 군대에서 행군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체적 능력 측면에서 '도저히 낙오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낙오하고 반면에 왜소하거나 평소에 두각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과 누가 봐도 낙오할 것 같던 사람이 행군을 별 탈 없이 마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서의 '정신력'은 육체적, 정신적 환경이 최악인 상태에서 발휘되는 인간의 초인적인 끈기를 의미한다.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매우 힘든 경기라는 점에서 어떤 고되고 힘든 일을 장시간 쉬지 않고 수행함을 나타내는 관용어로도 쓰인다. '마라톤 협상'이라든지. 마라톤과 관련한 가장 유명한 금언은 역시 "인생은 마라톤이다"라고 할 수 있다.
2. 구성
마라톤 대회는 경기 성격과 축제 성격으로 나뉘며, 풀코스가 없는 대회는 전부 축제의 성격을 띤다. 완주 거리에 따라 42.195㎞거리인 풀코스('marathon' 이나 'full marathon'으로 부른다), 풀코스의 절반인 21.0975㎞거리인 하프코스(half marathon) 등으로 나뉜다. 하프 마라톤이야 마라톤 거리인 42.195㎞의 딱 절반이니까 풀코스 마라톤과 연관성이 꽤 있지만, 5㎞, 10㎞는 그렇지 않아 '마라톤'으로 불러도 될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5km 달리기나 10km 달리기는 '5K run', '10K run' 등으로 부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트랙을 달리는 육상 종목 경기의 경우는 5천미터 달리기나 1만미터 달리기라고 하는 편이다.
당장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만 봐도 5㎞나 10㎞는 경기장 트랙을 도는 일반적인 장거리 달리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미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장거리 경주'의 의미로 굳어져서 '5㎞ marathon'도 '5㎞ run'정도까진 아니어도 상당히 널리 쓰이며# 42㎞를 진행할려도 할 수도 없는 수영도 올림픽 종목 중 하나인 10㎞ 수영을 '마라톤 수영'이라 한다. 애초에 아래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42.195㎞'라는 디테일한 수치가 역사적 사실을 100% 반영해서 정한 것도 아니다.
풀/하프 코스 마라톤 대회에도 10㎞나 5㎞ 경주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그만큼 참가비를 더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만큼 수익 창출 효과도 더 볼 수 있다.
코스 구성은 주로 왕복 또는 순환으로 진행한다. 현대의 마라톤은 편도 코스가 잘 쓰이지 않는다.[8]
풀코스를 넘는 것은 '울트라 마라톤'으로 부른다.[9] 두 배(84.4㎞) 거리의 더블 마라톤도 여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50㎞, 100㎞ 코스 또는 12시간, 24시간 코스[10]가 많지만, 몇날 며칠을 달리는 더 긴 대회도 많다.[11] 세계 4대 극지 마라톤은 식량과 텐트를 짊어지고 6박 7일 동안 극지를 290㎞씩 달리는데 사하라 사막,[12] 고비 사막, 아타카마 사막 코스를 모두 클리어한 사람에게만 최종보스인 남극 코스의 도전권이 주어지며 이를 모두 해낸 그랜드슬래머는 불과 수십 명밖에 없다. 대표적인 울트라 마라톤 선수는 데이비드 고긴스가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실시하는 천리행군은 일종의 울트라마라톤이라고 볼 수 있다.
3. 기원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을 만들 때, 지인 중 한 명인 프랑스인 문헌학자, 미셸 브헤알(Michel Breal)이, 당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전쟁을 벌인 지명 마라톤의 어원이 된 마라톤 전투에서의 병사,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의 일화를 감동적인 스토리로 각색하고, 홍보하면서 초장거리 달리기 시합이 시작되었다.
마라톤 전투에서의 승리를 전하기 위해 쉬지 않고 아테네로 달려 승전보를 전한 직후 숨진 그리스군 전령을 기린다는 명목으로 이 종목이 탄생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이 전령의 이름은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로, 승전보가 아니라 스파르타에 원군을 요청하기 위해 파견된 전령이다. 그리고 임무 완수 후 죽지도 않았고, 아테네로 잘 돌아갔다.
물론 스토리가 극적으로 각색되었어도 페이디피데스가 비범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전령도 엄연한 병사이기 때문에 갑옷 등의 기초적인 무장은 한 상태로 저 만큼이나 달렸다는 뜻이 된다. 240㎞를 2일 만에 주파했다는데 약 40㎞ 코스를 2시간 반정도로 뛰어다닌 것이다. 스파르타가 성벽도 필요 없었을 정도로 험준한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음을 감안하면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헛것을 볼 지경이었다는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오히려 그만큼 몸을 혹사 했음에도 죽지 않고 귀국 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의 체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대단히 뛰어났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 마라톤 전투직후 그리스 보병들은 33㎏ 중무장을 한 채로 30㎞ 떨어진 아테네를 3시간 만에 주파, 페르시아의 원군이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 그 병력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고 퇴각했다. 당시 올림픽 경기에서도 중무장을 한 보병 호플리테스들이 달리기를 하는 종목이 있던 걸 감안하면 완전군장 달리기는 이때부터 있던 셈.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에서는 이 마라톤 전투의 치욕을 잊지 않아서 마라톤을 보이콧한다는 속설이 1972년대부터 있었는데, 이는 일부만 사실이다. 일단 그리 잘하진 못하지만 여러 마라톤 경기에 꾸준히 출전은 하며 마라톤 대회도 있기는 하다. 이는 이란이 직접 개최한 1974 테헤란 아시안 게임에서 마라톤 종목을 제외한 것이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마라톤 경기를 보이콧한다는 식으로 와전된 것이다. 해외에서 열면 참가는 하지만 자국에서만큼은 열지 않겠다 정도.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한 이란인 패널 키미야의 증언에 따르면 테헤란 아시안 게임 당시 마라톤을 종목에서 제외한 이유는 당시 이란에 마라톤 경기에 참여할 선수가 없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사실 지금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개최국 사정에 따라 정식 종목에서 사라지는 세부 종목이 종종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야구는 2024 올림픽엔 없고 2028 올림픽이나 돼야 부활한다.[13] 그리고 다음 올림픽에 야구가 포함될진 알 수 없다. 바둑 같은 마인드 스포츠도 아시안게임에서 들락날락하는 대표적 종목이다.
4. 대구 마라톤 대회
특히 올해 대회는 엘리트 부문 우승 상금을 지난해 4만 달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16만 달러로 대폭 인상한 가운데 치러진다. 이는 1주일 뒤 열리는 미국 보스턴마라톤 대회 우승 상금보다 1만 달러가 많은 것이다.
대회에는 2시간 4분에서 5분대 세계 정상급 선수 9명을 비롯해 해외선수 67명, 국내선수 93명 등 모두 160명의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해 각축을 벌인다.
이 가운데는 튀르키예 국적의 칸 키겐 오르비렌(2시간4분16초)과 케냐 국적의 세미키트와라(2시간4분28초)도 포함된다.
국내 선수로는 한국전력 김건오(2시간14분8초), 삼성전자 김도연(2시간25분41초) 선수가 각각 남녀 부문 우승을 노린다.
현재 세계 기록은 케냐의 켈빈 킵툼이 세운 2시간0분35초다.
미국 보스턴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열려 일부 우수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한다.
[대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대회는 출발지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스타디움으로 바꾸고 같은 코스를 세바퀴 도는 기존 루프코스 대신 대구시내 전역을 한바퀴 도는 순환코스로 재설계해 치러진다.
2만8천여명의 마라톤 동호인이 참가하는 마스터즈 부문은 풀코스, 풀릴레이, 10㎞, 건강달리기(5㎞) 등 4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시는 부대 행사로 대구스타디움 서편에 먹거리 부스와 마켓 스트리트를 운영하고 청년 아티스트, 인디밴드 등이 참여하는 청년버스킹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대회를 시내 전역으로 확대함에 따라 수성구, 중구, 동구 일원 달구벌대로, 동대구로, 동촌로 등에서 시간대별로 교통이 통제된다면서 시민들의 협조와 양해를 요청했다.
통제는 대구스타디움 일대가 오전 5시부터, 마라톤코스 구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각각 시차를 두고 진행된다.
[대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호네거리∼범어네거리 구간은 오전 8시부터 10시10분, 반월당네거리는 오전 8시30분부터 11시30분, 입석네거리에서 율하역까지는 오전 9시2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통제될 예정이다.
시는 대구경찰청과 함께 주요 교차로에 경찰관 300여명, 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 280여명, 시군구 공무원 1천여명 등 1천600여명을 투입해 시민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duc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3/28 11: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