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SUV 열풍이 불고 있다. 실용적인 다목적 차량이라는 태생의 한계를 넘어 대부분의 럭셔리카 메이커들도 SUV 모델을 출시하기에 여념이 없다. SUV에 럭셔리의 개념을 부여한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라면 역시 영국 태생의 랜드로버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겠지만, 스포츠카에 뿌리를 둔 메이커인 포르쉐를 비롯해 벤틀리,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 람보르기니 등이 맛난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줄줄이 SU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보수적인 성향의 메이커가 고유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SUV 제작을 안 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자존심을 접고 이를 번복하면서까지 럭셔리 스포츠 SUV를 내놓기 시작하는 메이커들도 있다. SUV는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충분한 증명인 셈이다. 덕분에 SUV는 규모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전통적인 SUV의 틀에서 벗어났음에도 성공을 거두며 탄탄한 입지를 다진 메이커라면 단연 포르쉐다. 포르쉐가 2002년 1세대 카이엔을 처음 내놓은 직후 시장에서 많은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음에도, 현재는 스포츠카 메이커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럭셔리 SUV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포르쉐는 카이엔의 성공에 힘입어, 그러나 카이엔이 등장하고 거의 10년이 지난 2013년에야 한 체급이 작은 마칸을 출시한다. 카이엔보다 저렴한 가격 뿐 아니라, 덩치 큰 SUV가 부담스러운 운전자에게 어필하는 모델로, 일부 운전자들은 카이엔 이상의 주행성을 가진 모델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크고 화려한 모델과 함께 이보다 접근성이 더 높은 모델을 출시한 포르쉐의 전략은 SUV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럭셔리 고성능 GT카를 만들던 벤틀리는 6.0리터 트윈터보차지 W12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벤테이가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벤틀리는 벤테이가가 0-100km/h 도달시간 4.1초의 기록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라 강조했다.
그러나 벤테이가가 보유했던 가장 빠른 SUV라는 타이틀은 람보르기니가 가져갔다. 람보르기니가 개발 중이었던 SUV 우루스의 존재가 알려진지는 꽤 되었지만 출시를 위해 정식으로 공개된 것은 최근으로, 우루스는 4.0리터 가솔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0-100km/h 도달시간이 3.6초에 불과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한편 마세라티의 SUV 모델인 르반떼는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별명처럼 역동적인 운동성을 자랑한다. 5대5의 완벽한 무게 배분에 바탕을 둔 역동적이고 정교한 핸들링으로 거친 길에서도 스포티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이탈리안 럭셔리카 브랜드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르반떼의 인테리어는 28가지 색상을 조합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럭셔리 SUV를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롤스로이스가 럭셔리 SUV를 개발중이다. 롤스로이스 SUV는 최근까지 컬리넌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는 차량의 공식 명칭이 아니라 프로젝트 명이라고 한다. 컬리넌의 상세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기에 추측해볼 수밖에 없는데, 경량의 신형 알루미늄 플랫폼을 기반으로 팬텀에 탑재된 6.75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이나 고스트의 6.6.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롤스로이스 110년 역사에 등장한 첫 SUV인 만큼 어떤 우아한 스타일과 경쟁자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스턴마틴도 SUV 모델인 DBX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애스턴마틴은 지난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를 공개한 적이 있다. 애스턴마틴은 DBX를 전기차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솔린 엔진 옵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디자인은 대부분 완성되었고, 2019~2020년 사이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의 다양한 파생모델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랜드로버에는 특수 차량 사업부(Special Vehicle Operations, S.V.O.)라는 부서가 있다. 이 부서는 랜드로버가 직접 고객의 취향에 맞도록 폭 넓은 선택지로 차량개조와 튜닝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랜드로버 S.V.O.에 요청해 야외에서 요리를 할 수 있는 특수한 차량을 주문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랜드로버는 콘셉트카에 가까운 다양한 커스텀 뿐 아니라 클래식 랜드로버 차량의 완벽한 복원을 지원하며 다른 SUV 브랜드는 갖지 못한 럭셔리 SUV 메이커의 헤리티지를 보존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럭셔리 카 메이커들이 SUV 시장에 점차 뛰어 들고 있다. 특히 중동과 중국시장에서 럭셔리 SUV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사막이나 어떤 오지라도 달릴 수 있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가졌음에도 안락한 거주공간을 제공하며, 기존 스포츠카나 세단과 다른 SUV의 당당한 존재감으로 도심에서도 주목받는다. 급부상하는 럭셔리 SUV 시장에서 최강자의 자리는 어떤 메이커가 차지하게 될까? 혹은 새로운 메이커가 시장에 뛰어들며 신흥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어쨌거나 이들이 더 치열하게 싸울수록 더 화려하고, 더 강력하고, 상상조차 못 했던 콘셉트의 럭셔리 SUV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본격적인 럭셔리 SUV 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막을 올렸고, 불구경은 더욱 재미있어 질 것이 분명하다.
첫댓글 차은좋은데 먼니가 업은게 탈이죠 ~~